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4 회)

제 10 장

7

 

요영구골안이 생겨나 이 땅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이즈음처럼 손에 땀을 쥐고 하루하루를 긴장속에 보내고있은 때는 일찌기 없었다. 반《민생단》투쟁의 미친 바람이 행길을 휩쓸고 집집의 울타리를 허물어뜨리며 문간으로 때없이 들이닥치는 그런 순간에조차 지금같은 초조한 긴장을 느끼지 않았다. 그때는 공포이외의 다른 감정이 있을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희망과 불안과 신심과 걱정을 한가슴에 안고 모대기고있었다. 요영구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운명을 맡긴 다홍왜와 귀한 아들딸들을 싸움터로 보낸 천교령을 지켜보고있었다.

하루도 총포소리 멎는 날이 없는 요영구전장에서 수년간을 치우고 습관이 된 사람들이였지만 이번의 천교령전투를 두고는 누구나없이 가슴을 조였다. 《민생단》의 감투를 썼거나 그 련루자로 몰린 젊은이들, 그 험구를 뒤집어쓴 사람들의 아들과 딸들이 싸움터로 나간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천교령전투의 승패여부가 다홍왜에서 단신으로 혁명의 원칙을 지켜싸우실 장군님께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는것을 똑똑히 알고있었다.

이즈음에는 매일같이 요영구와 다홍왜사이를 말탄 사람들이 달려다녔다.

부락에서는 구당비서 김학림이가 반일자위대 젊은이들중에서 날랜 사람을 두명 선발하여 련락원으로 내띄웠으며 숙반에서는 백하일이가 두명의 숙반대원을 비밀리에 파견하였다.

첫 며칠동안에 날아온 소식들은 부락사람들을 몹시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천교령전투에 리유천이를 비롯하여 《민생단》관계자들을 몇명 뽑아보낸 일때문에 장군님께 그늘이 지워지고있다는것이였다.

이것은 숙반의 련락원들만 아니라 반일자위대 청년들도 같은 소식을 가지고 요영구에 들어왔다. 다홍왜에서 숙반대원에게 돌려보낸 강시중의 편지에는 보다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회의에서는 거의 모든 간부들이 일어나 조선공산주의자들이 들고일어선 민족해방구호는 《민생단》이 떠드는 《조선인에 의한 간도자치》의 구호와 같다고 목소리를 합쳐 떠들고있다는것과 자기 역시 회의에서 《현단계에서 조선민족의 해방에 대하여 말하는것은 공산국제의 로선에 저항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는것을 적었다.

백하일은 대단히 흥분하였다. 지금같은 형태로 나간다면 며칠안팎으로 이 요영구의 혁명성새가 물먹은 토담처럼 무너져내릴것 같고 장군님의 권위로 풀려나간 수감자들을 고스란히 그대로 붙잡아들여 처형하는 일을 걸차게 해제낄것 같았다.

《강시중이 괜찮아. 역시 야심가란말이야, 이전의 그 답답한 인테리 허건이에 비하면야 펄펄나는 인재지. 이 사람을 단단히 걷어쥐고 마지막까지 일을 잘 밀고나가야 할텐데…》

강시중의 편지는 그다음날에도 련속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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