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2월 5일 《우리 민족끼리》
서 명
며칠전 저녁 TV보도시간이였다.
화면에서는 각지 청년들이 수도건설장으로 탄원하는 소식이 전해지고있었다.
《청년사회주의건설자행진곡》이 울리는 가운데 황해북도안의 수많은 청년들이 탄원자명단에 자기의 이름을 써놓는 장면이 펼쳐지자 문득 아들 철성이의 목소리가 귀전에 들려왔다.
《엄마, 저 형님, 누나들은 무엇을 쓰고있나요?》
《응, 탄원자명단에 자기의 이름을 써넣고있단다. 말하자면 서명을 하고있는 셈이지.》
《서명이요? 서명이라는건 무슨 말이나요?》
… …
머리를 기웃거리는 아들에게 《서명》이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해주는 안해의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음짓던 나는 점차 생각이 깊어졌다.
서명!
이 말의 사전적의미는 어떤 문건의 내용을 찬성하거나 인정하는 표식으로 자기의 이름을 제손으로 적는것을 말한다.
이제 겨우 소학교 2학년생에 불과한 아들애는 지금껏 학습장이나 시험지에 자기의 이름을 써놓은것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철성이가 서명이라는 말의 참뜻을 어이 한순간에 다 알랴.
서명, 조용히 되뇌일수록 나이도, 생김새도, 직업도 서로 다른 청춘남녀들이 저마다 탄원자명단에 자기의 이름을 써넣는 모습들이 어려오고 힘차게 팔을 흔들며 부르는 청년들의 노래소리가 귀전에 들려오는듯 싶다.
사실 누구나 돌격대에 탄원한다는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탄원하지 않는다고 누가 탓할 사람도 없다. 허나 우리 시대 청년들은 주저없이 너도나도 수도건설장으로 탄원해나서고있다.
하다면 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뜨거운것이 간직되여있는것일가.
불현듯 중학교졸업을 앞두었던 때의 일이 떠올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 10년이 3번이나 흐른 오늘까지도 왜 그때의 일이 기억에 생생한지.
내가 졸업시험준비로 학과학습에 열중하던 1993년 3월 8일 온 나라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할데 대한 조선인민군
그날 우리 학급 아니 우리 학교 모든 동무들은 떨쳐일어났다. 리수복영웅처럼 조국을 지켜 피끓는 청춘을 바치자고, 인민군대에 입대하여 침략자들을 죽탕쳐버리자고.
다음날 우리 학교 전체 졸업반학생들은 조선인민군입대탄원을 궐기해나섰고 명단에 자기의 이름들을 써넣었다.
원쑤격멸의 기상이 력력히 어리여있는 동창생들의 얼굴에서,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인민군대입대, 복대를 탄원한 사실에서 나는 똑똑히 느낄수 있었다. 조국보위의 길에서 청춘도 생명도 서슴없이 바칠 청년학생들의 애국의 불타는 의지를, 당의 부름이라면 산악같이 일떠서는 우리 청년들의 영웅적기상을.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전세대 청년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 조선청년의 영웅적기개를 높이 떨치려는 불같은 열의, 자기들을 믿고 내세워준 당의 믿음에 충성으로 보답하려는 공통된 지향과 의지, 바로 이것이 오늘도 새세대 청년들의 가슴속에서 용암처럼 분출하고있다.
당의 이 부름, 이 믿음앞에 우리 청년들 어찌 심장의 더운 피를 끓이지 않을수 있고 너도나도 용약 수도건설장으로 탄원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청년탄원자들의 서명, 그것은 단순히 이름만을 적어넣는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애국으로 불타는 청년들의 깨끗한 량심과 뜨거운 마음이 어리여있고 수도의 살림집건설에서 값높은 위훈을 창조해갈 굳은 결의가 짙게 슴배여있다.
결코 이들뿐이 아니다.
당 제8차대회이후 당이 부르는 어렵고 힘든 초소로 달려나간 청춘남녀들은 그 얼마이며 수천척지하막장과 농촌, 어촌 등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애국의 구슬땀, 청춘의 지혜와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가는 청년들은 또 그 얼마인가.
진정
상념에서 깨여난 나는 창문가로 다가갔다.
밤하늘에 유난히도 밝은 빛을 뿌리는 뭇별들을 바라보느라니 그 하나하나에 TV에서 보았던 탄원자청년들의 모습이 비껴들었다.
나는 확신했다. 탄원자명부에 서명한 청년들의 이름들과 그들이 세울 자랑찬 위훈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같이 수도건설력사의 한페지에 빛나게 기록될것이라는것을.
장 영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