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3 장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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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험회사건물을 차지한 맥아더사령부 정세상황실에서는 새로 작성한 조선전쟁계획에 대한 최종심의가 진행되고있었다. 참가자들은 이 작전계획을 세우는데 관계한 사령부막료들과 《카토》, 《력사반》의 구《황군》출신 일본인들, 남조선군 고위인물들, 미군사고문단장 윌리암 로버트와 마이클, 황대걸 등이였다.

이 작전계획을 극동군사령부작전국장이 설명할 때 로버트의 얼굴은 완전히 송충이라도 씹은듯한 상이였다.

최초의 북벌군사공격작전에서 알맹이는 다 빠지고 모두 새로 잡아넣었기때문이였다.

《이번 새 작전계획이 이전계획과 다른 점은…》

여기에서 작전국장은 잠시 설명을 중지하고 얼핏 로버트쪽으로 야유의 시선을 던졌다가 성수가 나서 말을 계속했다.

《38°선돌파작전으로 전쟁을 개시하는것과 함께 정치적공세를 강화하는것입니다.

여기서 국군만으로 북진하려던 원래 계획을 바꾸어…》

그는 원래 계획을 바꾼다는 말을 또 한번 함으로써 로버트의 얼굴에 다시한번 흙칠을 하고 약을 올리려는듯했다. 그만큼 이번에 로버트의 위신은 여지없이 진창판으로 나굴러떨어지게 되였던것이다.

《국군은 내란도발의 역할만 하고 기본은 미륙해공군을 전면적으로 투입하여 총공격을 단행하는것입니다. 만일의 경우 전쟁을 일으킨 국군이 성공적으로 계속 밀고들어가면 이 전쟁을 조선내부문제로 치면 될것이고 국군이 밀리는 경우엔 이것을 북조선군의 공격으로 유엔에 제소하여 미군의 직접적인 무력간섭의 구실을 마련하자는것입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동서해안상륙작전을 동시에 하면 북조선군대의 무력침공이라는 구실을 만들수 없고 미군의 전면개입을 합법화할수 있는 근거를 만들수 없으며 또 국군을 종심깊이 투입하는것은 현재 국군해병대의 실전능력으로 보아 승산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력량을 38°선돌파에 집중하면 오히려 국군의 힘을 배가하게 될것입니다.

전쟁에는 미군의 전면적인 투입과 함께 일본의 지원병들도 참가하게 됩니다.

사령관각하는 이 작전계획을 <AL-3>으로 명명하는데 동의하시였습니다. 이 작전계획은 곧 대통령각하에게 발송될것입니다.》

지금껏 빈 파이프를 빨면서 벽에 걸린 작전계획도를 생각깊이 쳐다보던 맥아더가 참모장에게 물었다.

《일본군병력은 얼마로 추산되오?》

《현재 경찰예비대형식으로 7만 5천명의 구황군출신들을 모아 륙상무력을 편성하였고 해상보안청에는 8000여명의 해상무력이 준비되여있습니다. 그리고…》

맥아더는 파이프로 채병덕이네를 가리켰다.

《당신네 국군의 실전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하오. 대한청년단, 학도호국단을 계속 늘구고…

북조선군보다 10배의 병력우세를 가져야겠소.

후방안전대책도 철저히 세우고…》

《알았습니다.》

채병덕이네 《국군》장성들이 권총소제대처럼 몸을 빳빳이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맥아더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당신네 힘만으로 북벌에서 성공하면 좋은것이고… 만일 성공 못한다 해도 그만한 병력이면 38°선에서 공산군을 능히 견제할수 있을거요. 그렇게 며칠만 견지하면 우리 미군뿐아니라 유엔군이… 다시말해서 다국적무력이 참전하게 될것이요. 내 말뜻을 알겠소?》

《알겠습니다.》

또다시 합창하는 《국군》장성들…

황대걸은 후-하고 숨이 나갔다.

역시 미국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엔군》이란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이제는 그까짓 북조선군과 싸워이기는것이 문제로도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불쑥 평양에서 보았던 안동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참외밭 경비령감의 아들… 뭐, 땅크려단 문화부려단장이라고? … 안동수?

