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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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창린은 차거운 겨울바람을 뚫고 승용차를 달리며 여기 군당에서 사업하던 때를 추억했다.

농업협동조합들을 조직하고 그 성과를 공고히 하던 시기 군당위원장, 군인민위원장을 비롯한 군의 책임일군들은 모두 리들을 맡아가지고 내려갔었다. 경험적단계에서는 새 조합을 3개밖에 조직하지 않았기때문에 그리 바쁘지 않았다. 원래의 조합들은 품앗이나 같으니 왼심을 쓸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협동화의 대중적단계에 들어가서는 사정이 달랐다. 매 리에 새 조합들을 한개씩 다 조직하려고 했기때문이였다.

피창린의 사업의욕이 그토록 강했었다. 승용차는 말할것도 없고 자전거도 없어 군안의 모든 리를 걸어서 순회하며 지도했다.

보기가 안되였던지 어느 리의 당위원장이 하늘소를 주어서 타고가다가 떨어져 발목을 상한적도 있었다.

그는 협동조합들을 돌아보며 수령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농가들에 들어가 농민들이 사는 형편도 알아보고 그들의 제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어느 마을이든 군당위원장이 가보지 않은데가 있었으랴. 숙천군사람들은 어른들도 아이들도 그를 알고있었다. 나쁜놈들, 반동들도 그를 잘 알고있었다.

《피창린이 너무 날치지 말라, 경고한다.》

이런 쪽지가 집창문으로 방안에 날아들기도 했다. 무슨 일인들 없었겠는가.

초기에는 협동화에 리해관계를 가진 빈농들과 피살자유가족들로 자그마하게 조직하였으니 별일 없었는데 차차 조합이 커지고 수가 늘어나면서 말썽도 늘어났다.

어느 리에 갔을 때 과수업을 하는 부농이 찾아왔다.

《군당위원장어른, 개인으로 농사지으며 살수 있는 집도 꼭 조합에 들어가야 합니까?》

피창린이 대답을 주었다.

《어디까지나 자원성입니다. 그러나 부농들이 따로 조합을 조직하면 안됩니다.》

《아니 나는 개인농으로 있으려 합네다.》

《그건 좋을대로 하시오만 우리 정책은 부농들도 조합에 받아들이자는겁니다. 쏘련에서는 부농들을 씨비리로 추방했지요.

그런데 령감, 좀 생각해보시오. 지난 후퇴시기에 〈치안대〉에 쌀을 가져다바친 령감을 용서해주었고 지금도 조합에 들어 사람답게 살라고 손을 내미는 우리 정권에 대해서 생각해보란 말입니다.》

부농은 이마를 짚고 고민에 잠겼다.

그날밤 피창린은 일은 나오지 않고 조개잡이에 며칠 나갔던 조합원을 찾아갔다. 그는 말썽많은 조합원과 같이 자면서 설복도 하고 교양도 하느라 그 리에서 하루 더 지체했다.

날이 밝자 부농이 다시 찾아왔다.

《군당위원장어른, 나는 우리 정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 집이 조합에 들겠는데 아이들도 먹이고 두루 쓸 일도 있으니 사과나무 20그루만 떨구고 조합에 바치면 안되겠습네까?》

그가 조합원이 되면 어차피 그 20그루도 장차로는 조합재산이 될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더니 과수업자는 좋아하며 사실 리당위원장한테 그런 제기를 했더니 그가 받아들이지 않아 조합에 들지 않으려 했다고 실토했다.

그 부농은 후날 군당위원장과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여 반동놈들이 뒤에서 꾸미는 음모까지 알려주었다. 그 부농때문에 《경고한다》는 위협쪽지를 보냈던자들이 혼자 밤길을 걸어 군으로 돌아가는 피창린을 살해하려던 음모가 파탄되였다.

어느 한 협동조합에서는 통계원이 공동자금을 떼먹었고 관리위원장은 나쁜 놈들이 찔러주는 돈을 받고 그자들의 손탁에서 놀았다.

피창린은 즉시 현지에서 회의를 열고 관리위원장과 통계원을 떼고 관리위원회를 다시 조직했다. 이런 과정에 관료주의를 한다는 말도 들었다. 당시 도당위원장이던 김만금에게서 따끔한 비판도 여러번 받았다.

어쨌든 그 시기에 일하기 성수났고 힘든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왜 리에 잘 내려가지 않는가.

그러니까 밑의 실정을 모르고있으며 계획도 주먹치기로, 주관적으로 세우고있는것이다. …

승용차가 읍에 들어섰다. 군당청사앞에 승용차들이 가득 서있었다. 도당위원장과 도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 현관앞에서 내리는데 숙천군의 간부들이 마중나왔다.

