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5월 29일 《로동신문》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계급의식을 지니자
단 상
월사금에 대한 생각
아침출근시간이였다.
걸음을 재촉하며 넓은 거리로 나서는데 등뒤에서 《봉운아!》 하는 웬 녀인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앞에서 뛰여가는 어린 학생을 부르는 목소리였다.
바삐 몇걸음 다그쳐온 학생의 어머니가 책가방멜끈에 눌리워 주름이 간 아들의 샤쯔어깨부위를 반듯이 펴주더니 이젠 빨리 학교에 가라고 등을 떠미는것이였다.
나는 며칠전 계급교양자료에서 본 어린 수난자의 이름과 꼭같은 그 학생의 뒤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마음의 구김살없이 좋아라 학교로 달려가는 저 봉운이의 모습은 나라없던 그 세월 월사금때문에 온갖 불행을 강요당하였던 수난의 주인공 봉운이와 얼마나 판이한가.
그 백봉운이는 해방전 함흥의 어느한 마을 소작농의 아들이였다. 가난과 굶주림, 고된 농사일에 시달리면서도 가슴속에서 피여나는 배움의 꿈만은 버릴수 없었던 그였다.
하지만 월사금이 있어야 하였다.
월사금, 그것이 불행의 화근으로 될줄 그가 어이 알았으랴.
고리대금업자에게서 돈을 꾸어도 보고 지주놈에게서 소달구지를 빌려 삯짐을 나르며 자식의 입학금과 월사금을 마련해보려고 피타게 애쓰던 그의 아버지는 길가에서 왜놈의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결국 봉운이는 그 저주롭고 악착한 세상에서 월사금때문에 아버지를 빼앗겼으며 학교는 고사하고 빚진 돈을 물기 위해 머슴살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다.
오늘 우리 새세대들은 월사금이란 말의 뜻에 대하여 잘 모르고있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월사금이 무엇이며 지난날 월사금에 얼마나 많은 피눈물이 고여있었는가를. 그래야 누구나 배움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도록 해주는 고마운 사회주의 내 조국을 믿음직하게 지키고 빛내이기 위해 노력할수 있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