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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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익은 서둘렀다.
당장 농기계작업소에 달려가야 했다.
마침 이날 저녁에 연유도 보충하고 정비도 할것이 있어 뜨락또르를 몰고 작업소에 들어갈 계획이였는데 뜻밖에도
작업소마당에 뜨락또르를 세우고 발동을 껐다. 수리공들과 같이 고장난 뜨락또르를 손질하고있던 지배인이 그를 보자 달려오다싶이했다.
그는 동익의 손을 잡고 세차게 흔들며 수고한다, 원화협동조합 관리
눈을 내리깔고 묵묵히 지배인의 치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있던 동익이가 입을 열었다.
《저는 먼저 지배인동지와 당
《뭔데? 이야기하라구. 당
《그러면 지배인동지에게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오전에
《뭐요?!》
지배인은 동익이가 하는 말이 내포하고있는 범상치 않는 의미가 얼른 납득이 되지 않아 잠시 그의 얼굴만을 내려다보았다.
키가 굉장하게 큰 지배인은 사람을 대상할 때 그렇게 내려다보지 않으면 안되였다.
감각과 느낌, 리해가 굼뜬 지배인이 마침내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동익에게 바싹 다가들며 사무실쪽을 가리켰다.
《내 사무실에 가기요.》
지배인사무실에 들어갔다. 합판을 댄 천정에 키가 닿을듯한 지배인이 먼저 앉으며 동익에게 걸상을 가리켰다.
《앉소.》
그리고 동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침착하게 물었다.
《어떻게 된 사연이요? 어떻게 그런 영광을 지녔소?》
동익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배인은 까딱 움직이지 않았다.
《… 하필이면 왜 그때 차의 나사가 빠졌겠습니까. 제가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고개를 숙이고있는데
저를 전혀 책망하지 않으시고 동무들은 농촌에 파견된 로동계급이라고 하시며 큰 믿음을 주시였습니다.》
지배인이 펜에 잉크를 찍어 사업수첩에
이야기가 끝나자 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뜻밖의 영광을 지닌 동익이에게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축하하오.》
그리고 책상우에 있는 신문을 펼쳤다.
《여기에 천리마작업반칭호를 받은 진응원작업반의 그후 투쟁소식이 실렸소. 락후한 작업반원들을 개조하여 선진분자로 키우고 기술혁신운동을 벌린 결과로 전기로 출선시간을 훨씬 줄이고 계획은 150%이상 수행하고있다는 내용이요.
천리마작업반의 생활적근원에 대하여 신문에 이렇게 썼소. 들어보오.
잘살기 위하여, 남만 못지 않게 살기 위하여 달려나가며 달려나가도 부족해서 더 빨리 달려나가는 우리 인민의 지향이라고 말이요.》
그가 머리를 들자 그 옆에 와서 같이 신문을 들여다보고있던 동익이도 눈을 들어 그를 마주보았다.
지배인은 동익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알았습니다.》
동익이 가슴을 쭉 펴고 대답했다.
《오늘은 참 기쁜 날이구만.》 지배인의 철색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동무에게 반가운 소식이 또 있소. 우리 작업소에 〈천리마〉호가 두대 들어왔는데, 〈천리마〉! 얼마나 의미깊은 상징이요!
그래 두대중에 한대를 동익동무네 조에 주기로 했소.
낡은 차긴 해도 아직 써야 하니까 동무네 〈아떼즈〉를 정비해 세워두고 새 뜨락또르를 가지고 내려가오. 창원이는 지금 너무 좋아 입이 귀밑까지 벌어졌소.》
《창원이가 왔습니까?》
《왔소. 래일쯤에 책임운전수한테 가겠다고 하더군. 〈천리마〉호를 척 몰고말이요. 허허…
재미난 녀석이야.》
《지배인동지, 고맙습니다.》
《고맙긴. 동무는 〈천리마〉호뜨락또르를 받을 자격이 있소.》
지배인사무실을 나온 동익이는 작업소마당에서 창원이를 만났다.
그는 마당에 서있는 자기네 뜨락또르앞에 서서 최동익을 기다리고있은 모양이였다. 그들은 마치 몇달 떨어져있다가 만나는것처럼 손들을 잡고 반가워했다.
《언제 조합에 내려가겠어요?》
창원이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의 팔을 끌었다.
《날이 저물었는데 차정비는 래일 천천히 합시다.》
《아니야, 봄갈이가 시작됐는데 오늘 밤중으로 끝내고 래일 새벽에 〈천리마〉를 타고 떠나자.
그러자면 이밤으로 정비를 해야지. 우리대신에 누구네가 넘겨받게 되겠는지 잘 정비해놓고 가야지…》
그들은 밤늦게까지 정비를 끝냈다. 목욕까지 하고나서 합숙에 가니 합숙식모가 반가와하며 어쩔줄 몰라했다.
동익이가 합숙생활을 하며 물을 길어주고 감자를 깎아주고 남새도 씻어주군 하여 각별히 대해주는것은 물론 밥속에 닭알도 슬그머니 파묻어주군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