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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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호력이를 슬하에 두고 쇠소리나는 싸움군으로 키우는것이 로인의 기대에 보답하는것이라 생각했기때문이였다.

그때를 돌이켜보던 장문휴는 나직이 말했다.

《동모산이 태묻은 고향이기에 기분이 좋다고 한다면 그건 옳은 대답이라고 할수 없다.》

강물이 굽이쳐흐르는 오루하를 등에 지고 돌아선 장문휴는 남쪽하늘을 가리켰다.

《저앞에 말이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높고 제일로 장엄한 명산이 있다. 그 산이 보이느냐?》

호력이 앞을 바라보니 산봉우리마다 서로 어슷비슷할뿐 뚝 두드러지게 높은 산이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이상하여 호력은 고개를 기웃거릴뿐 입을 열지 못했다.

《허- 그럼 내 눈이 잘못되였나?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이어 장문휴의 목소리가 엄해졌다.

《넌 눈이 아니라 마음에 병든것 같다. 너의 마음속에 동모산이 있다면 그 어디에 가있든 우리 겨레의 성산이 우뚝 보일게다.

성산은 마음으로 느껴야 하는바 그 성산이 우리 겨레가 태고적부터 조종의 산이라 일러오는 태백산(백두산)임을 그래 모른단 말이냐?》

그만에야 호력이 《아, 태백산!》하고 탄성을 터치였다.

《그래, 우리 겨레의 조종의 산은 동모산의 남쪽하늘에 숭엄히 솟아있다.

여기서 말을 타고 내달리면 불과 하루길도 못되는 저앞에 사시장철 흰눈을 떠이고 구름우에 솟아있는 태백산에는 맑고 푸른 물이 일렁이는 굉장히 큰 천지가 있다. 그런 천지는 세상에 더는 없을게다.》

장문휴는 호력이의 뒤에 선 호위군사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그가 진정 발해사람이라면 성무고황제께서 어이하여 여기 동모산에다 나라의 도읍을 정하셨는지 그 심원한 뜻을 알고있어야 한다.》

장문휴가 지금 가슴을 울렁이는 속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10여년전 태자이던 황상을 따라 반란을 일으킨 불지역의 말갈을 평정할 때 그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였다.

《원래부터 성무고황제의 가문은 고구려시절 바로 여기 동모산에 터를 닦은 명문가였다고 한다. 성무고황제뿐아니라 진국렬황제(대조영의 아버지 대중상의 시호)도 동모산에 태를 묻었다고 한다.

난 태백산을 가까이한 고장일수록 조종의 산을 숭상하고 지키려 하는 겨레의 마음이 보다 강렬해진다고 생각한다. 고구려는 없어졌어도 동모산사람들이 하나로 굳게 뭉쳐 싸웠기에 이곳에만은 그 어떤 외적도 기여들지 못했다.

고구려가 그러했듯 박달겨레를 크게 안아일으킬 큰 포부를 지니신 진국렬황제는 태백산을 머리우에 떠인 여기 동모산에서 진국을 세우시였다.

선친의 뜻을 이은 성무고황제는 진국의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의 서쪽변방의 고을이던 영주로 원정하여 천문령에서 당나라의 대군을 크게 이기셨다.

당나라것들이 동모산을 넘보지 못하게 호되게 족친 성무고황제께서는 승전고속에 동모산으로 돌아오시여 조상의 땅을 전부 되찾을 결심으로 국호를 발해라 고치신거다.

조종의 산을 이고 그 위엄으로 강대국을 일떠세울수 있다는것이 성무고황제의 지론이라고 할수 있다.》

장문휴는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호력이를 굽어보았다.

《그래 이젠 동모산을 어떻게 대해야 하겠는지 알겠느냐?》

호력이의 두눈이 기쁨으로 번쩍였다.

《이젠 알았소이다. 태백산을 떠나서 동모산도 있을수 없다는것을 말이오이다.》

장문휴가 철썩 호력이의 등을 쳤다.

《바로 그거다. 발해가 조종의 산을 떠이고있기에 우리가 천하의 강대국이였던 고구려를 이어갈수 있는게다.

이걸 아는자만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수 있다.》

장문휴는 경건한 눈길로 태백산쪽 하늘을 쳐다보는 군사들에게 말했다.

《자네들도 그걸 명심하게.》

《알겠소이다.》하고 일제히 입을 모아 대답하는 군사들속에서 늙은 군졸이 한걸음 나섰다.

《외람된 일이오만 하나 청을 드리고저 하오이다. 며칠전 대장군어른께서는 동모산에 가면 저희들에게 며칠동안 식솔들과 지내라고 집에 가라 했는데 정말 그렇게 해도 되겠소이까.

이제 당장 나라에서 어떤 령을 내릴지 모르는데 어찌 곁에 제 집 있다 해서… 하루밤이나 쉬고는 군영으로 오도록 령을 내려주사이다.》

그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 장문휴는 눈길을 떨구었다.

한달전 장문휴는 불의 군영에서 상주문을 올리였다.

우리의 곁에도 적국의 간자들이 배겨있을것이고 그로 하여 수원정을 개시한다면 그 즉시 우리의 움직임이 당나라에도 알려질것이며 이때라고 그것들이 우리의 서부로 대군을 들이밀수 있을것이다.

가짜행동으로 상대를 속임으로써 자기의 진의도를 감추고 상대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의의 공격을 가하여 승전을 이룬다는것이 성동격서이니 우리가 경군의 주력으로 무은 원정군을 전부 수로 들이민다면 바로 이때라고 당나라것들이 우리의 서부를 때릴수 있다.

물론 조정에서 그것을 내다보고 안원부의 대군(지방군)이 엄중경계를 펴도록 령을 내리였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다스릴수록 보다 굳세여지고 조일수록 물샐틈이 없어진다고 원정군에서 한 절반의 병력을 뚝 떼여가지고 서부변방을 증원한다면 전시에 다른 부의 군사들을 다치지 않고서도 적의 기도를 손쉽게 짓부셔버릴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원정군은 절반의 병력으로도 얼마든지 수말갈을 평정할수 있다라는 상주문이였다.

그때문에 어전에서 의논하겠다며 조정에서 그를 부른것이였다.

바로 래일이 동모산에서 어전회의를 여는 날이였다.

그 어전회의에서 황상이 수원정군에게 출전령을 내릴것은 명백한 일이였다.

장문휴는 미더운 눈길로 늙은 군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대의 마음을 알겠소. 그대와 같은 군사들이 있기에 적을 이길수 있는거요.

하지만 이미 군령을 내렸으니 며칠간 집에 가 쉬오. 식솔들이 좋아할거요.》

장문휴는 호력이부터 등을 떠밀었다.

군사들을 모두 집으로 보내고서야 장문휴는 백마우에 올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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