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4 장

5

(2)

 

상을 물리자 안동수는 그제야 빙긋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자, 그럼 이젠 값을 받읍시다. 그 값은 다른게 아니구… 장군님을 모시고 산에서 싸우실 때의 이야기를 해달라는겁니다.》

《산에서 싸울 때 이야기?》

《예, 난 조국에 나와 지금껏 평양학원과 인민군신문사에 있으면서 장군님의 사상이 얼마나 위대하고 덕망이 얼마나 높은가 하는데 대해서는 학습도 하고 매일처럼 가슴뜨겁게 느끼기도 해오지만 솔직히 말해서 장군님의 신출귀몰하는 전법에 대해서는 아직 너무 모릅니다. 유격전에 대해 나부터 정통해야겠는데…》

류경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그럴줄 알았소. 요즈음 전사들을 만나면 모두 하나같이 그것부터 물어보더군. 항일전쟁때 장군님께서 쓰신 전법들을 한가지이상씩 알아오라는 과업을 받았다는거요. 그래서 이건 분명 문화부려단장이 내미는 일이구나 하고 짐작했었지.》

《35련대 1대대 건국실에 나갔다가 그 생각을 했지요. 려단장동지가 그 건국실에 가보았댔는가고 묻지 않았댔습니까. 이게 무슨 내용이 있는 물음이로구나 하구 생각했지요. 다음다음날 가보니 아닌게아니라 직관판에 다른 나라 전쟁자료들만 전시했더군요. 그래 전사들과 담화를 하면서 말했지요. 어려워말구 려단장동지나 황순희동지나 투사들을 찾아가라구… 그분들은 오히려 반겨 이야기해줄거라구…》

《난 그 일에 적극 찬성이요. 옳소, 건국실에는 우리 장군님에 대한 내용들로 꽉 채워야 하오. 그리고 우리 장군님의 사상과 뜻을 관철하기 위한 내용들로 말이요. 조선에 대한것, 조선의 력사와 지리에 대한것… 장군님께서는 일찌기 조선의 혁명가들은 조선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한다고 하시였소. 그런데 외국자료들만 직관판에 쓰려 하더란 말이요, 허허허… 자, 그럼 이야기를 합시다.》

류경수는 자세를 바로하고 앉아서 잠시 명상에 잠기더니 음-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오늘은 먼저 간삼봉전투에 대해 말합시다.

솔직히 말해서 항일유격대에 입대하여 그때까지 난 기관총수로, 소대장으로 숱한 전투에 참가하기는 하였지만 장군님께서 직접 지휘하시는 큰 전투에 참가하기는 그 간삼봉전투가 처음이였으니깐…》

안동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옳습니다. 이제부터 차례차례 짬이 있을 때마다 좀 들려주십시오. 그 첫전투부터…》

류경수는 문풍지가 붕붕거리는 문쪽으로 눈길을 돌리며 어딘가 이윽토록 바라보다가 조용히 뒤를 이었다.

《간삼봉전투는 대표적인 유인매복전의 하나라고 할수 있소. 해발 1200m정도의 봉우리가 세개 있다. 하여 간삼봉이라 부르는 이 지대는 달려드는 적에겐 불리하고 방어하는 우리에게는 매우 유리한 묘한 천연요새지였소.

바로 이곳을 원쑤격멸의 장소로 정하시고 부대를 매복시킨 장군님께서는 망원초동무들에게 놈들을 20여정의 기관총을 비롯한 수많은 무기들이 배치된 아군교차사격권안으로 유인한 다음 뒤를 차단하라는 지시를 주시였소.

먼저 위만군놈들이 덤벼들었는데… 이놈들은 조선인민혁명군을 <토벌> 한다고 출동전야에 그 무슨 <장행회>라는 터무니없는 의식까지 벌려놓은 일제의 조선강점군 라남19사단소속 함흥74련대의 총알받이로 동원된 놈들이였소.

