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추적] 황씨의 ‘큰 집 나들이’
고은성 - 해외동포 - 자유기고가 - 2021-05-12
옛 현인들이 이르기를 정치는 눈치라고 했죠. 즉 위, 아래, 좌, 우를 살피는 주변감각이 뛰어나야 한다는 말.
한국의 정치판을 가만히 투시해보면 참말로 눈치가 없는 정치인들이 꽤 돼요. 그 1순위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꼽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참패한지 1년 만에 정계복귀를 선언한 그 용기와 패기는 가히 보수 정권의 호위무사다워 보이지만, 역시 그는 검사나 권한대행이 아닌 정치인인 까닭에 용기보다는 명분을, 패기보다는 타이밍을 보는 안목이 필요 하죠.
헌데 명분은 없고 타이밍은 엉망이니 그의 정계 복귀 선언에 당연히 본댁은 찌뿌둥~ 라이벌은 화이팅!~ 민심은 싸늘.
그러거나 말거나 국민을 위한 ‘머슴·문지기’라도 하겠다고 염불을 외우더니 불현듯 큰 집으로 씽 날아갔어요.
얼핏 보면 미스터 황의 말마따나 외롭게 국민을 위한 백의종군을 충실히 이어가는 드라마로 안겨 들죠.
허나 그의 느끼한 국민발언과 타산적인 ‘나들이’는 기실 대권 선언의 사전포석이라 해야 정확하답니다.
뭐 이유야 간단하죠.
역대로 용꿈을 꾸는 이들치고 상국을 찾아 가 눈도장을 박는 것은 모종의 룰. 굳이 동을 단다면 충실한 노복임을 각인시켜 큰 집으로부터 ‘극강(極剛)’의 힘을 부여받기 위한 어길 수 없는 순리라 이 말입니다.
지금 방미 중인 황씨의 일거일동을 조각조각 분해해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모든 것의 기본은 한미동맹’, ‘진짜 인권은 편식하지 않는 인권’, ‘쿼드 플러스에 참여한 5각 협력 추진 ’…
신통히 어르신의 가려운 곳만 골라가며 긁어 주는 그의 놀라운 영리함과 기특함, 충실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죠.
결국 국민의 ‘머슴’이나 ‘문지기’가 아닌 ‘큰집 어르신’의 ‘머슴’, ‘문지기’인 셈이네요.
역시 민심을 보는 눈치는 0단, 어르신의 심기를 맞추는 눈치는 9단.
끓어 넘치는 권욕(權慾)과 아첨에 눈이 멀어 자신이 이미 국민으로부터 버려진 존재임을 모른다는 것 또한 황씨의 비극입니다.
황씨의 ‘큰 집 나들이’. 국민이야 어떻게 보든 어르신에게 잘 보여 확실히 눈도장을 받게 됐으니 문자 그대로 ‘로비행’, ‘사인행’, ‘점호행’이라 하겠어요.
국민의 눈을 빗겨간 자에게는 언제나 어둠의 장막만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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