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2 회)

제 2 편

(26)

(2)

 

설경성이 제일로 관심을 가진 장수로는 한희유였다.

초야에 있을 때 장차 나라의 군사를 통솔할 대장으로는 한희유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설경성은 그에 대해서 잘 알고있을 홍자번을 찾아갔다.

설경성이 찾아온 사연을 안 홍자번이 한희유는 타고난 장수라며 칭찬해마지않았다.

《한희유는 가주고을태생일세. 아이때부터 무술과 병법을 이악하게 배운바도 있지만 두려움을 모르는 용맹을 타고났네. 내 보건대 오늘 우리 나라에 그와 견줄 장수는 없네. 이웃나라들에도 없을거네.

우리의 지경을 범했던 원나라군을 정벌할 때 있었던 일을 들려주지. 그때 한희유는 고려군의 선봉장으로서 선참 적진에 뛰여들었네. 했더니 적들이 벌떼처럼 그에게 달려들었지.

그런데 그 사람이 솔선 앞장에서 달려나가며 긴 창을 휘둘러댔더니 삽시에 적들이 무리로 쓰러지고 진격로가 열리더라니까.

그의 용맹에 원나라군사들은 기절초풍을 하였네. 적장이 한희유를 가리키며 비명을 지르기를 오늘의 관운장, 조운이라나…

한희유의 됨됨을 말한다면 성품이 활달하고 정직한데다 아주 청렴해서 남의 재물에 절대로 탐을 내지 않네. 그래서 얼마 안되는 록봉으로 살아가자니 살림이 여간 구차스럽지 않네. 소문에 안사람이 늘 바가지를 들고 쌀을 꾸러 다닌다고 하네.》

설경성은 의문점을 입에 올렸다.

《한희유가 타고난 장수라는데 왜 아직도 상장군이 못되였나?》

홍자번의 두눈에 적의가 번쩍이였다.

《그건 간신 조인규놈때문일세. 그따위 오사리잡놈이 어떻게 조정에 기여들어왔는지… 수치일세.

한희유가 나와 가까운건 사실일세. 그때문에 나를 꺼려하던 조인규놈이 임금의 측근에서 사사모사로 훼방을 놓았으니 어찌 상장군으로 출세를 할수 있었겠나?

그따위 놈때문에 군부의 대들보감이 썩고있었으니… 그러나 이젠 마음이 놓이네. 그대같은 인재가 성상페하를 보필하고있으니 그놈이 맥을 추지 못할걸세.》

설경성이 다른 사람들도 만나 한희유에 대해서 료해하고났을 때 내안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국서를 가지고 원나라사신들이 찾아왔다.

그 소식에 유독 설경성이만은 놀라지 않았다.

원나라에 가있을 때 예견했던바 그대로이기때문이였다.

내안은 후비라이의 적수인 오고타이한국의 대한 해도와 내통한 원나라의 장수였다.

몽골의 대귀족인 내안이 료동에서 10만대군을 통솔하는 군장으로서 룡상을 넘보던중 해도와 손을 잡자 그의 친구들인 합단, 실도아까지 들고일어났다.

군력으로써만 원나라에 빼앗긴 강토를 수복할수 있다는것을 통절하게 느낀바가 있는 설경성은 드디여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고 무릎을 쳤다.

한걸음만 내디뎌도 강토를 되찾을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것이라는 생각에 설경성은 지체없이 임금을 찾아갔다.

홀로 임금앞에 나선 설경성은 기탄없이 의견을 터놓았다.

《성상페하께서 북쪽의 강토를 수복할수 있는 때가 온것 같소이다.》

웃음이 가득 실렸던 임금의 얼굴이 정색해졌다.

《그건 무슨 소린가?》

두손을 모아잡으며 설경성이 절절하게 아뢰였다.

《이웃집에 불이 났을 때 도와주는것이 도리가 아니겠소이까?》

《그러니 내안의 군란을 평정하러 우리 군사를 원나라에 파해야 한다 그거겠소?》

《그렇소이다.》

임금이 대궐안을 거닐며 설경성을 기대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하긴 경보다 원나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지. 내안의 군란이 장차 어찌 될것 같은고?》

이미 그에 대한 견해도 세워가지고 온 설경성이였다.

