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2 장

1

(3)

 

차바퀴가 돌부리에 걸채였는지 찌프차가 왈칵 들추는 바람에 황대걸은 공중 떠올랐다가 쾅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는 화가 나서 밖에 대고 퉤- 침을 뱉았다. 허리가 시큰했다.

문득 고산봉전투에 참가했다가 머리와 팔에 부상을 입고 륙군병원으로 실려가던 동생 황영걸의 모습이 떠올랐다.

《형님, 두고보시우. 내 이 주먹으로 기어이 우리 땅을 되찾지 않나.》

《호림부대》대대장인 황영걸이 38°선으로 이동해나올 때 집에 들려 호언장담하던 말이다.

황대걸은 또다시 꺼지게 한숨을 내쉬였다.

로버트의 북벌계획은 그저 그렇게 끝나고말지도 모른다.

마이클은 그걸 예감했기에 은파산전투가 끝나자 돌아오는 길로 이 황대걸에게 그런 지시를 주었을것이다.

그렇다면…

황대걸은 우울한 눈길로 앞을 쏘아보았다.

뽀얗게 먼지가 오른 이미 퇴색되기 시작한 나무잎이며 풀잎들이 별로 눈동자를 알알하게 찌른다.

(그러면 내 땅은… 내 앞날은?…)

저 평안도 안주에는 자기 황씨네 100리옥토벌이 있다.

그 옥토벌을 빨갱이들에게 빼앗기고 서울로 도망쳐온 아버지 황병태는 지금 불면증에 걸려 매일처럼 앙앙불락이다.

꿈도 컸던 황대걸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차가 산굽이를 에도는데 어디선가 총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오면서 매운 연기가 바람에 실려왔다. 저 앞산기슭에 자리잡은 마을쪽에서 검붉은 연기가 룡트림하듯 타래쳐오르고있었다.

길에서 서성거리던 헌병 두녀석이 곤봉을 쳐들었다.

황대걸은 차를 멈추고 안주머니에서 증명서를 꺼냈다.

특별검열관증명서를 본 헌병대위가 발뒤꿈치를 딱 소리가 나게 모으며 경례를 했다.

황대걸은 턱으로 마을쪽을 가리켰다.

《저기선 무얼 하고있어?》

《빨갱이소탕작전을 하고있습니다. 대령님.》

《빨갱이?》

《그렇습니다. 공산게릴라가 발을 붙일수 있는 마을들을 모조리 소각해버리라는 지구토벌사령부의 명령입니다.》

《흠, 빠르기란…》

황대걸은 자기도 모르게 코소리를 내였다. 마을쪽에서는 여전히 불연기가 타래쳐오르고 총소리들이 무질서하게 들려왔다. 비명소리, 아우성소리, 통곡소리도 들리는듯싶다.

황대걸은 이미 미국대통령 트루맨이 리승만에게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심한 위기에 처할수 있기때문에 자기의 지역을 될수록 안정하게 만들도록 노력》할것을 지시하였고 은파산에서 돌아간 로버트가 즉시 《대전회의》를 열고 《토벌사령부》와 5개의 《지구토벌사령부》를 설치하면서 지리산, 태백산, 오대산지구 등 5개의 《토벌》구역에 후방의 모든 군병력과 경찰, 테로단 그리고 비행기, 땅크까지 동원하여 전면적인 《초토화》를 진행하도록 명령하였다는것을 알고있었다.

7보사에서 마이클과 전화련계를 가졌는데 그때 마이클은 로버트가 채병덕과 신성모를 비롯한 군고위급장성들에게 유격대《토벌》에서 대량학살, 집단방화, 주민강제추방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데 대하여 지시하였다면서 그 내용을 알려주었었다.

황대걸은 제동변을 풀고 다시 차를 몰아나갔다.

조향륜을 잡은 손에 지그시 힘을 주었다.

로버트 아니, 미국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것을 느꼈던것이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맥아더가 말했던가? 조선은 대륙으로 가는 징검다리라고…

전조선을 타고앉으려는 미국의 대조선전략은 변할수가 없다.

바로 그를 위해 미군사고문단이 존재하고 그래서 《국군》을 미국제무기로 무장시키고 그래서 미군사고문들이 《국군》을 피똥을 싸도록 훈련시키고있는것이다.

이것을 현지에서 책임진것이 바로 윌리암 로버트준장이다.

이 북벌공격작전에서 성공하는가 못하는가 하는것은 《국군》의 전쟁준비를 책임진 로버트의 능력에 대한 평가로 될것이고 로버트의 존재가치에 대한 론의로 번져갈것이다.

따라서 로버트는 절대로 이 북벌공격작전을 포기하지 않을것이다.

이 작전에 자기 운명이 달려있다는것을 잘 알고있기에 죽으나사나 내밀것이다. 설사 성공할 가망이 없다 해도 내밀고볼판이다. 밑져야 본전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이클의 속심은?…

차는 어느덧 미아리고개를 넘어섰다.

황대걸은 삼거웃처럼 엉켜도는 의혹의 실마리를 종내 찾아쥐지 못한채 서울시내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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