(제 67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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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련이 사고를 쳤을 때 운전면허증을 박탈하고 땅크운전교육부터 다시 주라는 처벌을 준 밑바닥에는 운전법을 배웠다고 만세를 부를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알심있게 배우고 다져나가야 진짜 운전수가 된다는 취지가 깔려있었다.

그래서 그것이 운전수가 다 된것처럼 자부하던 그에게 인격모욕으로 생각될수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런 처벌을 준것이다. 지금은 그에게서 원망을 받더라도 전장에서는 감사의 인사를 받게 될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또 같은 결함을 범한 한계천이는… 이번엔 용서할수가 없다. 그 귀중한 땅크를 생명처럼 아낄줄 모르고 분별없이 행동하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다른 운전수들이 모두가 똑똑히 보고 정신을 번쩍 차리게 보다 엄한 처벌을 주어야 한다. 제대를 시키든 후방구분대에 쫓아보내든… 용서를 안하리라 영복은 단단히 마음을 도사려먹었다.

전화가 걸려왔다. 찌르릉- 찌르릉- 전화종소리가 아까부터 울렸지만 너무도 생각에 옴해서 듣고서도 그냥 흘려보낸것 같아 미안한감을 느끼며 리영복은 송수화기를 들었다.

뜻밖에 수화기에서는 안동수문화부려단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안동수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예?》

영복은 의아해져서 벽에 걸린 력서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기웃거리면서 아무리 생각해보아야 알수가 없었다. 문화부려단장이 그걸 왜 갑자기 묻는가?

《오늘이야 3월…》

《무슨 날입니까?》

리영복은 대답을 못했다. 그제야 오늘이 바로 자기의 생일날이라는것을 기억해냈다.

《참모장동지, 이젠 퇴근하십시오. 아주머니가 기다리고있을겁니다.》

리영복은 가슴이 뭉클했다. 가슴밑굽에서부터 매운 연기가 피여오르는듯 코안이 쩡- 하니 매워오더니 불시에 눈굽이 쓰려왔다.

생일이라… 문화부려단장은 언제 그것까지 다 생각하였을가.

이 참모장의 생활에 대해 남달리 왼심을 쓰는 문화부려단장이다. 내가 집에 잘 들어가지 않으니 더욱 그런것 같다.

류경수려단장은 또 어떠했던가.

이 참모장이 안해가 아이를 낳지 못해서 집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여겼던지 지난해 여름엔 황순희와 짜고 불임증치료에 좋다는 온천료양까지 보내주었댔었다. 그래서 안해가 임신을 하기는 했지만…

불쑥 리영복은 안동수에게 훈련강령문제를 말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료해사업때 마음속 고충을 많이 겪었을 안동수였다. 겉으로는 내색을 안했지만…

박영욱이가 나한테 그런 전화까지 하였을적에야 문제가 오죽 심각했겠는가.

다행히 료해사업은 그런대로 무사히 넘겼지만… 박영욱이 아직도 무엇인가 벼르고있는것이 분명하다. 엊그제 전화가 온것만 해도 그랬다.

이번 료해사업책임자인 김일 문화훈련국장이 류경수려단장과 남다른 사이여서 그렇게 무마시킨것 같지만 문화부려단장의 일은 절대로 스쳐버려서는 안될 나라의 존망과도 관계된 문제이기때문에 조만간에 보다 강력한 검열그루빠가 조직될것이라는 암시를 했었다.

이러나저러나 문화부려단장도 이번에 쏘도전쟁 특히 붉은군대의 경험을 절대로 무시할수 없다는것을 속으로 인정은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나쁜사람이 아니라면야 그만한것도 인식하지 못했겠는가. 강력한 파쑈도이췰란드를 격멸시킨 붉은군대의 경험이 아닌가. 전투조법도 같다. 훈련강령도 같다. 그모두가 쏘도전쟁의 승리에 기여한 강령이고 교범이기때문이다.

문화부려단장이 이번에 그것만은 똑똑히 인식했을것이다.

더구나 문화부려단장은 자기와 함께 쏘도전쟁의 불구름을 헤쳐온 전우이다. 군사문제에서는 이 영복이가 자기보다 한참 앞섰다는것을 모르지 않을것이다.

안동수부려단장만은 나의 말을 리해할것이다. 이국땅에서 나라없는 망국민의 설음을 함께 체험하였고 붉은군대에도 함께 복무한 처지의 공통성은 한결 말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줄것이다.

리영복은 마침이라 생각했다. 오늘이라도 기회를 봐서 문화부려단장에게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닭알같은 침을 애써 삼켰다.

《부려단장동무, 함께 갑시다. 려단장동무도…》

안동수의 껄껄 웃는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되면 옆구리 찔러 절받는 격이 되지 않습니까?》

영복이도 빙그레 웃었다.

《아무러면 뭐랍니까. 우리들사이에…》

《좋습니다. 먼저 들어가십시오. 내 려단장동지와 함께 인차 따라들어가지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

영복은 송수화기를 놓기 바쁘게 황황히 문을 열고 나섰다.

려단장과 문화부려단장을 집에 오라고 해놓고 무슨 망신을 하지 않겠는지 알수가 없었다. 안해가 무얼 좀 준비해놓기나 하였는지… 빨리 가서 알아보고 대책을 세워야 했다.

참모장은 황황히 운동장을 가로질러 정문을 빠져나갔다.

아마 리영복참모장이 려단에 온 후 이처럼 제 시간에 퇴근을 하기는 처음이였을것이다.

그는 문화부려단장방에서 안동수가 창문으로 내다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고있다는것은 알지도 못했다. 미리 아주머니에게 알려 준비를 하게 하였고 황순희가 가서 도와주고있다는것은 더욱 모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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