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1 장

3

(13)

 

《나야 무슨 수고랄게 있습니까. 모든걸 우리 장군님과 김정숙동지께서 가르쳐주고 이끌어주고 떠밀어주신 덕이지요.》

안동수는 감동의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부대에 와서 처음으로 느낀것이 바로 우리 장군님과 김정숙녀사의 사랑과 로고가 그 어디보다도 많이 깃든 곳이구나 하는것이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들려주시겠습니까?》

류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창가로 다가갔다. 그 로고의 자욱자욱들을 더듬는듯 이윽토록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약간 젖은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정말 가슴뜨거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우리 혁명무력이 조국을 보위할 정규군으로서의 자기 사명을 다하자면 하루빨리 이빠진 기술병종들을 꾸려야 한다시며… 특히 기동과 타격에 큰 의의를 부여하는 현대전의 특성에 맞게 땅크부대를 빨리 조직해야 한다면서 제일 체격이 좋고 각오가 높은 사람들로 부대를 꾸려주시고… 그처럼 나라사정이 긴장한 때에도… 정말 관심이 얼마나 크신지 모른답니다.》

《참, 장군님께서는 공화국을 창건하신지 한주일만인 지난해 9월 16일에도 부대에 오셨댔더군요.》

류경수는 감회깊은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감격도 컸던 그때를 그려보는듯 생각을 더듬다가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가 정말 힘겨운 전투를 할 때였지요.

거의 모든 대원들이 아직 우리 글도 잘 모르는 형편에서 그들에게 현대적과학기술의 종합체인 땅크의 작용원리를 가르치고 기재를 능숙히 다룰수 있게 준비시킨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였습니다. 모두들 욕망은 컸지만 기초지식이 없어 쩔쩔맸습니다. 나중엔 보병부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동무들까지 생겼답니다. 그러다나니 그들을 가르쳐야 할 지휘관들도 맥을 놓고 한숨을 쉬는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발전된 나라들에서도 몇년씩 걸려야 하는것을 우리가 어떻게 몇달새에 해낼수 있겠는가고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바로 이런 실정을 깊이 헤아려보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부대건설에 필요한 물질적조건을 마련해주시는 한편 땅크운전시범상학을 조직하시고 몸소 훈련장에 찾아오시였다. 현장에서 땅크운전시범상학을 통해 땅크병들에게 땅크가 결코 신비한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해주신 장군님께서는 훈련이 끝나자 땅크병들과 무릎을 마주하고 앉으시였다.

장군님께서는 항일무장투쟁시기 조선인민혁명군대원들이 류례없이 간고한 조건에서 강도 일제를 때려부시고 조국을 해방할수 있은것은 그들에게 강의한 혁명의지가 있었기때문이라고 하시면서 현대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땅크가 아무리 복잡하고 정밀하다 해도 그것 역시 사람이 만든것인만큼 누구나 배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달라붙으면 얼마든지 배울수 있다고 신심을 안겨주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새로운 신심과 용기에 넘쳐 가슴들을 들먹이며 앉아있는 땅크병들을 둘러보시면서 지금 남조선에서는 미제와 리승만괴뢰도당이 우리를 먹겠다고 칼을 벼리고있다, 그러니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남들은 땅크운전기술을 배우는데 몇년이 걸려야 한다지만 난 동무들에게 석달이라는 시간을 주려고 한다, 대답해보라, 석달동안에 땅크기술을 배우지 못하겠는가 하고 물으시였다.

땅크병들이 일제히 일어나 배울수 있다고 말씀드리자 장군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난 동무들을 믿는다, 석달후에는 인민군대의 기계화부대를 꾸려놓아야 한다, 석달후에 다시 와서 동무들의 결의실천정형을 보겠다고 하시였다.

장군님의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류경수는 저도모르게 가슴이 쿵 울리는것을 느꼈다. 그 어떤 무기나 전투기술기재를 보기전에 그것을 다루는 군인을 먼저 보고 그들의 사상을 발동시킨다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수 있다는, 말하자면 사상이 모든것을 결정한다는 철의 진리를 다시금 가슴벅차게 받아안았던것이다.

장군님의 크나큰 사랑과 믿음을 받아안은 땅크병들은 더욱 분발해나섰다. 한때 배우기 어렵다고 나약한 마음을 먹었던 자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밤을 패우며 구조작용원리를 터득하고 밥먹는 시간도 아까와 수첩을 손에 들고 전기회로를 보면서 수저를 놀리기도 했다.

이렇게 아글타글 땅크기술을 익혀갈 때 장군님께서는 민주건설을 위한 거창한 사업을 벌리시면서도 푼전을 아껴가며 마련하신 현대적인 땅크들과 자동포, 장갑차들을 보내주시였다. 부대에 몇대의 교육용땅크밖에 없어 애를 먹던 땅크병들은 환성을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훈련을 보다 높은 단계에로 밀고나갔다. 그리하여 석달만에는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을 수행했다는 보고를 드리게 되였다.

《우리들의 보고를 받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나라일에 그처럼 바쁘신 속에서도 약속대로 부대에 또 나오시였습니다. 그처럼 만족해하시면서 우리를 축하해주시고 군기도 수여해주시고… 우리 나라 첫 땅크부대의 자랑스러운 상징인 군기를 수여받으며 우리는 모두가 울었습니다.

이어 위대한 장군님을 모시고 열병식을 하였지요. 군기를 휘날리며 선두땅크가 주석단앞에 들어서고… 땅크들의 포탑마다에서 지휘관들이 장군님을 우러러 감사의 경례를 드리고…

발동기소리는 하늘땅을 진감했습니다. 포탑과 포신들은 해빛에 번쩍거리고 무한궤도는 와릉와릉 대지를 누벼가고… 장군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손들어 답례를 보내시며 환히 웃고계시였습니다. 그때 장군님의 안광에서는 물기가 번쩍이고있었습니다. 우리 땅크부대가 태여난것이 얼마나 장하고 기쁘시였으면…》

류경수는 그날의 격정이 되살아오르는듯 손수건을 꺼내여 눈굽을 찍었다.

《정말 장군님께서는 우리 땅크부대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끼지 않으시였습니다. 보십시오. 오늘은 또 이렇게 인민군신문사 책임주필동무까지 문화부려단장으로 보내주시지 않았습니까. 이것만 봐도 장군님께서 우리 땅크려단을 얼마나 중시하시는가 하는걸 알수 있지요.》

안동수는 류경수의 그 격정이 자기에게로 옮겨옴을 느끼며 가슴을 들먹이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군건설을 위해 바쳐오신 로고의 자욱자욱들이 이 순간 더더욱 눈굽을 태우며 안겨들었다. 평양학원 교원으로 임명받고 김책과 함께 차를 타고가면서 가슴뜨거운 이야기를 듣던 때로부터 시작하여 학원기간과 인민군신문사 책임주필이 되여 장군님의 군건설령도의 자욱자욱들을 따라걸으며 가슴벅차게 받아안은것은 우리 나라를 그 어떤 원쑤놈들도 다시는 넘볼수 없는 강력한 자주독립국가로 일떠세우시려는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이였고 그것을 외세에 조금도 의존함이 없이 오직 우리 나라의 군력으로 담보하시려는 확고한 신념이였고 드팀없는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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