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0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4 장

9

(2)

 

방철호도 시뭇이 따라웃으며 함께 나섰다.

김일은 천천히 걸으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동무는 쏘도전쟁의 자료들만 전시했다가 문화부려단장으로부터 된욕을 먹고 처벌까지 받았댔다는데… 어떻소, 그것이 반쏘라고 생각되지는 않소?》

방철호는 얼굴을 붉히며 눈을 슴벅거렸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댔습니다. 현대전의 경험이라면 제일 가까운 쏘도전쟁의 경험이 기본이 아니겠는가 하는… 더우기 파쑈도이췰란드를 격멸한 쏘련붉은군대의 전과를 가지고 교양하면 이제 전쟁이 일어날수 있다는것을 예상할 때 군인들의 정치사상상태를 최대한 발양시킬수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처음엔 부려단장동지의 비판이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름동안 처벌을 받구… 아니, 그건 처벌이 아니였습니다. 저의 머리속에서 얼룩덜룩한 얼치기사상을 뿌리뽑구 장군님의 사상을 새겨넣기 위한 하나의 혁명이였습니다.

박영욱선전부장이랑은 우리 부려단장동지보구 자꾸 반쏘분자라고 하는데…

그건 명백히 반쏘가 아닙니다. 사회주의쏘련을 왜 반대하겠습니까.》

방철호는 불쑥 문화부려단장이 직관판에 장군님께서 부대에 찾아오시여 주신 가르치심내용들을 써넣을데 대하여 강조하면서 한 말이 생각났다.

《부대대장동무, 나나 동무나 우린 다른 나라보다도 제 나라를 알아야 해. 우리 장군님을 알아야 한단말이야. 어떤분을 모시고있는가를 알아야 그분에 대한 흠모심이 더욱 불타게 되구 그분을 목숨바쳐 지켜야겠다는 각오가 생길게 아니겠나.

장군님이 안계셨다면 이 조국이 있었겠어? 우리가 이런 행복과 영광을 지닐수 있었겠나 말이요. 장군님이 안계셨다면 동문 문화부대대장이 아니라 여전히 한갖 철공소로동자로서 죽물이나 우리며 살았을게구 나 역시 이역땅에서 망국민의 운명을 통탄하며 살았을게야. 그러니 장군님은 우리 운명이구 우리 조국이구 우리 하늘이시야.

건국실엔 바로 우리 장군님에 대한 자료를 꽉 채워야 해. 우리 장군님이 어떤 위대한분이신가를 알기 위한 자료를 말이야. 조국의 력사와 지리, 조선민족의 긍지와 자랑… 이것도 바로 우리 장군님을 더 잘 받들기 위한 자료들이야.

한마디로 이 건국실은 우리 장군님을 알고 우리 장군님을 닮기 위한 거점이 되여야 해.…》

방철호는 부려단장의 이 말을 그대로 외우며 반발이나 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이게 바로 우리 부려단장동지가 한 말입니다. 여기에 무슨 반쏘가 있겠습니까.》

김일은 빙긋이 웃으며 방철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장가 갔나?》

방철호는 뜻밖의 말에 얼떨떨해서 그를 쳐다보다가 김일이 한눈을 찡긋하자 어줍게 웃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아직…》

《처녀는 있나? 하나 소개해줄가?》

방철호는 허리를 꿋꿋이 펴며 큰소리로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목표물은 있습니다.》

김일은 주먹으로 방철호의 가슴을 쿡 내질렀다.

《괜찮아. 목표물을 정했으면 점령을 해야지. 땅크병이 아닌가.》

《알았습니다. 》

김일은 다시한번 그의 가슴을 툭 치고 차에 오르려다가 《참…》 하며 승용차발판에 한발을 올려놓은채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그 초상을 그려달라면서 점잖게 앉아있던 동무 말이요. 그 그림을 학교에 보낼 소리를 하던데… 무슨 소리요?》

역시 로숙한 정치일군이여서인지 전사들의 말 한마디도 그냥 스쳐보내지 않았다.

《그럴 사연이 있습니다. 학교다닐 때 좀 선생님들의 애를 먹인 모양입니다.

학교때 선생들 속깨나 태웠는데 이젠 어엿한 땅크병이 되였으니 걱정을 안하게 초상그림이라도 그려보내겠다는 심산인것 같습니다.》

《좋구만.》

김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동을 달았다.

《동무네 지휘관들이 그들을 진짜땅크병구실을 하게 만들어야 하오. 겉멋이 아니라 속멋이 들게 말이요.》

《알았습니다. 》

《잘있소.》

려단에 올라온 김일은 인차 지휘부안의 지휘관들과 문화일군들, 후방일군들을 모아놓고 지금껏 료해한 정형을 총화하였다. 총화모임에서 김일은 정치사업이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에서 진행되고있다는것을 말하면서 일부 결함들을 지적하였다.

모임이 끝나자 김일은 안동수를 따로 만났다.

《35련대 1대대에 전군적인 참관사업을 조직하려 하오.

건국실 말이요. 그리고 장군님께 말씀드려 동무네한테 사진사를 보내줄테니 전사들의 사진을 찍어 집에 보내주도록 하오. 전사들이 자기 모습을 고향에 있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 보여주고싶어하더란말이요. 동무야 신문사출신인데… 이런 사업을 먼저 조직했어야지.》

안동수는 머리를 숙이며 자책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가 미처 그 생각을 못했댔습니다. 계속 좀 깨우쳐주십시오.》

《대대들마다 8. 15경기를 앞두구 윽윽 끓던데…

훈련을 소홀히 해선 안되겠소. 놈들이 갈개는데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몰라.》

《명심하겠습니다. 》

지휘부를 떠나는 김일에게 류경수는 누가 들을세라 슬며시 물었다. 승용차 발짚개에 금시 발을 올려놓는 때였다.

《료해해보니 어떻습니까? 사람이 괜찮지요?》

김일은 돌아보더니 비죽이 웃었다.

《닮아가더군.》

《누구를 말입니까?》

《동무를…》

《부상동지도… 제가 아니라 장군님을 닮아야지요.》

《아무렴, 그래야지. 그럼 믿고 가겠소.》

차는 곧장 평양으로 떠났다.

문화훈련국에 도착한 김일은 료해정형과 총화모임정형을 장군님께 보고드렸다.

그리고는 즉시 박영욱에게 전화를 걸어 인민군대안의 정치사업에 대하여서는 일체 문화훈련국이 책임진다는것을 오금박았다.

박영욱은 뻐꾹소리 한마디 못했다. 사대와 교조에 물젖은 그는 끝내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전락되여 후에 인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허가이도 큰 나라만 쳐다보다나니 끝까지 바른길을 걷지 못했다.

력사는 자기 나라를 모르고 자기 수령을 모르는자들은 그 길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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