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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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논벌에서는 벼모보식과 김매기를 하고있었다. 한편 아직 모내기를 끝내지 못한 논들에서는 모내기를 계속 하고있었다.

한동안 논벌들을 돌아보고나서 한룡택은 관리위원장을 만나려고 관리위원회에 찾아갔다. 관리위원회는 사람이 몇명 없고 관리위원장방도 비여있었다.

다리를 저는 사람이 살룩거리며 우에서 내려온 간부가 틀림없다고 생각되는 한룡택이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그는 경비를 서고있었다.

《관리위원장동무가 어디 갔소?》

《림촌… 에 나갔습니다.》

그 사람은 틀이 있어보이는 상을 어려워하며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거기는 어째?》

《거기서 지금 작업반사람들과 륙상모를 논에 내고있습니다.》

여전히 그는 더듬거리였다.

이때 책상우에서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겠습니다.》

직일이 미안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한룡택은 대답을 하지 않고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여보시오. 원화협동조합이요?》

전화거는 사람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렇소.》

《관리위원장동무요?》

《거긴 어디요?》

《군인민위원회요.》

한룡택은 군위원장을 얼핏 보고나서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관리위원장은 모내기현장에 나가고 없소.》

《동무는 누구요?》

룡택은 농업상이라고 대답하려다가 생각되는것이 있어서 그만두었다. 군인민위원회 사람이 어떻게 나오는가 보려는것이였다. 아닌게아니라 저쪽에서 더 기다리지 않고 이야기를 했다. 아마 관리위원회 지도원쯤으로 생각한 모양이였다.

《동무, 우리 군에 농업상이 내려왔소. 빨리 사람을 띄워, 아니 동무가 직접 가서 관리위원장에게 말하오.

농업상이 어쩌다 우리 군에 내려왔는데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말이요. 농업상이 욕을 무섭게 하는 사람이라는데 욕을 먹지 않도록 잘 처신하라고 하오. 모내기정형에 대해서 물으면 너무 고지식하게 대답하지 말고 한 80~90%쯤 했다고 하라고 하오. 농업상이 자로 재여보겠소. 알았소?》

《넌 대체 누구야? 덜된 놈!》

얼굴이 벌개진 룡택은 수화기를 내동이치듯 덜커덕 내려놓았다.

그는 군인민위원회사람과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서 아래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고있으며 또한 자기의 사업작풍이 어떤 허풍을 낳고있는가 하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 웃기관과 아래기관사이에 생겨나는 페단도 어느 정도 안겨왔다.

군인민위원장이 불안해하며 무슨 전화였는가고 물었다.

한룡택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나를 때리는 전화요.》

그는 얼굴이 컴컴해져서 어쩔줄 몰라하는 군인민위원장을 데리고 관리위원회를 나섰다. 림촌에는 이전에 가본적이 있었다.

그는 승용차로 향했다.

이때 어떤 무던하게 생긴 아바이가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기서 이전에 관리위원장을 했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기계화반의 〈고문〉입네다. 뜨락또르운전수들의 협조자이지요.》

로인이 자기 소개를 했다.

《그렇습니까? 알게 되여 반갑습니다.》

위원장이 덕준아바이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이분은 농업상동지입니다.》

《예- 알고있수다. 작년 여름에 오셨댔지요?》

《그렇습니다. 잠간 돌아보았댔습니다. 오늘은 좀 시간을 내려고 합니다.》

덕준아바이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작년에 상동지가 우리 조합의 조합원처녀를 전문학교에 보내주셨지요. 조합에서는 모두들 고맙게 생각하고있습니다.》

《그게 무슨 인사까지 받을 일이겠습니까.》

한룡택은 말머리를 돌리였다.

《바쁜 농사철에 조합에서 뜨락또르가 한대 굴렀다면서요? 고장이 크게 났습니까?》

《그건 어떻게 아십니까?》

덕준이 놀라와 했다.

《여기 와서 들었습니다.》

《그런 사고가 있었습니다. 운전기술을 배운다고 저의 딸년이 뜨락또르를 몰고가다가 도랑창에 구겨박았지요.》

《딸이 운전기술을 배우고있습니까?》

한룡택이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게 좀 엉뚱한데가 있습네다. 배우겠으면 착실하게 배우고 기술이 원만할 때 뜨락또르를 타야지 사고를 치면 되겠는가고 내가 되게 욕해주었습니다.》

《욕은 왜 했습니까? 처녀가 뜨락또르를 배우겠다는건 찬양할만하고 장려할만한 일인데요. 공연히 욕을 했습니다.

그래서 딸이 운전기술을 배우는걸 집어치웠습니까?》

덕준은 허허 웃었다.

《그게 어떤 애라구 집어치우겠습니까. 나한테 욕두 먹구 또 조합사람들 보기가 창피했던지 갑자기 마을에서 사라졌지요. 이게 암적강에 빠져죽지 않았나 해서 얼굴이 까맣게 되여가지고 다니는데 허허… 성천뜨락또르운전수양성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관리위원장이 받았지요.

… 동무네 조합에 김혜영이라고 있는가? 있다. 똑똑한가? 똑똑하다. 일은 잘하는가? 모내기명수다. 우리 양성소에 찾아와서 뜨락또르운전수가 되게 해달라고 그냥 졸라대는데 어쩌면 좋은가?

혜영이가 거기 있는가? 두말할것 없다. 양성소에 받아달라. 좋다 받겠다. 수속은 천천히 하자…

일은 이렇게 됐습네다.》

한룡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있었다.

(수상동지께서 농촌에 자주 나가보라고 하신 말씀이 얼마나 정당한가.)

그는 말했다.

《아바이, 원화협동조합에는 똑똑한 처녀들이 많습니다. 내가 학교에 보내준 처녀도 그렇고 아바이네 딸도 그렇지요. 이들뿐만 아니겠지요.》

《예, 그렇습니다.》하면서도 덕준은 (농사일하기 싫어하는 애들도 있지, 창원이 같은 녀석이 조합에 날아들어 물을 흐려놓기도 했고.)하고 속으로 웅얼거렸다.

그날 한룡택은 리규성을 만나 앞으로 모내기를 빨리 끝낼수 있는 대책을 토론하고 평양으로 올라왔다. 오면서 순안군인민위원회에 다시 들린 그는 군인민위원회 일군들을 모아놓고 일군들이 허풍을 치지 말데 대해서 이야기했다.

농업상과 전화를 했던 지도원은 머리를 들지 못했다.

룡택은 그를 지적하지도 탓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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