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제 34 회)

제 3 장. 륙군병원

1

 

봄, 새봄을 맞은 산과 들에 신록이 푸르러갔다.

공화국북반부에서는 2개년인민경제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투쟁의 불길이 어느때보다 더 세차게 타올랐다. 민족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부쩍 높이기 위한 증산투쟁이였다.

위대한 김일성장군님의 력사적인 연설을 받들고 온 나라가 들끓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제10차전원회의에서 제시된 2개년인민경제계획이 수행되면 조국은 또 한걸음 도약할것이며 나라의 부흥발전이 이룩될것이다. 흥남비료공장과 단천광산, 황해제철소와 성진제강소, 검덕광산… 어디서나 증산경쟁이 벌어졌다. 작업반사이에도 경쟁이였고 개인들도 자기의 과제를 넘쳐 수행하기 위한 생산경쟁을 벌리였다.

강서전기공장의 출근길은 붐비였다. 나이지긋한 로동자들은 옆구리에 밥곽을 끼고 사색에 잠겨 공장정문을 향해 걸었고 젊은이들은 오늘 있게 될 생산에서의 혁신적방안들을 토론하는지 손세를 써가며 활기있게 걷기도 했다. 나비처럼 나풀거리는것은 처녀들이였다. 해방후 5년동안 말쑥해지고 포동포동해진 공장의 처녀들은 목소리도 종다리처럼 맑고 고왔다.

《수옥아, 어서 와. 함께 가자.》

《아이, 숨차.… 너희들 경쟁조항 다 알고있니?》

한무리의 처녀들속에 새처럼 날아든 수박색치마저고리를 입은 처녀가 물었다.

《모를게 뭐 있니? 책임량을 100프로 수행하는것, 자재절약, 질보장, 원가저하… 기계와 공구를 귀중히 다루며 사용할것.》

《아니아니, 자기 몸처럼…》

《그래, 그런 구절이 있어.》

다른 처녀가 수긍하였다.

《그리고 작업장과 합숙 등 주위환경을 깨끗이 꾸릴데 대한 조항과 기술전습회에 100프로 참가할데 대한 조항도 있어.》

《엥이, 기술전습회에 가면 그 꺽두룩한 강사가 밉더라.》

《왜 그래? 그래도 그 꺽다리가 널 힐끔힐끔 보는게 마음에 드는 모양이던데. 아마 2개년인민경제계획을 완수하면 너에게 고백할지 몰라. 수옥동무, 난 오래전부터 동물 사랑하고있었소. 우리 결혼합시다.하고 말이야.》

《호호…》

《수옥인 좋겠구나. 머리에 족두리얹구 댕기드리우고 금자라걸음을 하면서… 아이고! 왜 때리니? 호호호…》

《그런 싱검둥일 누가 좋아한대.》

《속으론 기뻐하면서도… 저것 봐, 볼이 빨개지는걸.》

또다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애들아, 오늘 저녁에 극장에서 연극을 한대. 구경가자.》

《제목이 뭔데?》

복사꽃필 때

《야, 좋구나!》

《오늘 구경갈 때 그 꺽다리를 초청하는게 어때?》

《그럼 수옥이가 좋아할거야.》

《미쳤니?》

《호호.》

《하하…》

그날 저녁 처녀들은 꺽다리강사를 어미닭처럼 모시고 왁자지껄 떠들며 극장으로 갔다. 힘차게 노래도 불렀다.

 

우리들은 민주청년

삼천만인민의 아들딸

어디서나 창조와 열정으로 들끓었다.

처녀들이 노래를 부르며 극장으로 향하던 그날 저녁.

38도선너머 서울교외의 《안골출장소》에서는 여전히 작전토의가 벌어지고있었다. 그날은 전선에 배치된 사단장들까지 다 모여들었다.

년초에 괴뢰군1사 사단장이 된 백선엽이 들어오다가 오종시를 보고 알은체를 했다.

