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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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금의 편지]

아버지!

기뻐하십시오. 오늘 이 딸은 자나깨나 그리던 아버지장군님을 중대에 모시는 꿈만같은 영광을 누렸습니다.

아침부터 중대뒤산에서 까치가 연방 깍깍거리더니 리하경병사가 나한테 달려왔습니다.

《정치지도원동지! 까치가 왜 저리도 부산을 피울가요?》

나는 웃었습니다.

《혹시 하경동무의 꿈이 현실로 되는것이 아닐가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버지! 우리들의 말이 정말 현실로 되였습니다.

오전 11시경, 장군님께서 타신 야전차가 우리 중대의 마당으로 들어설줄이야 어찌 알았겠습니까.

《정치지도원동무! 그동안 일을 많이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소.》

장군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나는 그만 더 참지 못하고 그이의 넓고넓은 품에 와락 안기고야말았습니다.

장군님! 뵙고싶었습니다.》

내가 흐느껴울며 가까스로 말씀올리자 그이께서는 다정히 말씀하시였습니다.

《나도 연금이가 보고싶었소. 그래 나한테 뭘 보여주지?》

그이의 물으심에 나는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그저 흐느끼기만 했습니다.

곁에 서있던 중대장이 대신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화력복무훈련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되여 우리는 장군님을 모시고 기관총진지로 올라갔습니다.

그이께서는 정영숙동무가 분대장을 하는 기관총진지앞에서 걸음을 멈추시였습니다.

중대장이 곧 전투정황을 주었습니다.

《1분대장! 상공으로 직승기들이 독가스탄을 터뜨리면서 날아들고있습니다. 분대 단독으로 소멸할것!》

《알았습니다.》하고난 정영숙동무는 까만 두눈을 반짝이며 맵짜게 구령을 내렸습니다.

《분대 가스!》

장군님께서는 날랜 솜씨로 방독면을 쓰는 리하경이를 비롯한 녀병사들의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시였습니다. 분대가 임무를 수행했을 때 중대장은 정황을 또 주었습니다.

《조준경이 파괴되였습니다.》

정영숙분대장은 날쌔게 조준경을 교체하게 한 다음 분대를 능숙하게 지휘하여 《적》직승기를 향해 명중탄을 날렸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못내 만족해하시며 박수까지 쳐주시였습니다.

《분대원들이 여러 전투정황속에서 훈련을 아주 잘하오. 자, 그럼 이번에는 내가 정황을 하나 주겠소.》

긴장한 순간이 흘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문득 한 녀병사를 마주보시였습니다.

《동무!》

《넷! 상등병 리하경!》

《분대전원이 희생되였소. 그런데 기들이 사방으로 날아들고있소. 어떻게 하겠소?》

《단독으로 기들을 소멸하겠습니다.》

《그럼 한번 해보시오.》

《알았습니다.》

힘있게 대답올리고난 리하경병사는 분대장, 조준수, 장탄수의 임무를 눈깜박할사이에 혼자서 수행하였습니다.

장군님을 중대에 모신 그날 기쁨을 드리겠다고 하면서 훈련하고 또 훈련하여온 병사입니다.

병사의 전투임무수행과정을 하나하나 장하게 여겨보시던 장군님께서는 또다시 박수를 쳐주시였습니다.

《장하오. 저런 병사가 바로 일당백이요. 병사는 소대와 분대를 잃고 홀로 남았을 때도 마지막순간까지 전투임무를 끝까지 수행해야 하오.》

아버지! 나는 이 순간 장군님께 기쁨을 드린 정영숙분대장과 리하경병사를 꼭 껴안아주고싶었습니다.

그 기쁜 마음을 가까스로 억제하며 장군님을 중대병실, 교양실, 식당, 취사장에 이어 부업창고까지 안내해드렸습니다.

부업창고에 들어서시여 천반이 닿게 쌓아놓은 콩가마니들을 보신 그이께서는 너무도 기쁘시여 밝게밝게 웃으시였습니다.

《콩농사를 잘했구만. 중대에 콩사태가 났소.》

그이께서는 중대장에게 물으시였습니다.

《병사들에게 하루에 콩을 몇g씩 먹이오?》

《200g씩 먹입니다.》

《200g이면 괜찮소.》

중대장이 그이께 말씀올렸습니다.

《정치지도원동지가 제대까지 미루어가며 싸움준비는 물론 중대의 콩농사를 잘하기 위해 부침땅면적도 늘이고 두엄생산도 하면서 앞채를 메고 달렸기때문에 이렇게 콩사태를 안아올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길가에서 만났을 때에는 하루 50g정도밖에 먹이지 못한다고 하더니… 정치지도원동무! 정말 수고많았소.》

난 그만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장군님! 장군님께서 대덕산에 오르시여 지펴주신 콩농사의 불길이 우리 중대에도 타올랐을뿐입니다.》

장군님께서는 나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시였습니다.

《정치지도원동무! 동무와 같은 정치지도원이 있기때문에 중대가 병사들의 정든 집으로 되는것이 아니겠소.》

장군님!》

나는 그만 격정을 누를수가 없어 얼굴을 싸쥐였습니다.

그이께서는 다정히 말씀하시였습니다.

