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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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풍걸의 손을 잡은 장문휴는 그를 미덥게 바라보았다.

《자넨 당나라를 수없이 드나들었다니 능히 큰일을 해낼수 있을걸세. 로비는 넉넉히 주겠으니 군사들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사람을 데리고 당나라로 가게. 마침 당나라로 가는 장사군이 있으니 그 일행과 동행하면 좋을거네.》

발해와 당나라는 표면상으로는 화친한 까닭에 두 나라의 장사군들이 서로 오가며 장사판을 크게 벌리고있었다.

《당나라의 장안에 태자이신 계루왕전하께서 가계시니 전하께 문예가 도망쳐간 사실을 알리고 그다음 문예놈의 행처를 알아내여 나에게 알려주게.》

장문휴는 증오에 차서 말했다.

《그놈의 행처를 알아내야 나라에서 그놈을 잡아들이자고 할 때 재빨리 실행할수 있는거네. 내 말을 알만 한가?》

도독으로부터 남달리 중요한 령을 받았다는 자부감에 풍걸이 으쓱해서 입을 열었다.

《대장군어른, 념려마시오이다. 소인이 장안이란데를 구석구석까지 잘 아니 역적놈의 목을 따가지고 돌아오겠소이다.》

장문휴는 그 배심이 마음에 들었다.

이녀석은 어느모로 보나 괜찮다니까…

장문휴에게는 풍걸이의 뼈대가 굵고 단단한 골격도, 령리함이 어려있는 영채도는 두눈과 잘생긴 얼굴도 다 마음에 들었다.

《아니, 이런 일은 혈기나 부려서는 안돼. 역적놈의 행처를 알아내는것도 아주 어려울거네. 당나라놈들이 역적놈을 크게 싸고돌것이니까. 그놈들이 역적놈을 깊이 숨겨둘것이니 계루왕의 도움을 받아야 할거네. 혈기만 부릴 생각 말고 놈의 행처만을 알아내게. 이틀후 배길로 당나라에 가는 장사군의 행차가 있으니 차비를 하게.》

《알았소이다.》

풍걸이 나간지 얼마 안있어 호력이 숨을 헐썩이며 들어왔다.

《도독어른, 이번엔 찾은것 같소이다. 아, 찾은것 같다니까요.》

밑도끝도 없이 그저 찾았다고 하는 소리에 장문휴는 두눈을 치떴다.

《이 녀석아, 숨이나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말하렴.》

그제서야 제 가슴을 쿵쿵 두드리고난 호력이 싱글거리며 말했다.

《도독어른께서 찾고저 하는 인재를 이번엔 찾은것 같소이다. 사람들 말이 성밖의 마을에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왕씨성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학식이 료동성에서 으뜸이라 할만치 뛰여나고 또 병법에도 환하다고 하오이다.

뭐 나라적으로도 그런 재사는 몇 안될거라나요. 그 사람의 학식은 동명성제를 도와 고구려를 세우는데 크게 기여를 한 오이나 마리에 못하지 않고 지략은 또 당나라가 그처럼 떠들어대는 제갈공명과도 견줄바라 하오이다. 게다가 고구려때에는 대대로 벼슬을 한 집이라 하오이다.》

귀맛이 번쩍 돌게 하는 그 말에 장문휴는 벙글 웃었다.

요즘 장문휴에게는 고심하는 문제가 있었다. 군진들과 고을들을 돌아보며 느낀것은 제살궁리밖에 모르는 탐관오리들을 갈아치우지 않고서는 나라방비의 중책을 감당할수 없겠다는 그것이였다.

그것들을 그냥 두어가지고서는 절대로 군심도 민심도 얻을수 없었다.

그래서 이 고비를 넘긴 다음 그것들을 결단코 몰아낼 생각이였다.

그런데 그 일을 맡아할 인재가 신통치 않았다.

조정에 청해서 고인의 같은 인재들을 데려올수도 있겠지만 지금껏 자기 휘하에서 인재를 찾아쓴 그 법도를 깨기도 싫고 보다는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이 일만은 뜻대로 내밀수 없을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곳의 형편에 생소한 사람들이 누구를 안다고 인재등용을 바로할수 있겠는가.

결국 적임자로는 이곳의 사람들뿐아니라 안원부의 모든것에 대해서 잘 아는 이 고장의 토배기여야 했다.

그래서 호력이네 전령군사들에게 사람들이 칭찬하는 그런 인재들을 듣게 되면 즉시 알리라고 분부를 한터였다.

날마다 공문서때문에 사방을 돌아다녀야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보다 항간에 돌아가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것이였다.

그동안 이들이 알아온 인재라는 사람들을 몇명 만나보았는데 소문에 비해 그리 난 인물이 못되였다.

장문휴가 바라는 인물은 청렴하고 대바른 인재들을 천거할만 한 인품을 갖추었을뿐아니라 복잡한 전장의 형세속에서도 막힘없이 용이하게 활용할수 있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였다.

그런 사람이라야 곁에서 백사만사를 옳바르게 의논할수 있을것이였다.

하여간 이미 만나본 사람들속에서 오른팔로 씀직한 큰 인물은 고를수 없었지만 그만하면 내버려둘수 없는 인재들이라 적당한 한자리씩 주어 부의 정사를 돕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제발 큰 인물이여야겠는데…

장문휴는 급히 평백성차림의 옷을 갈아입었다.

인재를 만날 때 백성의 행세를 해야 그의 됨됨을 더 잘 알수 있다고 생각한때문이였다.

머리에까지 평민처럼 검은색 베수건을 쓴 장문휴는 호력이에게 일렀다.

《자넨 맑은 술 한동이를 가져오게.》

《또 말이오이까?》

장문휴는 웃으며 말했다.

《술 한동이가 그리도 아깝더냐. 술이 열동이가 아니라 백동이를 바치고도 마음에 드는 사람만 얻을수 있다면 한이 없겠다.

이번엔 직감이 달라. 오이, 마리와 견줄만 한 학식을 갖춘 사람이라니 재사가 틀림없어. 그런 사람을 어찌 빈손으로 만난단 말이냐.

얼른 술 한동이를 말우에 실어라.》

이윽고 백마에 오른 장문휴는 말우에 술동이를 얹은 호력이를 뒤에 달고 영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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