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 회)
제 5 장
10
(2)
반성위는 보금이까지 만나고나서는 어디로 더 돌아다니거나 누구를 만나는 일도 없이 구정부에 나가앉아서 국제당 원동국에 가서 할 보고문초안을 썼다.
건망증이 심한 그는 인상들이 흐려지기 전에 보고 느끼고 체험한것들을 보고문에 생동하게 반영하려고 여기 현지의 불편한 조건에서 집필의 낮과 밤을 이어갔던것이다.
밤에는 등잔불심지를 자꾸 돋구어올려 코밑에 그을음이 까맣게 올랐다.
…나는 왕청에 이르러 농민들과 함께 밭갈이를 하는
첫상봉의 시각 그는 밭머리에서 나에게 반겨웃으며 흙이 묻은 손을 내밀었다. 이 하나의 사실은 심각한 사상의 암시이며 상징이기도 했다고 나는 지금 생각하게 된다.
그는 전세계 프로레타리아트의 재부로 된 로씨야 10월사회주의혁명의 경험을 비판하고있는가?
아니다. 나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로씨야혁명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이며 그 전취물로서 세계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대륙에 세워진 쏘베트정권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자이다.
우리에게로 들어왔던 통보자료들과 무기명서한의 내용들은 이곳 근거지의 현실에 대한 엄중한 외곡이며 비방이며 증상이다.
나는 여기에 나와서 그 진상을 알게 되였다. 나는 여러 지방의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담화하였으며 내 눈으로 직접 놀라운 현실을 보았다.
그는 일부 동만유격근거지에 선 쏘베트정권과 그 좌경적시책을 비판한것이지 로씨야혁명과 그의 산아인 쏘베트를 비난한것은 아니다.
쏘베트는 그 선거세칙에서부터 광범한 반일력량을 다 망라할수 있는 견인력을 상실한 전제조건을 가지고있었다. 실례로 쏘베트의 대표자 선출비률을 보면 로동자는 5명에 1명이고 농민은 30명에 1명이다. 이것은 너무나 현격한 차이이다. 쏘베트가 실시한 제반시책들은 더욱 엄중한 후과들을 가져왔다.
쏘베트는 사회주의혁명의 구호를 내걸고 조선혁명의 성격과 농민들의 준비정도에는 관계없이 토지의 《공동소유》, 《공동경작》을 실시하려고 광분하였으며 실제상 농민들을 혁명의 대상으로 밀어놓고 그들과 투쟁한셈이다. 많은 농민들이 유격근거지를 떠났으며 그것이 사회에 여론화되여 혁명은 대중적지반을 잃을 위험에 처하였다.
《로씨야혁명의 경험에서 쏘베트를 직수입해들여 그것을 우격다짐으로 내리먹이려는것이 쏘련에 대한 지지가 아닙니다. 우리의 준엄한 혁명실천은 그것이 10월혁명의 귀중한 경험에 대한 란폭한 훼손이라는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농민들의 세기적숙망을 풀어줌으로써 수백만 근로민중을 한품에 걷어안게 되였다. 농민대중들의 혁명기세는 하늘을 찌르고있다.
토지개혁에서는 친일지주들의 토지만 몰수하였기때문에 적지 않은 지주들까지도 혁명에 동정을 표시하며 반일전선을 지원할 기세를 보이고있다. 이것은 민족주의자들과 그들의 허약한 무장력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쳐 반일전선에서 공산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의 련합이 형성될 하나의 국면을 열어놓은셈으로 된다.
지난날 조선농민들은 불행이 닥치면 하늘에 대고 제를 지내며 복을 내려줍시사 하고 손이 닳도록 빌었다. 그런데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여기에서 쏘베트라는 말은 어느사이엔가 저절로 사라졌다.
동지들!
일제와 예속자본가들의 기업운영은 엄격히 금지되고 수공업자, 량심적인 민족자본가들의 기업활동이 장려될것이다.
녀자들도 남자들과 평등한 권리를 향유하게 되며 근거지안의 전체 인민들이 글을 배우고 모든 학령아동들은 인민혁명정부의 보살핌속에서 무료로 공부하게 될것이다.
이렇듯 두만강연안유격근거지에는 착취가 없고 압박이 없고 근로대중이 사회의 주인으로 된 지상천국이 꾸려지고있다.
근거지의 이 눈부신 현실은 혁명이 승리한 다음 건설될 새 조국의 본보기로 될것이다.
나는 무식으로부터(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그러자면 하나의 전선을 펴야 하는데 그것은 벌써 유격전쟁의 방법이 아닙니다. 맑스나 엥겔스, 레닌의 시대에는 산업혁명의 결과 기술문명의 혜택으로 일정한 정도로 문명해지고 조직성이 강한 산업프로레타리아트의 대군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주민의 절대다수가 빈고농들입니다. 이들은 봉건통치배들과 일제의 우민화정책의 희생물들입니다. 우리 인민들은 문맹의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글도 제대로 못 봅니다. 그러나 2중3중의 억압과 착취를 체험하여 어느 나라 인민들보다도 혁명성이 강합니다.
때문에 우리 혁명이 목적하는 새 사회의 본보기를 이곳 근거지에 꾸려놓고 실물로 보여준다면 인민들은 우리 공산주의자들을 지지하여 따라나설것이며 막을수 없는 힘으로 혁명전에 떨쳐나설것입니다.
근거지는 이러한 역할도 수행하게 됩니다.》
혁명은 유격근거지와 그 둘레에 꾸려지는 반유격구, 적통치구역의 지하조직들과 혁명활동거점들을 통하여 인민대중속에 깊이 뿌리를 내린다. 비록 근거지가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지 않고 유격대의 력량이 적에 비하여 적다 하더라도 인민대중속에 무궁한 종심만 형성하면 혁명력량은 소멸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라나 일제를 타승할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