《고려를 내놓고 천하에 원나라군주와 맞설수 있는 군주나 장수는 없을것이오이다. 원나라군주가 문무를 겸비했다는것은 세상이 아는바이오이다.

오고타이한국의 대한 해도가 원나라와 형제의 나라로서 후비라이와 맞서려고 하는데 사실 그는 자기가 원나라군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것을 모르는 사람이오이다.

오고타이의 아들이라는 해도조차도 원나라군주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데 내안따위야 더 말해 무엇하겠소이까?》

임금이 웃으며 걸음을 멈추었다.

《그걸 알면서도 군사를 파하자는건 뭔가? 공연히 소란스럽기나 하지.》

《바로 거기에 요점이 있는것이오이다.

옛말에도 반드시 공세를 취해야 할 대목에 앉아뭉개면 도리여 불행이 닥쳐든다고 하였소이다.

오늘 하늘이 성상페하로 하여금 강토를 수복할수 있는 기회를 주었소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즉시 대군을 들이미는것은 이웃집의 불을 끄는데도 크게 도움을 줄수 있소이다.

원나라군주가 명장이라는 평판은 자자하나 늙은 몸이라 반란을 평정하는 일이 힘에 부칠것이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상페하께서 강건너 불보듯 하신다면 그로 하여 고려까지도 원나라를 도우려 하지 않는다는것이 세상에 알려질것이며 또 해도는 내안에게 얼마나 큰 힘을 주겠소이까. 그러면 원나라가 불리할것은 자명한 리치이오이다.

만일 해도와 손을 잡은 내안이 뜻을 이룬다면 그것들은 오고타이가 그러했던것처럼 우리 고려로 쳐들어오자고 할것이오이다.》

임금은 무거운 걸음으로 대궐안을 거닐었다.

설경성의 말에 일리가 있다. 오고타이가 고려에 전란을 들씌웠다면 후비라이는 그 싸움을 거두고 우리와 화친을 맺게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후비라이를 도와 오고타이의 족속들을 족치는것이 우리에게 리로운것이다.…

《해도가 원나라에 대군을 들이밀기 전에 성상페하께서 손을 쓰셔야 하오이다.

고려군이 압록강이북에 진을 친 내안을 토벌하러 나섰다는 소문이 나면 해도도 고려의 군력을 모르는바는 아닐것이라 군사를 일으키지 못할것이오이다.

결국 성상페하께서 출병을 허락하시면 원나라를 해치려드는 반란의 무리를 답새기는것으로서 후비라이를 크게 돕는것으로 되고 아울러 우리의 강토를 되찾는 길로 이어질수 있소이다.

더불어 우리의 강토로 날아드는 전란의 불찌를 미리 막아내는것이기도 하오이다.》

걸음을 멈춘 임금이 의아한 눈길로 설경성을 바라보았다.

《불찌란건 또 무슨 소린가?》

설경성이 힘주어 말했다.

《그전에 칭기스한이 금나라를 칠 때 그 땅에서 쫓겨난 거란것들이 우리 나라로 기여들어와 얼마나 애를 먹었소이까? 반란을 일으킨 내안이 패하는 경우 우리가 압록강가에 진을 치지 않는다면 패잔의 무리가 우리의 강토로 달려들것은 뻔한 일이오이다.》

임금이 경탄의 눈길로 설경성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정녕 보통사람이 아니로구나.

《그렇다면 누구에게 대군을 주어 보냈으면 좋겠는가?》

설경성이 몸을 꼿꼿이 펴며 대꾸했다.

《그 누구도 성상페하를 대신할수 없소이다.》

《?!…》

《오로지 성상페하께서만이 이 일을 해낼수 있사옵니다.》

설경성은 너무 외람된 생각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옛글에도 군사는 큰 어른이 거느릴수록 승전이 크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성상페하께서 대군을 친솔하시고 가야 내안이나 해도에게는 더 큰 공포를 그리고 원나라조정에는 큰 힘을 줄수 있소이다.

이것이 밖으로는 고려의 군력을 시위하는것이고 안으로는 우리의 강토를 되찾는 거사로 될것이오이다. 원나라는 성상페하께서 차지하신 강토를 내놓으라고 감히 청하지 못할것이오이다.》

임금이 고개를 끄덕였다.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0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