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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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군참모부에서 《공비토벌》관계사무를 직접 담당한 핫또리대좌는 1934넌 10월 한달동안 연길, 왕청, 화룡 일대의 토벌지구들을 시찰하고 신경으로 올라가던중 도경선의 중요철도역의 하나인 춘양에서 참모부로 급히 부르는 참모장의 긴급전화를 받았다.
핫또리는 급히 신경으로 내달렸다.
관동군사령부에서는 그의 직속상관인 늙은 중장이 핫또리를 기다리고있었다. 그의 커다란 책상우에는 밤색 가죽뚜껑을 씌운 극비문건철 하나가 댕그랗게 놓여있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대좌, 자네는 지체없이 비행기편으로 북만땅에 가야 할것 같네. 북만에…》
중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핫또리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참으로 난처한 표정을 띄우고 뒤말을 잇는것이였다.
《
핫또리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늙은
《참모장각하, 그럴수는 없습니다. 저는 며칠전에
《그러나 현지의 〈토벌〉부대들에서는 벌써 세차례나 그런 보고를 제출하고있단말이야. 이것은 매우 심상치 않은 일이네. 사실이 그렇다면 동만유격근거지들을 북으로부터 공격해들어가라고 북만〈토벌대〉들에 떨군 명령을 취소하지 않을수 없는 일이야.》
핫또리는 늙은 참모장의 말을 두번다시 부정해버리고싶었으나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여 입을 다물었다.
늙은 중장은 핫또리가 분별있게 모든 일을 더듬어보고있다고 생각하며 다음말을 이었다.
《핫또리, 자네는 당분간 이곳의 사무를 인계하고 북만에 내려가 그곳 지구〈토벌대〉와 수비대, 경찰대, 무장자위단과 새로 보충되여가는
정안군무력을 통괄령솔하여 동만에서 들어간 유격대를 완전소멸해야 하네.
《각하, 명심하겠습니다.》
핫또리는 사실상 자기가 이제부터 현지지구 《토벌》
핫또리대좌는 하루동안 직무인계를 마치고 떠날 차비를 갖추었다.
핫또리는 자동차를 달려 장춘비행장으로 나갔다. 활주로에는 발동을 걸어놓은 비행기가 눈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다. 정비병들이 사다리를 들어다 비행기에 붙이고 기술정비상태를 보고하였다.
핫또리대좌가 탄 비행기는 곧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행기는 천천히 고도를 취하면서 장춘거리의 교외를 엇비듬히 에돌아 눈덮인 대륙의 무연한 벌과 둔덕과 산우로 날아갔다. 끝없는 대륙의 험한 산발들이 파도쳐간 상공을 비행하면서 핫또리는 문득 비행기로도 오랜 시간을 날아야 하는 저 넓은 험지들을 유격대는 어떠한 수단으로 그리도 빨리 기동하는지 참으로 알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외투로 몸을 감싸고 그우에 무릎모포까지 덮고있었으나 비행기안은 추웠다. 찬 대기속을 날고있는 비행기날개는 뽀얗게 얼어붙은 성에의 얇은 피막으로 둘러싸여있었다. 이따금 비행기동체가 불안스레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비행사는 대좌를 안심시킬 목적으로 비행기가 로야령산줄기를 동서쪽으로 바라보면서 액목현 땅을 날고있다고 알려주었다. 험한 산맥을 넘어갈 때는 기체의 변동으로 가끔 진동이 올수 있는것이다.
문득 핫또리의 눈에 흰 백설의 산야우에 푸르게 번뜩이는 골짜기가 내려다보였다. 저것이 경박호가 아닌가?… 비행기는 벌써 액목땅도 지나 이번 비행의 착륙지인 녕안땅에 들어선것이다.
비행기는 차츰 고도를 떨구면서 경박호대안을 따라 천천히 비행하더니 기수를 서쪽방향으로 꺾어 목단강줄기를 굽어보며 날았다. 이윽고 비행기는
목단강 동북쪽 군용비행장에 착륙하였다. 핫또리의 시찰을 통보받은 현지의 지구《토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