《오대위, 오래간만이구만. 》

《사단장님을 다시 만나니 기쁩니다.》

원래 1사단장은 김석원이였다. 김석원이 채병덕이와 관계가 나빠 서로 으르렁거리기에 리승만이 김석원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백선엽을 올려놓았던것이다.

《내 평양에서 조만식선생의 호위책임자로 있을 때 자네네 광산에 가보았지. 조금만 참으라구. 그걸 다시 빼앗아줄테니 그땐 한턱 단단히 내야 돼!》

《여부있습니까. 광산을 빨갱이들에게 빼앗기고 울화병에 돌아가신 선친들의 원을 풀어준다면 광산을 통채로라도 섬기지요.》

《좋아, 좋아.…》

백선엽의 뒤에는 미군고문 카이트대위가 따르고있었다.

넓은 방 벽면에는 1 대 10만축척의 대형지도들이 주런이 붙어있고 방 한가운데 놓인 넓은 작전탁에도 크고작은 군사지도들이 펼쳐져있었다. 여라문명의 고위급장교들이 지도를 들여다보며 무엇인가를 궁리하느라 끙끙 갑자르고있었다.

명령을 받으면 북으로 진주할 사단과 련대의 지휘관들이 자기들의 진출경로상에 있는 지형지물을 연구한데 기초하여 의도를 발표하였다. 한쪽켠에 긴 책상이 놓여있고 그 한가운데 장성급의 미군장교가 앉아 그들의 말을 듣고있었다. 미군사고문단 단장 로버트였다. 이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군사작전들이 그의 지휘하에 진행되는것은 기정사실이였다.

화천-김화방향, 양구-금강방향으로의 공격임무를 맡고있는 6사 사단장이 북조선의 방어진지를 돌파하고 어떻게 종심으로 성과를 확대할것인가를 설명하다가 로버트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 진땀을 뺐다.

《더 연구하시오! 그렇게 어방치기로 작전을 준비해가지고 일격에 공산군의 방어를 허물수 있는가?》

로버트의 날카로운 질책에 사단장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채 살이 진 뒤더수기를 벅벅 문대였다.

그 얼떠름한 행동이 로버트를 더 노하게 한것 같았다.

그는 엉터리조선말발음으로 사단장을 《바보》요, 《멍텅구리》요 하면서 욕을 하다가 열이 오르자 영어로 넘어가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지금 이북이 가지고있는 땅크려단을 포함한 8개의 사(려)단과 3개의 련대 및 18개의 경비대대 그리고 예비부대로서 3개의 민청훈련소들에 비해볼 때 우리의 력량은 대단히 우월하오. 우리 미군은 극동지역에 배치된 14만 9천여명의 륙군가운데서 대부분을 일본의 항구와 비행장을 중심으로 배치하여 언제든지 전쟁에 진입할수 있게 준비하였소. 그밖에 2개의 독립련대와 25개의 전투경찰대대, 예비부대로서는 청년방위대에 17개 사단과 3개의 단이 있소. 해군과 공군은 대비조차 할 필요가 없는 지경이고…

우리 미국이 준비한 전투물자들이 38도선근방에 또 어떻게 집결되여있는가. 옹진, 개성, 문산, 의정부, 동두천, 포천, 강릉을 비롯한 지역들에 포탄과 총탄, 수류탄, 폭약, 지뢰, 식량, 의약품 등 다량의 전투물자들이 충분히 준비돼있단 말이요. 이런 압도적인 군사적우세와 충분한 물질적준비를 갖추고도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세상에 웃음거리가 될것이요. 그런데 문제는 뭔가? 작전수준이 저급하오. 있을수 있는 정황 백가지를 다 고려해야지. 알았는가? 6사단장.》

《예, 다시 세우겠습니다.》

자기 자리로 들어가는 6사 사단장의 뒤를 쏘아보던 로버트는 이번에는 1사 사단장을 불러냈다.

백선엽이 지시봉을 들고 지도에 다가섰다.

장단-장풍방향, 개성-금천방향, 연안-평천(오늘의 봉천)방향으로 공격하게 될 사단의 임무를 지도에서 짚으며 설명하였다.

