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5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5 장

1

(3)

 

그는 리영복을 멍하니 쳐다보았는데 영복은 차마 그 눈길을 마주할수가 없었었다.

《아니, 아니예요. 그인 절대로 잘못될수가 없어요. 그건 거짓말이예요.》

영복이가 자기 잘못으로 그가 희생되였다고 사연을 이야기했지만 그는 완강히 도리머리를 하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영복은 두손으로 머리를 싸쥐고 모지름을 썼다. 손님에게 무엇인가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릇을 가시던 그 녀자는 그 모습을 보고서야 현실적인 사고로 돌아온 모양 삑 돌아섰다. 또다시 멍하니 영복을 쳐다보다가 《아-》하며 그릇들을 떨구었다.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며 폴싹 주저앉았다. 어깨를 마구 떨며 오열을 터뜨렸다.

영복은 어떻게 그를 위로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절 저주해주십시오. 모든건 이 못난놈때문에…》

그때부터 리영복은 경사지극복훈련이라면 소름이 끼치군 했었다. 군관학교에서 훈련을 줄 때에도 30도이상 되는 경사지는 무조건 불허했다. 규정과 교범의 요구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였으며 조금이라도 어길 때에는 용서를 하지 않았다.

조국에 나와 땅크려단참모장으로 임명받았을 때 리영복은 정말 땅크병들을 규정과 교범의 요구대로만 키우리라 단단히 결심했었다.

하지만 려단장의 《주관》과 《독단》에는 도저히 어찌할 방도가 생기지 않았다. 할수없이 경사지극복훈련을 훈련강령에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전사들이 그 훈련강령을 사고없이 수행하리라고는 애당초 믿지부터 않았다.

더구나 소학교나 겨우 나온 로동자, 농민출신 병사들이 운전기술을 배우기 시작한지 이제 1년도 채 안되였는데 어떻게 그런 훈련을… 그래서 될수록 경사도가 낮은 지형을 선택하도록 하군 하였던것인데 자기말을 안 듣고 끝내 또 이런 사고를 친것이다.

리영복은 아래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다싸예브는 사회주의제도하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았고 다년간 뜨락또르도 몰았으며 군관학교에서도 기술이 제일 높았고 오랜 전투경험도 가지고있는 로련한 땅크군관이였었다.

(안돼. 그런 경사지 극복훈련만은… 양보해서는 안돼.)

벌써 땅크를 몇대째 굴려먹었는가.

이제라도 완강히 주장해서 훈련강령을 원래대로 수정해야 했다. 목표가 너무 높으면 사람들은 저리 돌아서고만다.

문득 운동장에 있는 나무담벽넘기를 하는 병사들을 보던 생각이 났다. 나무담벽은 낮은것과 높은것 두개가 있었는데 낮은것은 훌훌 날아넘었지만 그보다 50센치메터정도 더 높은 담벽은 용이치 않는 모양이였다. 그래서 병사들은 기를 쓰고 그 높은 담벽을 넘으려고 훈련하고있었다. 잘만 훈련하면 넘을수 있다고 타산을 했기에 아득바득하였을것이다. 현실적으로 그 담벽을 넘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담벽을 2메터쯤 더 높여놓는다면…

리영복은 도리머리를 했다.

아무리 훈련해야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넘지 못하리라는것이 뻔한 이상 누구도 뼈심바쳐 훈련하려 하지 않을것이다. 훈련하라고 하면 마지못해 응하는척하고…

불가능하다는것을 뻔히 알면서 훈련하라고 하는것자체가 무서운 관료주의이다.

그래서 요즈음 예술소품공연준비나 체육경기준비에 더더욱 열을 올리는지도 모른다. 훈련목표가 너무 높으니 달성하지 못할것은 뻔한지라 훈련은 그쯤하고 대신 체육과 예술소품으로 한몫 보자는 심산일수도 있었다. 체육과 예술은 그 집단의 명예와도 관련되기때문이다.

좋지 못한 경향이였다.

리영복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였다.

대책을 세워야 했다. 훈련강령을 수정하고… 그래서 모든 힘을 훈련에 집중하게 해야 한다. 지금 소유한 자기 기술들을 다지고 또 다져서 쇠소리나는 땅크병들로 키워야 한다.

문화부려단장은 맡은 임무자체가 정치사상사업, 문화사업이니 응당 체육과 예술문제를 내밀수 있지만 려단장은 엄격한 군사가이니 현실태를 잘 말해주면 방관하지 않을것이다.

승용차는 어느덧 려단지휘부 정문을 통과하여 마당안으로 쑥 들어갔다.

리영복은 차에서 내리자 곧장 려단장의 사무실로 향했다.

주먹을 몇번이나 폈다쥐였다하며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하지만… 려단장사무실앞에 이르러 문을 두드리려던 리영복은 난데없이 안에서 삑삑 하고 울리는 하모니카소리에 눈이 휘둥그래져 손을 멈칫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럼 려단장동지까지?

자기도 모르게 벙싯하게 벌린 입에서 허- 하고 김빠진 소리가 새여나왔다.

문득 엊그제 려단장이 웃으며 《참모장동무, 문화부에서 지휘부는 지휘부대로 한팀을 무으라는데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하겠소.》하던 말이 생각났다.

《지난해 2월 8일땐 하모니카독주를 했지만… 대원들의 발전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번엔 미타하단 말이요. 새로 온 동무들이 많으니 무슨 재간둥이들이 또 왔는지 알수가 없거던.…》하며 웃을 땐 롱말로 여겼는데… 정말 하모니카독주련습을 하는 모양이다. 려단장까지 이러면 정말 야단이다. 려단장이 참가하는데 이 참모장이 빠진다는건 말도 안된다.

(이거 정말 무슨 판이 되겠는지 모르겠군.)

리영복은 아연해서 서있다가 노래한곡이 끝나자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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