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4 장

3

 

(박영욱이 안동수문화부려단장과 전화로 나는 대화)

 

그때 박영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에 피대줄을 세우며 노발대발해서 고래고래 소리치고있었고 안동수는 의자에 바위처럼 묵직이 틀고앉아 침착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고있었다.

《여보 안동무, 도대체 동문 어쩌자는거요. 동무 정말 직관판을 떼게 했소? 정말 문화부대대장을 처벌했는가 말이요.》

《방금 말하지 않았습니까. 용서할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그래서 부장동지한테 전화를 걸려던참이였습니다.》

《여보, 당신 지금 제정신이요? 동무 내가 전에 한 말이 생각 안 나오? … 그 문화부대대장을 키우자구… 내 얼마나 왼심을 쓰는지 아는가… 그 직관판은 내가 일일이 자료를 주어 한거란 말이요.》

《부장동지가 그렇게 큰 관심을 돌렸다는데 미리 알리지 않고 해체해서 안되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한시라도 지체할수 없었습니다. 전사들에게 줄 영향을 생각하면… 우린 붉은군대가 아니라 조선인민군이 아닙니까. 조선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쏘련에 대하여 알아야 한단 말이요. 쏘도전쟁때 붉은군대가 얼마나 용감히 잘 싸웠소?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 인민군대가 미제와 맞서고있는데 붉은군대가 어떻게 파쑈도이췰란드와 싸웠는가를 알면 얼마나 힘이 되겠소. 동무 정치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구만.》

《난 조선사람은 조선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가 얼마나 유구한 력사를 가지고있습니까. 얼마나 근면하고 슬기로운 민족입니까. 조선사람은 조선에 대하여, 조선의 슬기로운 력사에 대하여, 조선의 아름다운 지리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강대국을 따라배우는게 중요하단 말이요. 갓쓰고 하늘소타고 음풍영월하다가 나중엔 나라가 어떻게 되였댔소. 동무나 내나 정든 조국을 떠나 이역살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았는가. 그런 조상들한테서 뭘 따라배울게 있소?》

《우리 나라에 애국명장들이 수없이 많지요. 을지문덕, 강감찬, 리순신, 곽재우… 무능한 봉건관료배들이 부장동지 말한것처럼 그렇게 부패타락해서 나라를 망쳤으니 그렇지… 우리 민족은 그야말로 슬기롭고 용감한 자랑스러운 민족입니다. 우리는 응당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럼 좋소. 조선사람의 긍지와 자부심은 가진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전쟁경험을 배워야 하지 않소, 전쟁경험을… 붉은군대의 경험을 외면해서 동무가 얻자는게 뭐요. 동무가 말하는 그런 긍지와 자부심이 전쟁경험을 대신할수야 없지 않소.》

《물론 전쟁경험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에겐 왜놈들을 쳐이긴 항일전쟁경험이 있습니다. 자기 나라의 이 훌륭한 전쟁경험을 두고 왜 하필 다른 나라것만 배우겠습니까.》

《여보, 그건 유격전이란 말이요. 우리는 앞으로 정규전을 해야 하고… 붉은군대의 현대전경험을 따라배워야 한단 말이요.》

《현대전도 배워야 하지만… 항일전쟁경험에 정규전을 배합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동무가 이거 영 말귀가 어둡구만. 여보, 동무 내 말을 그렇게도 리해 못하겠는가. 동무 한개 려단을 어디로 끌고가자는건가, 응?》

《걱정마십시오. 우리 려단은 장군님께서 바라시는 그 길로만 갈것입니다.》

《이 동무가 정말… 여, 울라지미르!》

《미안하지만 저의 이름은 안동수입니다.》

《좋소, 동무는 이 사업에 대해 책임을 질줄 아오. 지독한 반쏘분자 같으니.》

박영욱은 송수화기를 탕 놓았다.

안동수는 송수화기를 든채 입을 꾹 다물고 한참 앉아있다가 움쭉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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