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3월 24일 《로동신문》
은파호주인들의 깨끗한 량심
《문제는 농업부문 일군들이 불리한 날씨조건에서도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얼마나 머리를 쓰고 노력하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3월 어느날이였다. 수십리나 되는 먼길을 걸었지만 은파호관리소 소장 김류철동무의 마음은 무척 가벼웠다. 사실 그가 길을 떠날 때 우리야 물만 공급해주면 그만인데 물길까지 돌아보겠는가고 하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김류철동무는 그냥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은파호의 물이 어떤 물인가. 농사를 위해 써야 할 그 귀중한 물이 도중에 조금이라도 허실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한번 잃어진 물이야 다시 찾아올수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그로 하여금 물길들에 대한 현지답사에 주저없이 나서게 하였다. 여러 군에 뻗어있는 물길들을 다 돌아보며 물이 새지 않게 뚝보수는 제대로 되였는가, 물길들의 깊이와 너비가 옳게 보장되였는가를 제눈으로 확인하고 밤이 퍽 깊어서야 그는 관리소에 들어섰다.
올해 농사를 위해 마음을 쓰는 은파호의 주인들속에는 물사령원 박금찬동무도 있다. 그는 당이 맡겨준 초소를 수십년간 변함없이 지켜오는 참된
기온이 낮은 이른봄철에는 더운물을, 삼복철에는 찬물을 뽑아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고 장마철이면 큰물피해가 나지 않게 수위조절을 과학적으로 해야 하는 그의 일은 1년치고 어느 하루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되는 중요한것이다. 하기에 그는 물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리용하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늘 취수탑의 설비들곁에서 살다싶이 하고있다.
《아마도 물만큼 제일 큰 재산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도 한푼두푼 쪼개써야 오래 쓸수 있듯이 저 호수의 물도 그렇게 아껴써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고결한 마음을 지녔기에 그는 김류철동무와 함께 수문짬으로 새여나가는 많지 않은 물도 아까와 고무띠를 자체로 구입하여 제때에 대책하였다.
김영수작업반장을 비롯한 종업원들도 농사를 함께 책임진 마음으로 한결같이 떨쳐나섰다. 그들은 그 어떤 재해성이상기후에도 끄떡없이 농사를 잘 지으려면 자기들이 지켜선 언제가 만년언제로 되여야 한다고 하면서 얼음진 호수우로 발구를 밀어가며 멀리 떨어진 건너편 호안에서 수백㎥의 장석공사용돌들을 날라왔고 제방도로보수에 필요한 수많은 량의 모래원천을 찾아 때없이 밤길도 걸었다. 그리고는 휴식까지 미루고 제기일에 장석공사를 끝내겠다며 매일같이 밤늦도록 찬바람부는 일터를 떠나지 않았다.
그 나날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하루는 새로 입직한 종업원이 큰돌들을 힘겹게 다루며 보수한 곳으로 김영수작업반장이 지레대를 들고 다가왔다. 그리고는 방금 보수한 자리를 다시 들추어내는것이였다.
《그만하면 면을 잘 맞추었다고 생각했는데…》
작업반장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하는 이 장석공사는 결코 면이나 잘 맞추면 되는 석축이 아니다. 이 하나하나의 돌들이 모여 만년언제를 이루게 된다. 생각해보라. 이 언제를 건설한 우리 아버지세대가 동무처럼 언제를 쌓았다면 오늘까지 이 언제가 이렇게 굳건히 서있지 못했을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언제에 깨끗한 량심을 바쳐야 몇십년, 몇백년후에도 후대들이 은파호의 덕을 볼게 아닌가.
그날 작업반장의 말을 들으며 종업원들은 자기들의 사명감을 다시금 깊이 자각하게 되였고 방대한 면적의 언제장석보수도 물공급이 시작되기 전까지 질적으로 끝낼수 있었다.
사람들은 논농사는 물농사라고 말은 하면서도 그 물을 위해 자기의 모든것을 묵묵히 바쳐가는 평범하고 진실한 이런 사람들에 대하여서는 잘 알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조국은 농사의 운명을 같이 걸머졌다는 애국의 일념으로 자기 일터를 묵묵히 지켜가는 이들의 숨은 공적을 풍년가을의 로적가리와 더불어 영원히 기억할것이다.
안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