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6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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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들어오시오.》

리영복이 들어서며 거수경례를 하자 류경수는 인사를 대신하여 하모니카를 들어보이며 빙긋 웃었다.

《잘 안되누만. 다 들었소?》

리영복은 시무룩이 웃었다.

《멋있습니다. 려단장동지 솜씨야 누가 따르겠습니까.》

류경수는 그를 이끌고 걸상에 가 나란히 앉으며 껄껄 웃었다.

《비행기를 태우지 마오. 산에서 싸울 땐 그래도 제노라 하댔는데… 려단장이라구 틀을 차리면서 잘 불지 않았더니… 허허허… 문화부려단장동무가 좋은 안을 내놓았단 말이요. 참모장동문 무얼하려오?》

리영복은 눈을 내리깔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저야 뭐… 훈련강령을 수행하는것만두 바쁜데…》

《뭐요? 이거 안되겠군. 참모장동무가 빠지면 우리 지휘부가 아예 다른건 참가조차 못한단 말이요. 배구, 롱구 다… 문화부려단장동무가 지휘부라고 융화해줄것같소?》

《글쎄… 뭐… 진짜 그러기야 하겠습니까?》

리영복이 뒤더수기에 손을 가져가며 허구프게 웃었다.

《아- 참모장동무가 아직 부려단장성미를 모르누만. 괜히 숱한 전사들앞에서 지휘부망신 시키지 말고 이제라도 아무 악기나 하나 골라잡소. 지휘부는 기악중주를 하기로 했는데… 참, 거 북이 어떻소?》

《글쎄요. 정해야 한다면… 해야지요. 그런데 그보다두 전 훈련이 걱정입니다. 훈련할 생각보다도 예술소품준비와 체육경기에 더 신경들을 쓰니…》

류경수는 빙그레 웃었다.

《려단이 활기에 넘치는게 얼마나 좋소. 이게 바로 정치사업이란 말이요. 이제 보오, 훈련이 얼마나 더 잘되나…》

리영복은 입을 다셨다.

《잘되는게 아닙니다. 35련대에서 또 땅크를 굴려먹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경사지극복훈련을 계속 내밀겠습니까? 몹시들 힘들어하는데…》

류경수는 이윽토록 영복을 쳐다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확신어린 어조로 말했다.

《내밀어야지. 힘들기때문에 해야 하는거요.》

《오늘 다섯대가 출발계선에 섰다가 다 돌아서고말았습니다. 맨 앞땅크가 경사지를 극복하다 구는 바람에.》

《돌아선게 아니라 철수시켰겠지, 또 굴릴가봐…》

리영복은 은근히 울분이 끓어오르는것을 느끼며 그 말에 긍정을 했다.

《그렇습니다. 철수를 시켰습니다. 다섯대를 다 굴릴수는 없었습니다.》

《다섯대 다 굴린다- 그럼 참모장동무는 그만두자는거요?》

《그렇습니다. 그런 훈련만은…》

류경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일에 말이요, 이제 전쟁이 일어나서… 땅크가 바로 그런 정황에 서게 되면 그땐 어떻게 하겠소. 그때도 철수시키겠소?》

《그렇다고 땅크를 막 내몰수야 없지 않습니까.》

《아니, 나가야 하오. 가장 필요한 때에 써먹지 못할바엔 그런 땅크는 100대, 1 000대가 있어도 필요가 없소.

장군님께서 우리 땅크부대를 왜 무어주시였소. 온 나라 인민들의 애국심이 깃든 군자금으로 한대한대 땅크를 마련하여 보내주실 때 장군님께서 무엇을 바라시였겠소.

우리는 장군님의 이 믿음과 기대에 보답해야 하오. 전사들을 그렇게 준비시켜야 한단 말이요.》

《려단장동지, 아무리 그렇다 해도 교범의 요구야 벗어날수 없지 않습니까?》

《교범도 사람이 만든거겠지. 다른 나라사람들이 자기네한테 맞게 만든 교범이란말이요. 우린 우리 나라실정에 맞게 만들어야 하오.》

《우리 나라에 왔다고 땅크의 기술적제원이야 달라질수 없지 않습니까.》

《참모장동무, 교범에 경사지를 30°로 정한건 그 30°의 비탈각도에서까지는 전투행동을 원활히 할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소. 숙련만 되면 그보다 심한 경사지도 능히 극복할수 있다고 보오.》

《물론 숙련이 되면 어느 정도까지는 극복할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해가지고는…》

리영복은 지금 전반적인 수준이 높지 못한데도 구분대들에서는 훈련보다 예술소품련습과 체육에 더 관심을 두고있다고 말하려다가 너무 까밝히면 문화부려단장을 거드는것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쯤하면 려단장이 뒤말을 짐작 못할리가 없다고 생각하였기때문이였다.

류경수는 또 도리머리를 했다.

《전사들은 해낼겁니다. 우리 그들을 믿읍시다.》

리영복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였다. 책상모서리 한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전사들은 해낼겁니다.》 하는 말이 어쩐지 귀에 거슬렸다.

그 말은 마치 이 리영복은 전사들을 믿지 않는다는 추궁으로 들려왔던것이다.

믿는다는것도 한도가 있다. 전사들의 능력에 대한 지나친 믿음, 지나친 확신…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무분별을 낳을수 있다. 전기련이와 한계천의 사고들이 그를 웅변적으로 증명해주고있지 않는가.

무작정 믿는다고 해서 일이 다 잘되는것은 아니다. 아까 생각한 담벽넘기처럼 훈련해서 넘을만한것은 믿어도 되지만 까마득히 높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넘지 못할 담벽을 놓고 믿는다고 뛰여넘을수가 있겠는가.

훈련강령이 실현불가능하다는것을 알면서도 지휘관과 병사들모두가 헛딴데 신경쓰는것을 속수무책으로 두어야 한다는것이 기가 막혔다.

리영복은 속에서 불이 이는것만 같아 안절부절하다가 자기 방으로 돌아오고말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수 있는가.

눈앞에는 웅뎅이에 포탑을 박고 꺼꾸로 박혔던 전기련이네 214호땅크와 한계천이네 땅크들이 계속 눈앞에서 얼른거렸다.

그들이 바로 1년도 못되여 당당한 땅크운전수들이 되였다고 하는 속성교육의 산아들이다.

모든 사물의 발전은 순차성이 있다. 사다리도 한단한단 올라가야 하듯 사람의 발전도 하나를 알고 둘을 익히며 셋을 리해하면서 나아가는것이지 하나를 배워주고는 셈세기방법이 같다면서 대뜸 열, 스물로 넘어갈수는 없다. 주마등이 스쳐지나가듯 오늘은 1차방정식, 래일은 2차방정식 하는 식으로 속도만 낼수도 없는것이다. 더우기 운전이란 리론적으로 다 안다고 해서 해결되는것이 아니다. 운전법을 배웠다고 해서 운전수자격이 있는것도 아니다. 부단한 숙련을 거쳐야만 진짜 운전수구실을 할수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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