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제 29 회)

제 5 장

3

 

유진철은 동생 진혁이를 기다리고있었다. 이번 전투임무를 받은 비행사들속에 그가 속해있고 자기도 같이 내려와 지내고있지만 이렇게 동생을 따로 만나자고 하기는 처음이였다. 지금까지는 그런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았다. 진혁은 비행훈련도 잘하였고 생활도 다른 비행사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따라서 형으로서 굳이 조언을 주거나 관심을 돌리려 하는것은 공연한 로파심처럼 생각되였다.

동생 진혁이자신도 진철이가 형으로서가 아니라 총참모부 일군으로서 자기를 다른 비행사들과 꼭같이 대해주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진철은 그런 동생이 마음속으로 여간 대견스럽지 않았다. 보살핌과 애무를 받던 철부지가 아니라 이제는 도리여 자기가 의지하고싶은 성장한 전우, 혁명동지가 생긴것 같은 심정이였다.

그랬던 그가 동생 진혁이를 만나자고 마음먹은데는 한가지 긴요한 일이 제기되기때문이였다.

며칠전 비행사들의 작전전술훈련에 대한 토론때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밝혀주신 현대전은 본질에 있어서 수령사수전으로 되여야 한다는 심오한 뜻을 진철이가 해설해주며 훈련에서의 핵을 틀어쥘데 대하여 강조한 다음부터 그들의 훈련열의는 비상히 앙양되였다. 훈련강도를 더욱 높이도록 해달라고 제기하는가 하면 기발한 착상과 대담한 시도들이 여러면에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최신전파탐지기들로 장비된 적함선을 적들이 모르게 탐색하고 불의에 돌입하자면 지금보다 더 극악한 조건에서 훈련이 진행되여야 한다는 좋은 방안도 나왔다.

현대적인 전자설비와 스텔스기능까지 가지고있는 적의 함선들에는 기존의 방법, 보통전법으로는 도저히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진철이도 이것을 잘 알고있었다.

이미 배머리를 조선동해로 향했다는 일본해상《자위대》의 구축함 《곤고》호만 놓고보더라도 반항공종합무기체계인 이지스체계를 도입한 신형함선이다. 이 배는 미싸일수직발사기, 반함선미싸일발사기, 3신어뢰발사관, 자동평고량포, 6신자동고사포 등 어마어마한 무장을 갖추고있는가 하면 대공유도무기사격지휘계산기로 370키로메터까지 거리에 있는 상대측의 154개 목표를 추적할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비행사들이 보통고도에서 종전의 방법으로 목표를 탐색하려 하거나 돌입해서는 적들이 선손을 쓰게 만들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미제의 대형간첩비행기 《EC-121》을 통쾌하게 격추하고 미제의 전략정찰기 《RC-135》에 15메터까지 접근하여 비행사와 승무원놈들의 혼을 뽑고 홍찌를 갈기게 만든 우리 비행사들이 방도를 찾지 못할수 없었다. 그들은 마침내 어떻게 비행해야 적들의 전파탐지기에 걸리지 않고 불의에 적함에 돌입할수 있는가를 알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해결할수 있는 비행술이 아니였다. 목숨까지 서슴없이 바칠 각오가 없이는 엄두도 낼수 없는 극악한 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훈련이였다.

비행기의 계기에는 그런 최악의 경우를 예상한 눈금조차 없었다.

이 전투방안이 합의되였을 때 비행대대장은 자기가 먼저 훈련하고 경험을 쌓은 다음 비행사들에게 일반화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는것을 진철은 첫 훈련을 진혁이에게 맡기자고 요구하고 겨우 동의를 얻었다.

동생 진혁은 차용세와 함께 이번에 온 비행사들중에서 제일 나이가 어리고 비행년한도 많지 않다. 그런 그가 이 어려운 비행임무를 수행한다면 다른 비행사들의 경우는 만만한 자신심을 가지고 해낼수 있을것이며 짧은 기간에 싸움준비를 끝낼것이였다.

손기척소리가 나서 응대하자 진혁이가 들어왔다. 그는 형이 찾은줄을 모르고 온것 같았다. 두릿두릿 방안을 살피다가 진철이 혼자 있는것을 알고는 주눅든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형님이 불렀습니까? 난 대대장동지가 찾는줄 알고…》

《여기 와서 앉아라. 왜 난 찾으면 안되냐?》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진혁은 형의 얼굴을 마주보며 벌씬 웃었다. 그런 때는 통통한 두볼에 지금도 샘자국이 나타났다.

《거기 앉으라는데…》

《괜찮습니다.》

진혁은 여전히 뻗치고 서서 앉을념을 안했다. 그보다는 자기를 찾은 영문이 더 궁금한것 같았다.

《새로운 곳에 옮겨와서 훈련하니 어떻니?》

《동해상공을 날으니 꼭 전투에 진입하는 기분입니다.》

《그래?》

《비행사들의 기세도 대단합니다. 형님이 다 아시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비행술이 높아지고있습니다.》

《그래 몸이랑 불편한데는 없니?》

《요즈음 언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나 있습니까? 아픈데도 없지만…》

진혁은 또 한번 벌씬 웃었다.

진철은 동생을 따로 불러 가까이 하고보니 지금까지 가슴에 가라앉았던 애틋한 정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떠오르는것 같았다.

