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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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런데 엊그제 려단적으로 그가 꾸린 건국실에 대한 참관사업이 있었고 머지않아 인민군적인 참관사업도 한다고 했다.

3대대 건국실에 가보고온 군의소 문화부소장은 감탄해서 말했었다.

《잘 꾸렸더군. 문화부대대장이 씨알머리가 박힌 사람같애.》

라정순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건 분명 문화부려단장의 솜씨일것이다. 뻔했다.

그런데 엊그제 라정순은 그의 편지를 받았다. 라정순은 그의 편지를 군의소사람들앞에 공개해버리려다가 참았다. 너무 야박한것만 같아 오늘 춘희를 만나보고 아예 다시는 얼씬 못하게 할 작정이였다.

춘희가 꽃니를 받아안더니 웃으며 속삭였다.

《꽃니, 이젠 밖에 나가 놀다가 의사선생님이 다시 찾을 때 오세요. 알겠어요?》

꽃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

라정순은 춘희와 단둘이 남자 다짜고짜로 안주머니에서 방철호의 쪽지편지를 꺼냈다.

《이건 뭐니?》

춘희가 의아한 눈길로 쪽지편지와 라정순을 갈라보았다.

《한번 읽어보렴.》

춘희는 의아함을 금치 못한채 쪽지편지를 펼쳤다. 그러다 흠칫 놀랐다.

《에그머니, 이게 뭐야. 사랑편지가 아니야?》

라정순은 코방귀를 뀌였다.

《흥, 사랑편진 무슨 사랑편지.》

《왜, 아니란 말이야. <라정순동무, 나는 동무를 사랑하오. 동무는 헛눈을 팔 권리가 없소. 동무의 심장은 무조건 내가 정복하고야말테니 그리 아시오. 방철호.>  호호호, 이 방철호란 어떤 사람이야.》

《우리 련대에 그런 싱검둥이가 하나 있어. 문화부대대장이라구 우쭐대면서…》

《괜찮다야. 사내답지 않니. 남자란 이쯤 대담해야지.》

《피!》

라정순은 또 코웃음을 쳤다.

《난 그 사람이 싫어. 그래서 의논해보자는거야. 이 사람이 내 눈앞에 다시는 얼씬 못하게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가 해서…》

《그래?》

춘희는 라정순을 쳐다보며 눈을 깜박이다가 다시 편지를 내려다보았다.

《이 사람이… 왜 싫다는거야?》

《글쎄… 그런 일이 있어. 난 그 사람을 좋게 보지 않아. 그래서 떼버리자는거야.》

《얘, 남자란건 떼버리려 하면 할수록 더 달려든다더라.》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글쎄 그렇대. 너 학교때 남학생들이 말하던것 생각 안나니? 녀자란건 달아나려 할수록 따라가 쟁취해야 한다구… 그런 녀자가 진짜녀자라는거지.》

《그럼 어떻게 해야 되니. 난 이 편지를 군의소사람들앞에서 공개해서 망신주려다가 참았는데…》

《일단 이렇게 된 다음엔 별수 없어. 점령당해야지.》

《아니, 난 절대로 그럴수 없어.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사람만은 싫어.》

《두고보렴…》

《넌 정말…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는거지?》

《그래서 그러는건 아니야. 내가 왜 너의 일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겠니. 일이란 그렇게 된다고 해서 하는 말이지.》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가. 나한테 다른 남자가 있다고 할가? 정말 애기가 있다고 할가? 저 꽃니가 내 딸이라 할가?》

《넌 정말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그러다 영영 시집을 못 갈려구 그래?》

《못 가두 좋아. 저 꽃니를 데려다 키우면 문화부려단장동지의 부담도 덜구 좀 좋아?》

《롱질은 그만둬. 어쨌든 다시 잘 생각해봐.》

라정순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였다.

방철호가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이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이 계속 가슴을 든장질하는것이였다. 언제까지 이렇게 숨박곡질을 할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든 무슨 결판을 보아야 했다.…

(난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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