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1 장

1

(4)

 

안동수는 발치에 있는 밤알 한알을 집어들었다. 한쪽면은 납작하고 한쪽은 반달마냥 동실한 밤알은 크기가 말눈깔사탕알만한데 기름을 바른듯 반들거리는것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운전사가 여기저기 뛰여다니며 밤알도 줏고 삭정이들도 주어모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밤알은 계속 후둑후둑 떨어져내렸다.

안동수와 류경수도 부지런히 밤알들을 주어 아이들처럼 연신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래호주머니들이 불룩불룩해지자 이번에는 모자를 벗어 거기에 밤을 담았다. 큰별들을 달았지만 마음은 아예 아이들시절로 돌아간듯싶다.

바로 그때 류경수가 갑자기 운전사를 찾았다.

《준호, 저게 참모장 차가 아닌가?》

그 소리에 안동수도 허리를 폈다. 류경수가 가리키는 큰길쪽을 바라보니 풀색군용차 한대가 뒤꽁무니에 먼지를 뽀얗게 말아올리며 달려오고있었다. 류경수는 밤을 주으면서도 거의 본능이다싶이 주변을 살피군 하는 모양이였다.

《옳습니다. 참모장동지 차입니다. 》

운전사가 삭정이를 한아름 안고오며 대답을 했다.

《마침이군. 가서 데려오오. 지휘관들이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은 일이요.》

《알았습니다. 》

운전사는 삭정이를 내려놓고 큰길쪽을 향해 냅다 뛰여갔다.

류경수가 그를 쳐다보며 가라앉은 소리로 말했다.

《참모장동무는 붉은군대 군관학교출신이요. 작전에 밝고 요구성이 높고 군률을 철칙으로 여기는 동무요. 사심이 없고…》

큰길에 나간 운전사가 마침 앞에 다달은 차를 손들어 세우는것이 보였다. 차문이 열리며 키가 후리후리한 군관이 차에서 내렸다. 운전사가 거수경례를 하고는 손으로 이쪽을 가리켰다. 이윽고 그 군관이 다시 차에 오르고… 차가 이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려단장네 차가 있는데서 멎더니 벌컥 차문이 열렸다.

《려단장동지!》

하관이 좀 빠르고 눈섭이 류달리 짙은 그는 류경수앞에 이르자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했다.

안동수는 가느스름히 눈을 쪼프렸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였던것이다.

류경수가 그에게 안동수를 소개했다.

《우리 려단 문화부려단장으로 임명되여오는 안동수동지요.》

참모장은 약간 동수에게 몸을 돌리며 거수경례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참모장 리영복입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안동수는 웃으며 《안동수입니다. 함께 손잡고 일해봅시다.》 하고 맞경례를 하다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땅크대대장동지가 아닙니까? 쏘도전쟁때… 45년도 2월에… 군단지휘부에서 만났던… 맞지요?》

의아해서 돌아보며 눈을 껌벅거리던 리영복의 얼굴에 환희의 빛이 확 살아올랐다. 《아, 그때의 그 기타수?!》하고 환성을 올리며 안동수의 손을 덥석 잡아흔든다. 《정말 반갑습니다. 결국 조국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였군요, 허허허. 그때 내가 떽떽거린다고 뒤에서 욕많이 했지요?》

안동수도 그의 손을 맞잡아흔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새 귀가 수태 간지러웠던 모양입니다. 만나자부터 그 이야기를 하는걸보니…》

류경수도 두사람을 쳐다보며 껄껄 웃었다.

《옛 전우들이 한부대에서 또 만났구만. 아주 좋소. 부대가 흥할 징조요.》

안동수가 웃으며 류경수에게 사연을 이야기했다.

《쏘도전쟁때 저 땅크대대장 아니, 참모장동지가 우리 책임자를 했댔습니다. 그때 군단에서 훈장수훈식이 있어 올라왔댔는데… 대렬책임을 졌던 저 참모장동지가 어찌나 떽떽거리던지… 그때 땀을 빼던 일을 생각하면… 허허허…》

셋은 마주보며 또 즐겁게 웃었다.

웃음소리가 가라앉자 참모장은 미안하다는듯 안동수에게 약간 고개를 숙여보이더니 류경수에게 돌아서며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려단장동지, 30련대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땅크 한대가 훈련도중 물웅뎅이에 거꾸로 들이박혔습니다.》

류경수가 고개를 획 돌렸다.

《뭐요? 어느 대대요?》

《2대대입니다. 214호인데… 운전수는…》

《상한 동무는 없소?》

류경수가 참모장의 말끝을 자르며 성급히 물었다.

《부운전수동무가 타박상을 입고 군의소에 실려갔습니다. 》

《심하게 상했다오?》

《경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

《가보기요.》

류경수는 모자에 담은 밤을 운전사에게 내밀며 안동수에게 허거프게 말했다.

《이거 부려단장동무에게 밤청대를 한번 톡톡히 내려댔는데… 안됐소.》

《어찌겠습니까. 이제야 그것도 내 집안일로 되였는데… 함께 갑시다.》

《그러기요.》

그들이 탄 승용차들은 다시 방향을 바꾸어 남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참모장 차는 사고현장으로 곧장 내달렸고 안동수네가 탄 려단장 차는 30련대 군의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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