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9월 19일 《우리 민족끼리》
수필
9월에 안아보는 황금가을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9월의 아침날씨는 제법 산산한 기분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논머리앞에 선 나의 가슴은 후덥다.
봄내여름내 바쳐온 정성과 땀방울에 의해 알알이 영글어가는 작황의 기쁨과 환희때문일가.
이름할수 없는 그 무엇이 그들먹이 차오르는 속에 어느새 나의 손에는 누렇게 물들여진 벼이삭이 들려졌다. 이삭을 세워올리려 하니 그것들은 내 손에서 살며시 미끄러져내려 순박한 녀인마냥 부끄러운듯 다시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 어디서나 머리가 무거워진 논벼들이 황금가을을 노래하듯 넘실넘실 춤을 추고있었다.
내 조국의 9월과 황금가을, 참으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인민은 영광스러운 사회주의조국의 품속에서 가장 존엄높고 보람찬 삶을 누리며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 신심과 락관에 넘쳐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힘차게 투쟁하고있습니다.》
자연의 흐름속에 례외없이 찾아오는 9월은 풍요한 가을을 눈앞에 바라보는 의미깊은 달이다.
하지만 우리 인민이 9월을 단순히 풍요한 가을을 의미하는 자연의 계절로만 맞이했던가.
문득 어느한 군의 농업근로자들이 풍년이삭들이 설레이는 전야에 새겼던 《우리 조국》이라는 뜻깊은 글발이 눈앞에 선히 안겨오며 생각도 깊어진다.
돌이켜보면 수난의 세월에도 가을은 있었다. 허나 제 나라가 없는탓에 피땀으로 가꾼 곡식마저 다 빼앗기며 온갖 설음과 고통을 겪지 않으면 안되였던 이 나라 농민들이였다.
딛고설 제땅 한뙈기도 없어 흐느껴울고 논밭에서 익어가는 이삭도 피눈물속에 거두어들여야 했던 한세기전의 농민들이였고 인민이였다. 그 나날 우리 인민에게 과연 가을이 있었던가. 그 세월에 가을이란 곧 눈물이였고 한숨이였다.
하다면 우리 농민들이 땅의 영원한 주인으로 되여 가을의 풍요함을 한껏 느끼며 존엄높은 삶을 노래하기 시작한것은 과연 언제부터였던가.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제땅에서 농사를 짓고싶던 평생소원을 풀어주신
가렬한 전화의 나날
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고난의 시기 제집 쌀독은 비여도 나라쌀독이 곯게 해서는 안된다며 눈보라속에서 거름달구지를 끌고 포전으로 향했고 혹심한 자연재해로 인한 역경속에서도 람홍색국기를 마음에 안고 전야마다 애국의 성실한 땀을 묻은 사람들도 우리 농업근로자들이였거니.
정녕 우리의 9월은 다 말하여준다.
밝은 태양이 빛나는 푸른 하늘아래 인민의 이름도 존엄도 있고 황금이삭 설레이는 풍요한 가을이 펼쳐진다고.
9월의 하늘가를 바라볼수록 가슴은 세찬 흥분으로 더욱 높뛰였다.
어찌 우리의 사회주의전야뿐이랴.
나의 마음속에는 2023년의 날과 달들이 알찬 행복의 열매들이 주렁진 황금의 가을마냥 다시금 안겨온다.
지난 2월 화성지구 2단계 1만세대 살림집건설착공식에 뒤이어 련이어 울려퍼진 강동온실농장건설착공식과 평양시 서포지구 새 거리건설착공소식, 화창한 4월 화성지구에 펼쳐졌던 1단계 1만세대 살림집 새집들이광경, 농촌진흥의 새시대에 걸맞게 우후죽순처럼 일떠선 현대적이며 리상적인 농촌문화주택들, 뜻깊은 경축의 그 밤들에 성대히 거행된 장엄한 열병식들, 강대한 우리 국가의 존엄과 국위를 만방에 과시하며 솟구쳐오른 주체병기들…
그 모든것은 세월이 가져다준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
나는 눈길을 들어 사회주의 내 조국의 대지를 오래동안 바라보았다.
얼마나 좋은가. 얼마나 그득한가.
가을바람에 설레이는 벼이삭들은 마치도 열두발상모를 돌리는듯 탐스러운 고개를 저마다 흔들어댄다.
분명 그것은 노래였다. 온 나라를 기쁨에 설레이게 할 노래였다. 그 노래를 따라 이삭의 물결을 헤치며 나는 걸음을 옮겼다.
더욱 아름다울 우리의 래일을 그려보며.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