《동문 아버지가 못다한 일을 대를 이어 아주 훌륭히 수행했소.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감사를 주오.》

아버지! 이 딸이 장군님으로부터 감사를 받았습니다. 어제날 대덕산병사였던 아버지의 딸이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고 감사를 받았단 말이예요.

그이께서는 다정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였어요.

《자, 이젠 중대를 일당백으로 만들었으니 제대도 되고 시집도 가야지?》

나는 그만 어려움도 잊고 장군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장군님! 전 영원히 군복을 벗고싶지 않습니다.》

《그럼 시집은 안가겠단 말이요?》

《네.》

《허허… 시집도 가고 군복도 벗지 않는것이 어떻소?》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허허… 연금이의 욕심이 보통 아니구만. 누군가는 이것저것 타산만 하다 게도 구럭도 다 놓쳤다는데 동문 통채로 다 안겠다는거요?》

《그렇습니다.》

통쾌한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졌어요.

《녀자가 시집을 간다고 하여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법이야 없지. 우리 저 동무의 소원을 다 풀어주도록 합시다. 자, 그럼 어서빨리 사진을 찍자구.》

아버지! 이렇게 되여 우리 중대는 장군님을 한자리에 모시고 영광의 기념사진을 찍는 기쁨을 누리게 되였습니다.

녀성병사들모두가 다 좋아하였지만 장군님을 모시고 사진을 찍는 꿈까지 꾸었다고 하던 리하경병사는 특별히 더 기뻐하는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후에 안 일이지만 이날 장군님께서는 광훈동지가 있는 대대에도 찾아가시여 병사들에게 한생 잊을수 없는 친어버이사랑을 베풀어주시였답니다.

 

대덕산군단지휘부로는 륙, 해, 공군의 주요지휘관, 정치일군, 훈련담당지휘성원들이 참관사업을 위하여 끝없이 흘러들었다.

이들은 맨 첫 순서로 대덕산을 참관하고 《일당백》구호바위앞에서 결의모임을 가졌다.

이어 대덕산중대의 전술훈련장, 병실, 교양실, 식당을 돌아보고 운동장에서 일당백으로 자라난 병사들의 각종 훈련을 보았다. 대덕산중대군인들이 출연하는 예술소조공연까지 보고난 참관자들은 입을 딱 벌렸다. 훈련장에서 볼 때는 일당백의 펄펄나는 싸움군들이요, 예술소조공연장소에서 보면 하나같이 명배우들로 자라난 대덕산중대병사들… 인민군대의 모든 중대들을 대덕산중대처럼 준비시키면 천하대적이 덤벼들어도 문제없겠구나.

이런 신심을 굳게 가진 지휘관, 훈련지도일군들은 두번째 순서로 전군적인 본보기훈련거점으로 꾸려진 종합훈련장을 련이어 찾았다. 그들은 먼저 오늘의 새시대가 요구하는 전투성, 과학성의 견지에서 진행되는 제명산통과훈련전과정을 지켜보았다. 이어서 두뇌전위주의 작전전술과 동시에 콤퓨터망을 리용하여 가상현실세계까지도 리용할수 있게 최첨단수준으로 완성된 종합훈련장을 돌아본 참관자들은 시종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가장 어려운 고난의 행군시기에 해놓은 일이여서 더더욱 충격이 큰 모양이였다.

이어 수백명의 군인들이 동시에 진행하는 대렬, 체육, 사격, 전술훈련이 잇달리였다. 산악을 뒤흔드는 총성, 만세소리… 그 어떤 적이 덤벼들어도 단매에 쳐물리칠수 있게 일당백으로 준비된 대덕산부대병사들의 훈련이 끝나자 수많은 지휘성원들이 장대식을 찾아와 그 성과를 축하해주었다.

이들속에는 김하규도 있었다.

《정말 많은 일을 했구만!》

진정에 겨운 전우의 축하에 장대식의 눈언저리며 입귀가 실룩거렸다. 정말 빈주먹이나 같은 상태에서 얼마나 모지름을 써온 나날이였던가. 그러나 헤쳐온 애로와 곤난보다도 더 가슴을 치는 충격이 있었으니 그것을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었다.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보니 잊지 못할 그날의 일이 떠오르는구만. 그 한심한 종합훈련장에 장군님을 모셨던 그날이 말이요. 그때의 이 장대식의 인간됨은 또 어떠했는지 아오? 허허허…》

그는 저도모르는 사이에 두눈을 슴벅이였다. 두사람은 운동장 한가운데를 천천히 걸었다.

김하규는 그대로 생각이 많았다.

《나도 같소. 조국이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던 그 나날 인민군대의 포병무력이 어떻게 세계를 딛고 올라서게 되였는가를 사람들은 아마 다는 모를거요.》

장대식은 여느때없이 몸이 약해지고 얼굴색도 창백한 김하규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소문을 듣자니까 외국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다 안 받고 돌아왔다면서?》

넓은 운동장 좌우에 솟아있는 산봉우리들, 그 중턱에서 자라는 소나무숲의 설레임소리가 시원스레 들려온다.

《어떻게 한생토록 태양의 덕만을 입으며 살겠소.》

김하규는 대덕산쪽을 향하여 머리를 돌렸다.

《동갑이! 내 맘까지 합쳐 대덕산을 더 잘 지켜주오.》

《알겠소. 그런데 왜 두번다시 만나지 못할것처럼 말하는거요?》

《내 몸이야 내가 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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