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1 장

1

(2)

 

옆에서 안동수의 감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꿈만 같습니다. 조국에 온 그날부터 전투부대에서 싸우고싶기는 했었댔는데… 이렇게 큰 땅크부대를 맡겨주실줄이야… 이 신임에 보답을 할수 있겠는지… 걱정이 됩니다.》

류경수는 안동수의 손을 으스러지게 틀어쥐였다.

《힘껏 노력해봅시다. 참, 아까 장군님께서 부려단장동무이름을 안동수라고 부르던데… 언제 고쳤소? 난 안 울라지미르로 알고있었는데…》

안동수는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끼며 젖은 소리로 말했다.

《어제 저녁에… 우리 장군님께서 고쳐주셨습니다. 》

장군님께서?》

류경수는 놀라운 눈길로 안동수를 쳐다보았다.

《예, 어제저녁 저를 땅크려단 문화부려단장으로 임명하시면서… 참, 려단장동지이름도 장군님께서 지어주셨다지요?》

《그렇소. 원래는 류삼손이였는데 평양을 지키는 일군이 되라고 류경수라고 지어주셨소.》

안동수는 감심해서 말했다.

《그러니 우리들의 이름은 다 장군님께서 지어주셨군요.》

류경수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만, 이건 참 뜻이 깊은데… 안동수, 류경수라. 허허허, 동수, 경수… 경수, 동수…》

약간 흥분한듯 한 어조로 몇번이나 되뇌이던 류경수가 미소어린 눈길을 들었다.

《어떻소, 이름이… 서로 형제같지 않소?》

《예?》

불쑥 묻는 그의 말에 의아해서 돌아보던 안동수는 그제야 뇌리를 치는 생각에 기쁜 소리로 웅대했다.

《정말 그렇군요. 마지막자가 다 지킬수이니, 허허허 …》

《그렇단말이지, 허허허. 됐구만. 그런데… 가만, 부려단장동무는 나이가 몇이요?》

《스물아홉입니다. 》

류경수가 만족한듯 큰소리로 말했다.

《난 서른네살이요. 결국 내가 형인셈인데… 안그렇소?》

한눈을 찡긋하며 능청스럽게 하는 말에 안동수는 허허허 웃었다. 그가 무엇을 바라는지 대뜸에 리해되면서 가슴이 후더워졌다. 안동수는 가슴이 그들먹해졌지만 우정 내색을 않고 그루를 박듯 한마디 했다.

《형님으로 모셔달라는 말씀같은데… 공짜로는 안됩니다.》

《하하하.》

류경수는 몸을 뒤로 제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거 진짜 배짱이 맞는구만. 좋소. 내 한상 차리지. 장군님께서 동생을 하나 보내주셨는데 내 무얼 아끼겠소. 우리 순희동문 기뻐서 춤까지 출거요, 시동생이 생겼다구. 녀자들은 시동생이 제일 곱대, 하하하.》

《내가 곱다구요, 하하하.》

둘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차안이 떠나갈듯 웃어댔다.

젊은 운전사도 못참겠다는듯 킥킥거렸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몸매도 작은 황순희가 네활개를 펴고 잠을 자는 억대우같은 사나이인 문화부려단장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고와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라도 눈앞에 떠오르는지 계속 킥킥거렸다.

안동수는 웃으며 그를 돌아보고는 정색해서 말했다.

《부인님을 빨리 보고싶습니다. 아니, 이젠 형수님이지요. 산에서 싸울 때도 한부대에 계셨다지요?》

《아니, 벌써 인물료해까지 다 했소?》

류경수의 놀라는 말에 안동수는 시뭇이 웃었다.

《제가 신문사에 있었다는걸 잊으셨습니까? 기자들이란 언제나 사람들의 생활을…》

《하하하, 그럼 인사소개는 략해도 되겠군. 멋있소, 응. 자, 운전사, 속도 빨리!》

《알았습니다.》

량볼이 처녀들처럼 발기우리한 애티나는 운전사는 지휘관들의 롱이 재미나서 웃음을 가무리지 못하다가 힘있게 대답하며 연유공급답판을 지그시 밟았다.

차는 전속으로 산굽이를 에돌아갔다.

《우리도 사실 책임주필 아니, 부려단장동무에 대해서는 다른것들도 좀 알고있은것이 있소.》

류경수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였다.

안동수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돌아보았다.

《저에 대해서말입니까?》

《그렇소. 언제인가 장군님께서 말씀해주시더군. 우리 땅크부대에서 안동무에게 인사를 톡톡히 해야겠다고 하면서 말이요.》

《아니, 그건?》

《거 있잖소. 47문짜리 구두…》

《오.》

안동수는 그제야 류경수의 말뜻을 깨닫고 허허허 웃었다.

한해전 신문사 책임주필로 있을 때였다. 하루는 평양가까이에 주둔하고있던 쏘련군 사단장 야센꼬가 안동수를 찾아왔다. 쏘련군이 인차 철수하기때문에 신세갚음을 하러 왔다는것이였다.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겠는데 신세를 갚고 가야 할게 아니요. 그래 무엇이 요구되는지 어서 말하오.》

안동수는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찾아온것만도 정말 고맙습니다. 그것으로 신세를 갚은것으로 칩시다.》

야센꼬는 두손을 벌려보이며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요. 날 무얼로 만들자는거요? 어서 말하오.》

안동수는 갑자기 코허리가 시큰해졌다.

몇달전 어느날이였다.

안동수는 누이동생의 구두를 사주려고 상점에 갔다가 신발매대앞에서 한 쏘련군군관이 락심해서 돌아가는것을 보았었다. 그가 신은 신발이 낡은것 같은데도 그냥 돌아가는것이 이상해서 안동수는 판매원에게 사연을 물어보았다.

판매원은 저 쏘련군 군관이 47문 구두를 요구하는데 자기는 판매원을 하면서 그런 문수가 큰 구두는 한번 보지도 못했다고 하는것이였다.

안동수는 맞는 신발이 없어 다 해진 신발을 신고다니는 그 쏘련군관의 일이 남의 일같지 않았다. 그래 다음날부터 여기저기 탐문을 해서 끝내 질좋은 가죽을 구하게 되였다. 그는 구두점에 가서 47문짜리 구두 두컬레를 지어 가지고 야센꼬라는 그 쏘련군관을 찾아갔다. 야센꼬는 너무도 뜻밖이고 놀라와서 손을 꽉 잡고 놓을줄을 몰랐다.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