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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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룡산이네 추격대는 울창한 숲속을 누비며 사동방향으로 나가다가 어느 높은 령마루에 올랐다.

그들은 아득한 지평선쪽으로부터 번져오는 대화재의 불길을 보았다.

화재의 불길이 지나온 뒤의 광활한 황야의 어둠속에는 수백수천으로 헤아려지는 모닥불같은것이 타고있었다. 그것은 부락들이 불타고있는것이였다. 멀고 가까운곳에서 둔중한 폭음이 울려오고 그 사이사이로 총성이 들려왔다. 왜놈들이 《토벌》전을 벌린것이 분명했다.

바람을 타고 연기내, 재티, 피비린내가 날아들것만 같았다. 사람들의 아우성이 간간이 들려오는듯 했다.

그들이 사동쪽으로 내뻗은 길에 들어서 한참 걸어가는데 앞쪽에서 말소리가 융융 나더니 사람의 그림자가 불쑥 나타났다.

그들은 몸을 날려 길가의 숲속에 엎드렸다.

중키에 힘꼴이나 쓰게 생긴 사람이 웬 사나이를 부축하고 그들의 눈앞을 지나갔다.

창억이 미심쩍은 생각에 그쪽을 쏘아보는데 옆에서 누군가 휘파람같은 소리로 속삭였다.

《저게 동호 아니야?》

그들은 장룡산의 손짓에 따라 일시에 달려나가며 손을 들라고 소리쳤다. 농민복차림을 한 중키의 남자는 마동호를 부축한채로 홱 돌아서며 총부리를 내댔다. 그의 몸에서는 범접 못할 위세가 풍기였다.

《돈주머니를 털자는겐가? 어리석은- 자식들-》

그 사람은 눈에 적의를 번뜩이며 거칠게 내쏘았다.

《허- 이것 봐라, 우리를 뭘로 아는게야?》 장룡산은 자기를 겨눈 총구앞에서 태연하게 몸을 흔들거리며 주눅이 좋게 히죽거렸다.

《우리는 마적도 비적도 아닐세. 우리는 왕청유격대요!》

《동무들, 이건 큰 오해이구만! 총을 거두시오!》하고 그 사람은 반기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장룡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도대체 누군데 이래라저래란가?》

농민복차림의 사람은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마동호의 잔등에 손을 얹었다.

《이 동무가 당신네 대원이 아니요?》

마동호는 비틀거리다가 장룡산의 발밑에 쓰러졌다.

장룡산은 덮치듯이 그의 어깨를 와락 거머쥐고 불이 황황 이는 눈으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장포리형님! 아버지를… 아버지를 돌려세워보자구 따라갔다가…》

창억이 그의 옆으로 다가서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제탓입니다. 동호 아버지가 쏘베트를 험하게 욕하는 소릴 듣고도 제가 미처 보고를 못해서 이런…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비켜서라!》

장룡산은 그를 와락 밀쳐버리고는 외면하여 돌아섰다.

《어허, 왜 이렇게 복잡하냐?》

그는 혼자소리로 뇌까리며 숨을 험하게 몰아쉬였다.

농민복차림의 사람이 그에게로 다가서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거지에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모르겠소. 일이 잘돼가댔는데 요새는 무슨 도깨비바람이 부는지 속이 푹푹 썩는 일뿐이요!》

이렇게 내뿜고보니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장룡산은 그 사람을 찬찬히 살펴봤다. 어둠속이지만 그는 성미가 매우 강직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요?》

《인사가 늦어 미안합니다. 저는 김일성장군님의 파견을 받고온 공작원입니다. 김중권이라고 합니다.》

《예?》

장룡산은 펄쩍 놀라 한걸음 물러섰다가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거 몰라보고 안됐습니다. 하- 기차다! 이런데서 만나다니! 왕청유격대 중대장 장룡산이올시다!》

《반갑습니다! 근거지에 들어가서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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