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3 회)

제 8 장

을미사변의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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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매일과 같이 조정의 친일파들이 김홍집이를 헐뜯는 하리질로 고종을 든장질하였으며 그에 덩달아 멋도 모르는 무능한 관료들조차 단지 고종의 안중에 들려는 욕심으로 김홍집이를 헐뜯었다. 그렇지 않아도 군국기무처에서 자신의 권한을 대폭축소시킨 개혁을 주도한 김홍집에 대해 은근히 불만을 품고있던 고종은 친일파들의 탄핵과 궁성안의 여론에 기울어지지 않을수 없었다. 탁지대신 어윤중, 외무대신 김윤식은 반대하였다. 이렇게 되자 박영효는 상감마마의 립석하에 각의를 열어 이 문제를 결정하자고 자의로 결론하였다.

한편 민비는 친일파인 조희연을 정계에서 축출하려고 눈을 밝히였다.

더우기 그는 작년 여름 일본군이 왕궁을 습격할 때 조희연이가 앞장에서 날뛰였을뿐만아니라 자기 집을 민씨일파를 타도하기 위한 근거지로 삼았고 대원군의 입궐도 앞장에서 주도했다는것으로 하여 그에 대한 원한이 남달리 깊었다. 그는 이 기회에 조희연뿐아니라 내각갱질을 단행하여 이노우에가 추천한 친일파들을 모조리 쫓아내야겠다고 부심하였다.

어전회의에서 고종은 군무대신처분의 건에 대해 명령을 내렸으나 정부대신들은 아직도 이를 시행치 않으니 이는 이 나라에 임금이 없다는것이나 다름없다고 여러 신하들을 향해 성이 나서 말하였다.

김홍집은 조희연을 파면해야 한다면 마땅히 이 사건을 조종한 군무관방장 정란교도 동시에 파직시켜야 할줄로 안다고 하였으나 고종은 그 일은 그다지 급한것이 아니라고 김홍집의 제의를 일축하여버렸다.

자신에 대한 고종의 태도를 알아차린 김홍집은 퇴궐하는 즉시 사임하고 이튿날부터 내각에 나오지 않았으며 박영효가 판을 치는 내각에는 눈이 시리여 있지 못하겠다고 어윤중이와 김윤식이도 사표를 내고말았다.

이 일로 하여 고종은 골살을 찌프렸지만 민비는 도리여 통쾌해하였다.

그는 이 기회에 아예 개각해치을 결심이였다.

《그럼 총리는 누굴 앉히겠소?》

《당장이야 박영효를 총리대신서리로 앉혀야지요. 그러면서 두고봅시다.》

고종의 물음에 이렇게 웅대하는 민비의 눈은 웃고있었다. 그는 이미 내심으로 박정양이를 신임총리로 임명할 타산을 세우고있었던것이다.

류선화며 치자, 석류나무들이 놓여있는 화초대앞에 화문석을 펴고 박영효, 서광범,리규완, 신응희, 정란교들이 앉아있었다. 이들은 모두 일본망명객들이였으며 친일파로 전락된 박영효의 심복들이였다.

주안상이 차려진 한가운데는 불고기화로가 놓여있었다.

해가 지붕너머로 사라진 마당은 시원한감을 주었다.

신응희가 놋술잔을 쳐들었다.

《자, 우리 박대감께서 총리대신서리로 승진하신것을 경하하여 듭시다.》

리규완이가 그를 만류했다.

《가만, 하필이면 총리대신이라고 해야지 서리는 뭐야?》

《옳소이다. 총리대신이야 박대감 말고 또 있소?》

박영효는 이들을 흐뭇해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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