《난 이번에 비행사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많은걸 배운다.》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비행사들이 이번에 총참모부에서 일하는 형님이 내려와 중요한것들을 일깨워주고 힘을 더해준다고 말하고있습니다.》

《넌 그 말을 곧이듣니?》

《우리 비행사들이 얼마나 고지식하고 대바르다고 귀맛좋은 말을 하겠어요.》

《그것은 나도 안다. 그렇지만 방금 네가 한 말만은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비행사들한테서 힘을 얻은건 나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이번처럼 중요한 임무를 어찌하여 우리 비행사들에게 맡겨주셨는가를 매일, 매 시각 심장으로 절감한다.

진혁이도 명심하고있겠지?》

《알고있습니다.》

진혁은 방금전의 웃음을 거두고 숙연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너를 찾은건 나다. 너하고 한가지 급히 의논하고싶어서 불렀다.》

《저하고 말입니까?》

《왜? 너도 이젠 당당한 비행사가 아니냐. 그렇게 서있지 말고 앉으라는데…》

《일없습니다.》

진혁은 온몸에 힘을 주며 긴장해하였다.

진철은 더 권하지 않고 동안을 두었다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진중하였다.

《너도 요즈음 론의되고있는 전투방안을 알고있겠지?》

《알고있습니다. 비행사들모두가 흥분하고 당장 시작하자고 윽윽하고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방안은 쉬운것이 아니다. 아마 지금까지의 훈련하고는 대비도 안될거다. 그 방안을 완성하자면 높은 사상적각오와 비행술, 대담성이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바칠 각오가 되여있어야 한단 말이다.》

《그런 각오야 이미 가지고 사는 우리 비행사들이 아닙니까. 편지에서 다진 맹세가 빈말로 되지 않게 살렵니다.》

진혁은 형님의 말을 흔연하게 받으며 입술을 감쳐물었다.

《장하다. 진혁아, 내가 너를 부른건 이 전투조법을 완성하기 위한 훈련을 네가 먼저 시작해보았으면 하는 의향을 말하고싶어서였다.》

《제가 말입니까?》

《그렇다. 대오에는 기수가 있어야 하고 기수가 달려야 대오가 힘차게 전진하고 기발이 휘날린다.》

《그 일에 제가 앞장서라는겁니까?》

진혁은 뜻밖이라는듯 눈이 둥그래지며 되물었다. 놀라는것 같기도 하고 반신반의하는것 같기도 했다.

의향을 내비치기만 하면 가랑잎에 불달리듯 하며 알았다는 힘찬 대답이 뒤따를줄 알았던 진혁의 이 어정쩡한 태도(진철은 그렇게 생각되였다.)에 진철은 서운함을 금할수 없었다.

그처럼 크게 가졌던 동생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한순간에 허물어지는것 같았다. 억척일것이라고 여겼던 성벽이 와르르 무너지는것을 보는 때의 심정이였다.

자기도 모르게 말투가 퉁명스러워졌다.

《왜? 말은 잘하면서도 두렵니? 왜 주저하는거냐?》

《두려워하다니요? 제가 주저한단 말입니까?》

《그럼 뭐냐? 왜 힘찬 대답이 아니라 되묻는가 말이다.》

방금전과 달리 격해하는 형의 태도에서 무슨 느낌을 알아차렸는지 진혁은 제쪽에서 웃음을 담고 중얼거렸다.

《이번에 여기에 온 모든 비행사들이 서로 자기가 앞장서겠다고 하는데 제일 막내나 다름없는 나한테 그런 행운이 차례지겠습니까? 형님이 정말 힘써주겠습니까?》

진철의 말이 뜻밖이면서도 일루의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여긴 진혁은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기까지 했다.

《네가 막내라구?》

《형님도 잘 아시면서… 나와 용세동무가…》

《두렵거나 주저되여서가 아니라 바라던 일이 너무 쉽게 차례져서 믿게 되지 않는다는거냐?》

《예!》

《그럼 그렇다고 진작 말할게지… 가슴이 다 철렁하게…》

진철은 오해가 풀렸는지 동생이 곁에 앉았으면 주먹이라도 한개 안기려는듯 책상우에 깍지끼고있던 한손을 풀어 쳐들기까지 했다.

《형님, 이 진혁이를 어떻게 보는겁니까? 나도 최고사령관동지께 올린 편지에 심장으로 자기 이름을 쓴 비행사입니다. 정말 그런 행운이 차례진다는것이 믿어지지 않아 그랬지 제가 주저하고 두려워하다니요!》

《장하다. 고맙다. 그런 네 마음을 모르고 형이라는 사람이 하마트면…》

진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혁이에게 다가갔다. 그의 두어깨를 와락 그러잡았다.

《진혁아, 태여난 날이나 입대년한에는 막내가 있겠지만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수행하는데서는 그런 구분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형도 그런 어려운 훈련임무를 두고 너를 먼저 생각한거다.》

《알았습니다.》

《우리 다같이 이번 싸움에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번개를 치시면 우리는 이 지구라는 행성을 들었다놓는 뢰성으로 화답하자!》

《알겠습니다!》

두형제는 어깨를 부둥켜안고 멀리 평양쪽 하늘을 우러렀다.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0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