안됐지만 너의 운명도 오래 못가겠구나.

문득 이제 동향인들끼리 만날 때가 있을것이라던…

마이클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평양에서는 네가 알아볼가봐 내 일시 피했었다만 머지않아 내 너 앞에 승리자로 나타나리라.

갑자기 쿨럭쿨럭 기침소리가 났다.

로버트가 숨구멍에 가래침이 들어간 모양인지 냅다 기침을 짖어댔다.

지금껏 남조선땅에 와서 해놓은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으니 마음이 편안할리가 없는것이다.

황대걸은 몸이 으쓸해옴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마이클을 쳐다보았다.

마이클은 얼굴을 찌프리며 못마땅한 눈길로 로버트를 쳐다보고있었다.

마이클의 그 뱀같이 차거운 눈길을 느끼는 순간 황대걸은 갑자기 떠오르는것이 있어 아래입술을 꽉 깨물었다.

《트루맨대통령은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그해 12월에 벌써 국회에 보낸 교서에서 <우리는 그것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우리가 얻은 승리는 미국인들에게 앞으로 세계를 지도할데 대한 무거운 책임을 맡기였다는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밝히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다음해 3월에는 상하량원합동회의에서 발표한 특별교서에서 <세계자유제국민은 자유를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원조를 바라고있>으며 <미국이 지배권을 가지고 활동할것을 요구> 하고있기때문에 미국은 이 <새로운 책임과 무거운 임무>를 다하기 위하여 <외교정책을 금후평화의 세계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트루맨주의를 선포하였습니다.

우리의 정보는 그 어떤 특정한 인물의 체면이나 자존심따위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 리용되여서는 안됩니다. 각자는 세계를 지도해야 하는 우리 미합중국의 막중한 임무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마이클이 여기 도꾜에 와서 새 작전계획을 완성한 날 저녁 연회에 나가면서 한 말이였다.

다시금 마이클을 쳐다보게 하는 말이였다.

마이클은 결코 자기의 상급이라고도 할수 있는 로버트의 꼭뒤나 밟아주는데 만족할 그런 속물이 아니였다. 마이클은 진정으로 세계를 지도해야 하는 미국에 극히 필요한 인물이 되려는것이였다.

저 무지한 로버트정도가 아니라 극동군사령부 정보국장인 월로우비를 뛰여넘어 국방장관인 죤슨이나 국무장관 애치슨 아니, 그이상의 지위를 차지하고 미국의 력사에 길이 남을 그런 인물로 되기를 꿈꾸고있었다.

《당신은…》

맥아더가 갑자기 돌아서며 그 파이프로 로버트를 가리키자 황대걸은 마치도 자기가 지명받은듯 차렷자세를 취했다.

맥아더는 지금껏 도외시되였던 로버트가 불쌍한듯 측은한 눈길로 쳐다보다가 단호한 어조로 찍어말했다.

《군사고문단장으로서의 자기 책임을 다하여야겠소. 국군의 림전태세의 점검과 실전능력의 배양… 공산게릴라들과 도시와 농촌의 공비들에 대한 동기토벌작전…

박차를 가해야 하오.

당신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오. 정의는 승리자에게 있다는걸 명심하오. 문제는 우리 미군이 이기는것이요. 모든것은 여기에 복종되여야 하오. 알겠소?》

《알겠습니다.》

로버트는 맥아더가 자기를 잊지 않고 불러준것이 황송한듯 허리를 꼿꼿이 펴며 웨치듯 대답했다.

황대걸은 로버트에게 눈길을 주었다가 고개를 돌리며 큰숨을 내쉬였다.

그렇다. 미국이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우선 전쟁에서 이기고봐야 하는것이다.

황대걸은 그 어떤 새로운 욕망이 체내에서 꿈틀거리는것을 느끼며 입안에 꺼룩하게 뭉친것을 꿀꺽삼켰다.

눈앞에는 보라빛무지개가 펼쳐지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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