먼저 망원초에서 몇방의 총소리를 내였소. 놈들을 유인하기 위한 총소리였소. 놈들은 망원초성원들을 따라 우리 부대 매복권내로 기세충천해서 달려들었소. 놈들이 매복권내에 말끔히 다 들어섰을 때 장군님께서 신호총을 쏘시였는데… 우리의 일제사격에 그처럼 기세충천해서 덤벼들던 놈들은 한놈도 살아돌아가지 못했소. 제놈들의 눈앞에서 위만군놈들이 눈깜박할사이에 전멸되는것을 본 74련대놈들은 미친듯이 포사격을 가해왔소. 그리고는 정면돌격과 3면포위를 시도하면서 악을 쓰고 덤벼들었소.

이때는 또 우리 장군님께서 어떤 묘한 전술을 쓰시였는가.》

류경수는 잠시 말을 끊고 황순희를 돌아보았다. 황순희는 아래목에서 잠든 애기의 가슴을 가만가만 다독여주며 류경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있었다.

류경수는 빙긋이 웃었다.

《그때 간삼봉일대에는 안개가 끼기 시작하였소. 골짜기를 따라 느물느물 기여오르던 안개가 삽시에 산허리를 휘감고 나중엔 온 산을 다 휩싸안는것이 아니겠소.

놈들은 안개가 낀 틈을 타서 일격에 고지를 점령하려고 갖은 발악을 다하였소.

하지만 장군님께서는 이 안개를 멋있게 리용하셨단말이요.

장군님께서는 간삼봉일대에 안개가 꽉 낀것을 보시고 적들 호상간의 련락은 야간전투때와 같이 신호탄으로밖에 할수 없으리라는것을 타산하시였소.

장군님께서는 놈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놈들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우리들에게 놈들이 신호탄을 쏴올리면 우리도 같이 쏴올리라고 하시였소.

아니나다를가 얼마후 장군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푸른 신호탄이 적진속에서 날아올랐소. 이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 부대에서는 같은 색갈의 신호탄을 쏴올렸소.

장군님께서 명철하게 예견하신대로 우리가 쏴올린 신호탄은 즉시에 놀라운 효과를 나타냈소.

적들이 이쪽저쪽에서 신호탄을 마구 쏘아올리는게 아니겠소. 적진속에서 대혼란이 일어난것이요.

적들은 예상치 않던 곳에서 신호탄이 오르는것을 보고 이미 정했던 공격로를 변경하지 않을수 없었소. 그러다나니 살아남은 병력을 최대한 긁어모아 새롭게 준비한 놈들의 공격은 처음부터 무질서하기 그지없었소.

반대로 우린 적들이 쏴올린 신호탄을 보고 놈들의 배치정형을 손금보듯 알아내여 불의에 타격을 가할수 있었소. <정예>를 자랑하던 일제놈의 대부대가 장군님의 신묘한 전술에 걸려 정신없이 헤덤비며 허우적거리다가 무리로 쓰러지는 그 광경이야 말로 얼마나 가슴후련하고 통쾌하였겠소. 이리떼처럼 달려드는 적들을 순식간에 죽음의 함정골에 몰아넣기도 하고 단 한발의 신호탄으로 놈들의 공격서렬을 일시에 무너뜨리기도 하시는 장군님의 그 전술이야말로 우리모두에게 지혜의 눈을 띄워주고 예지와 용맹, 긍지와 자부를 안겨준 위대한 전법이였소.》

류경수는 흥분한 어조로 손세까지 써가며 말했다.

안동수는 그 흥분이 자기에게도 옮겨옴을 느끼였다.

류경수와 황순희는 잊지 못할 그날들을 추억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토벌》대놈들을 허리치는 눈판으로 질질 끌고다니다가 기진맥진해졌을 때 옆으로 슬쩍 빠져나가 그놈들이 마주오는 《토벌》대놈들과 서로 맞불질을 하면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게 한 전법, 적들이 공격 해올 때 한 소부대로 적후방을 답새겨 적들의 력량을 분산시키고 놈들을 공포와 불안에 몰아넣게 한 전법… 특히 황순희는 항일의 녀성영웅이신 김정숙동지께서 김일성장군님을 어떻게 결사옹위하시였는가에 대하여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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