《다들 왔소?》

《예, 회의실에 모두 모였습니다.》

피창린이 회의실에 곧장 들어가 부위원장과 같이 주석단에 앉았다. 먼저 부위원장이 평안남도가 받아안은 올해생산과제와 군들에 할당하려고 세운 계획을 알려주었다.

피창린의 쟁쟁한 목소리가 울리였다.

《도인민위원회에서는 래년에 전국적으로 알곡 100만톤을 증수하게 되는데 따라 우리 도가 받아안은 알곡생산과제를 놓고 군들의 가능성을 타산해서 각 군들이 어느 정도 해야 하겠는가를 예비적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동무들이 제기한 계획수자는 부족합니다. 숙천군당위원장동무,》

지명당한 숙천군당위원장이 일어섰다.

《회의를 왜 숙천군에서 하는지 알겠소?》

《…》

《동무들은 열두삼천협동조합을 알곡 1만톤을 생산하는 조합으로, 숙천군은 10만톤을 생산하는 군으로 만드시려는 수상동지의 구상을 실천해야 할 영예로운 사명을 안고있소. 그러니 당면하여 래년에는 벼를 정보당 5. 5 톤씩 생산해야 합니다. 그러면 알곡이 얼마요?》

대답을 듣고나서 피창린이 계속했다.

《수상동지께서 말씀하셨지만 올해에 숙천군은 벼를 정보당 4. 1톤씩 생산했습니다. 물론 래년에 해야 할 계획은 비료를 더 주는 조건에서입니다.

그런데 지금 형편으로는 그렇게 많은 비료를 줄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예비와 가능성을 더 찾아낼수 없겠는가?

내가 여기에 오기 전에 박기석동무한테 들렸댔습니다. 박기석이는 애로와 난관을 잔뜩 늘어놓으면서 자기들이 소극적으로 작성하여 군에 낸 래년생산계획을 변명하기에 분주했습니다.

여기에는 군인민위원회 농촌경리부사람들의 잘못도 있습니다. 담당지도원이 군에서 내려가긴 했지만 실정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적요구가 관철되도록 조합의 계획이 세워지도록 해야 하겠으나 조합에서 써준대로 들고 올라왔단 말이요.

나는 이 조합의 경우 하나만을 놓고서도 여기에 모인 모든 군들에서 계획이 어떻게 형식적으로, 실무적으로 세워졌겠는가 하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문덕군에서는 계획을 동원적으로 세웠습니다.

동무들, 수상동지께서는 청산리회의를 지도하시면서 계획을 세울 때 군의 책임적인 일군들이 리를 돌면서 필요하면 같이 자기도 하면서 현실을 잘 파악한 기초우에서 작성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간부들이 현지에 잘 내려가지 않으며 실정을 모르고있습니다.

열두삼천협동조합에 군인민위원회 농촌경리부에서 담당지도원이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그가 군의 요구를 관철하지 못한것은 박기석이같은 배짱이 세고 속이 흥쿨한 관리위원장을 당해내지 못한데도 원인이 있었을것입니다. 이런 조합엔 군당위원장쯤 되는 사람이 내려가야 합니다.》

장내에서 웃음이 일었다.

《군당위원장은 실무일군이 아니기때문에 그런 일군이 내려가도 박기석이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도당위원장이 욕을 하는데도 끄떡하지 않으니까.》

《하하하…》

《문제는 능력있는 일군이 내려가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따지면서 꼼짝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경애하는 수상동지의 사업작풍을 따라배웁시다. 여기 숙천군에만도 열두삼천협동조합을 비롯하여 수상동지의 현지지도를 받은 조합이 많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차를 타고오면서 수상동지께서 우리 협동조합들을 찾아오시여 농사형편과 농민들의 생활에 대하여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심하고 따뜻하게 알아보시고 대책까지 세워주시였던가 하는것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창동리의 열두삼천협동조합을 찾아오시였을 때는 눈이 펑펑 내리는 이른아침이였습니다. 내가 통지를 받고 달려갔을 때 수상동지께서는 벌써 로인들과 담화를 하고계시였습니다.

우리들도 그때 당시 수상동지의 모범을 따라 리와 조합들에 내려간다고는 했지만 역시 형식주의가 많았습니다.

동무들!

나는 숙천군에서의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면서 지금 일군들이 왜 아래에 내려가지 않는가, 왜 일을 형식적으로 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당이 알곡 100만톤증수에로 부르는데 일군들이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회의실에서는 기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엄숙한 공기가 꽉 차있었다.

이어 매 군들에서 인민위원회가 어떻게 계획을 세웠는가 따져보고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 가지고 내려온 군들의 알곡생산계획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결국 도의 요구대로 못하겠다는 군은 없었다.

마침내 피창린의 얼굴에서 웃음이 피여났다. 그는 오늘 여기서 확정한 계획을 농업협동조합들에 기계적으로 내리먹이는 식으로 하지 말고 정치사업을 잘할데 대하여 재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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