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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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가 방문을 나서자 허가이는 곧 전화로 안동수를 찾았다. 알아보니 쏘도전쟁경험을 게시한 문화부대대장을 처벌한것도 사실이였다.

허가이는 모를 세워가며 따져물었다.

《동문 첨성대요, 인쇄활자요 하는 군사와 관련없는것들을 잔뜩 써붙이고 군인들이 공부하게 한다는데 그것도 사실이요?》

허가이의 나직한 물음속엔 비수같은 날카로움이 어려있었다. 안동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아직은 써붙이지 못했지만 인차 써붙이려고 합니다. 조선의 유구한 력사와 지리에 대하여 알아야 할것이 아닙니까.》

《동무, 군대는 싸움을 위해 생겨난 집단이요. 군사를 배워야 한단 말이요. 현대전에 필요한 지식부터 배워야 할게 아닌가.》

《전… 조선사람은 조선을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동무가, 이거 전혀 이가 들지 않누만. 동무, 지금이 어느땐지 몰라서 그러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때에 군대가 첨성대가 뭐요, 첨성대가… 엉?》

《첨성대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천문기상관측대 건축유물가운데서 가장 오랜것입니다. 7세기에 벌써 우리 민족은 천문기상관측을 과학적으로 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랑을 안겨주는데 좋은 자료입니다.》

허가이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안동수의 말은 점점 침착해지고 론리가 정연해졌다. 그것이 허가이의 부아를 더 돋구어주었다. 마치도 붙는 불에 기름을 쳐주는 격이였다.

《동무 정말 문제가 있구만. 지금이 어떤 때인데 그렇게… 동무, 지금 동무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제기되고있는지 아오? 뒤생활도 깨끗치 못하대? 내 얼굴 뜨거워서 더 말은 안하겠는데… 간부가 그러면 안되지. 심사숙고해서 일해야겠소.》

《저의 뒤생활에 대해서는 료해하여보면 명백해질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사업문제에 대해서는…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안동수가 끝까지 자기의 주장을 굽히려 하지 않자 허가이는 와락와락 목단추를 헤집어놓았다. 그러는 그의 입에서는 깨여진 징소리같은 째지는듯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좋소, 마음대로 하시오. 하지만 한개 려단의 정치사업을 말아먹은데 대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줄 아오. 쏘련과의 관계문제도 말이요.》

그는 성을 참지 못하고 송수화기를 내던졌다.

이 문제는 곧 위대한 장군님께 보고되였다.

장군님께서는 허가이가 격분해서 하는 말을 다 들으시고 김일을 불러 이 사실을 아는가고 물으시였다.

김일이 건국실문제에 대하여 알고있는껏 보고드리자 일단 문제가 제기된것만큼 나가 구체적으로 료해해보고 대책을 세우라고 하시였다. …

류경수는 사태가 심각해졌음을 느끼며 조용히 물었다.

《그럼 려단에 나오시겠습니까?》

《그렇소. 인차 나가겠소, 양력설이나 쇠고는…》

류경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거수경례를 했다.

《그럼 전 돌아가겠습니다.》

류경수가 돌아서나오려는데 김일이 다시 찾았다.

《참, 그 참모장동무는 어떻게 된 일이요? 왜 집에 잘 안 들어간다는거요?》

류경수는 다시 돌아서서 도리머리를 했다.

《리유는 나도 잘 알수가 없습니다. 안해와의 관계는 나쁜것 같지 않은데… 문화부려단장동무도 참모장동무네 가정때문에 골머리를 좀 앓는것 같습니다.

참, 말이 난김에 저도 한마디 하겠는데… 그 사람들이 우리 문화부려단장동무에 대해서 너무 터무니없이 헐뜯습니다.

문화부려단장동무가 군관가족들에 대해 관심하는건 사실입니다.

김정숙동지께선 지난해 11월 20일 우리 땅크부대군관가족들을 만나 사회정치활동에 적극 참가하라고 하셨습니다. 문맹퇴치사업에도 앞장서라고 하셨구요. 그래서 올해 2월 8일에 땅크부대군관가족들이 장군님께서 항일혁명투쟁시기에 몸소 창작하시고 공연하도록 하시였던 불후의 고전적명작인 혁명연극 <딸에게서 온 편지>까지 무대에 올렸댔지요.

김정숙동지는 그 공연을 보고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릅니다. 김정숙동지의 남다른 사랑을 많이 받은 우리 문화부려단장동무는 그분의 뜻을 더 잘 받들자고 군관가족들과의 사업을 소홀히 하지 않고있습니다. 그런데 글쎄 그 사람들은…》

김일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안동무의 인간됨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있소. 하지만 본인은 어떻든 여론이 돌아가는건 좋지 않은 일이요. 악습들이 있거던…》

《지금 일부 사람들이 마치도 큰 나라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큰일이나 날것처럼 부산을 피우면서 쩍하면 반쏘, 반쏘하는데 왜 그렇게 제힘을 믿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나와서… 힘을 좀 주십시오.》

《지금 정세가 심상치 않소. 남조선에서는 소위 <후방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남조선유격대에 대한 동기 <토벌>에 총력량을 집중하면서 38°선에서 4km안의 지역에 있는 기관들과 주민들을 모두 그 남쪽으로 강제소개를 시키고있소.

이것은 분명 북침전쟁준비의 비밀보장을 위해서 일거요. 전쟁이 현실로 다가오고있소.

놈들이 그 어느때 덤벼들어도 끄떡없게 싸움준비를 빨리 완성해야겠소.》

《알았습니다.》

류경수는 다시한번 경례를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려단에 돌아오니 벌써 부대에는 인차 검열조가 내려온다는 말이 쫙 퍼졌다고 참모장이 말하는것이였다.

류경수는 아연해져서 참모장을 쳐다보며 날카롭게 물었다.

《그건 어디서 나온 말이요?》

리영복은 숨을 크게 들이쉬였다가 내불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35련대에서 나온 말입니다. 박영욱선전부장이 35련대지휘관들에게 이제 중앙검열조가 내려가니 똑똑히 정신을 차리라고, 문화부려단장이 무사치 못할것이라고 을러멨다고 합니다. 반쏘적색채가 있는 자료들은 지금부터 모두 생각해두었다가 낱낱이 밝혀놓아야지 싸고돌다가는 용서받지 못한다고 했답니다.》

《음…》

류경수는 버릇처럼 주먹으로 작전탁을 꾹 내리눌렀다.

《문화부려단장동무가 이 사실을 알고있소?》

리영복은 도리머리를 했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려단에 짜하게 퍼진 소문을 늘 전사들속에 들어가사는 문화부려단장동무가 모르겠습니까?》

《흠… 반쏘분자를 색출하고 엄하게 처벌한단말이지… 문화부려단장이 무사치 못하다. …》

리영복은 허거프게 웃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말입니다. 무슨 그런 뚱딴지같은…》

《료해하러 내려오는건 사실이요.》

《예?》

리영복이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럼 그… 떠도는 말이…》

《그런 사람들이 몇이 있소. 엄밀히 말해서 료해사업이지 검열은 아니요. 즉시 련대들에 이런 지시를 내려보내시오.

첫째, 공식적으로 하달된 내용이 아니면 일체 검열문제와 관련한 말들을 내돌리지 말것.

둘째, 각급 참모부들은 새해훈련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토의들을 구체적으로 할것.

셋째, 부대훈련목표에 따라 매 군인들이 개인결의목표들을 세우도록 할것.

이상이요.》

리영복은 생각깊은 눈길로 류경수를 마주보다가 거수경례를 하고 돌아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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