《이 일대는 주로 평야지대입니다. 여기에(그는 지시봉으로 비교적 등고선이 조밀하게 표시된 지대를 가리켰다.) 비록 산들이 막아서있지만 대체로 야산들이여서 우리의 공격을 방해하지 못하리라고 봅니다. 나는 이 지대의 지형을 잘 알고있습니다. 현재 북조선 38경비대의 방어선은 지도에서 보는바와 같이 이렇게 형성되여있는바 지금까지 진행한 소규모의 전투에는 대응할수 있으나 우리가 전면공격을 하는 경우 그들은 더 지탱하지 못할것입니다. 우리의 제1제대 13련대는…》

백선엽의 열기오른 말을 들으며 오종시는 밖으로 나왔다. 마음이 부풀기도 하고 뒤숭숭하기도 했다. 워낙 그는 의존심자체를 경멸했다. 막대한 부를 가지고있는 광주의 아들이였지만 그는 애초에 부모신세 질 생각을 안했으며 빈주먹으로 집을 뛰쳐나와 총창을 꼬나들고 동남아시아의 피비린 전장을 돌아쳤다. 일제가 패망하자 서울로 온 오종시는 재산을 몰수당하고 죽은 부모의 복수를 위해 시밍턴의 첩자로 되였다. 그에게 있어서 보급장교라는것은 한갖 허울에 불과했다. 물자를 내주고 사람들에게 선심을 쓰고 사병들과 술도 마시고 불평을 부리는 그의 행동은 자기를 더 깊숙이 감추기 위한것이였다. 그뒤에 마음을 날카롭게 벼린 진짜 오종시가 있었다. 삼각형으로 된 그의 메밀눈안에서 그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검은 동자가 쉼없이 움직이고있었다. 선하고 무던하고 인정에 무른 보급장교, 그 허술한 간판뒤에 예리하고 표리부동하고 앙큼한 성격을 가진 오종시가 주위를 부단히 살피고있었다. 그에게 결점이 있다면 녀자관계에서 절제가 없는것인데 일본군을 따라다니며 배운짓이지만 그것마저 이즈음에는 깊이 은페되여있었다. 그는 《안골출장소》의 보안을 총체적으로 맡은 비밀책임자였다. 그에게 장악된 자료들이 즉시 시밍턴에게 보고되고 수시로 대책이 강구되군 했다.

《미국과 한국의 운명이 안골출장소에 달렸소. 비밀이 루설되면 우린 발가벗고 갑옷을 입은자들과 칼부림을 해야 하오. 알겠소?》

《알겠습니다.》

그는 미국의 후원이 있는 한 북을 일거에 타고앉으리라 생각하지만 로버트의 말대로 싸움은 해봐야 하는것이다. 작은 일때문에 승리할수 있는 싸움이 패배로 이어지는 례를 그는 한두번만 보지 않았다. 북의 정탐들이 이 시각도 작전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다하리라는것을 그는 의심치 않았다.

어디에 빈구석이 있는가?

그는 경비초소쪽으로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였다.

마주오는 김봉칠과 만났다.

문득 걸음을 멈춘 그는 왜 자기가 관골이 나온 김봉칠의 얼굴을 자세히 보는지 몰랐다. 오종시의 비죽이 내민 두툼한 입술에 묘한 웃음이 담겨져있었다.

당황한 표정이 어렸던 김봉칠의 상판에 비굴한것이 번지였다.

오종시의 시선이 봉칠의 눈속으로 파고들었다.

봉칠은 인차 사라졌다.

그의 뒤모양을 보며 오종시는 석연치 않은것을 느끼였다. 요즘 뭔가 자기를 속이는것 같기도 하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련 재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회)
[장편사화] 보이지 않는 화폭 (제5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6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7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8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9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0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1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2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3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4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5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6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7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8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19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0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1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2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3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4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5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6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7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8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29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0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1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2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3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5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6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7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8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39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0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1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2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3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4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5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6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7회)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화폭 (제48회)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0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