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0월 16일 《우리 민족끼리》

 

기다림

 

어제 저녁식사가 끝나기 바쁘게 나는 딸애의 글짓기학습장을 손에 집어들었다.

한것은 유치원에 다니는 딸애의 선생님이 려원이가 반에서 빨간별을 제일 많이 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기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글짓기학습장에 빨간별을 많이 탄 딸애의 남다른 기쁨이 꽉 차있을것만 같아 그것부터 펼쳐보게 된것이다.

《기다림

이제는 내방 한벽이 아예 빨간별벽이 되고말았다.

저렇게 빨간별들이 많아질수록 군대아저씨들이 생각난다. 내가 빨간별을 많이 타면 다시 오겠다고 손가락을 걸면서 떠나갔던 군대아저씨들이 정말 보고싶다.

군대아저씨들은 아이들과 한 약속을 꼭 지킨다고 했다.

난 그림공부, 글짓기공부를 잘해 빨간별을 더 많이 탄 자랑을 안고 군대아저씨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너무도 소박한 글이였다.

하지만 그 길지 않은 글속에서 나는 딸애의 나어린 가슴에 또렷이 새겨진 군인들의 헌신적인 모습과 뗄래야 뗄수 없는 혈연의 정을 뜨겁게 읽을수 있었다.

나의 눈앞에 잊지 못할 방역전쟁의 91일간의 나날들이 어려왔다.

고열로 신음하는 딸애를 놓고 친부모도 어찌할바를 몰라할 때 부모의 사랑보다 더 뜨거운 열과 정으로 려원이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 쏟아부은 인민군군의동지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려원이는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다시 웃음꽃을 방실 날리며 마음껏 뛰놀지 않았던가.

딸애에 대한 치료가 인연이 되여 우리 가정과 친숙해진 군의동지들이였다.

수많은 주민들에 대한 약품공급과 검병, 검진사업으로 늘 바쁜 군의동지들이였지만 우리 집에 매일같이 들려 도화공작학습장, 글짓기학습장을 꼭꼭 펼쳐보면서 빨간별자랑을 하는 딸애를 꼭 껴안아주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삼삼하다.

깊어지는 생각을 안고 나는 다시금 딸애의 글짓기학습장에 시선을 돌렸다.

《기다림》, 비록 겨우 6살 잡힌 어린 딸애의 글이지만 너무도 깨끗하고 티없는 마음이 비껴있는듯싶었다.

인민군대아저씨들을 기다리는 딸애의 마음, 이는 단순히 군대아저씨들을 다시 만나보고싶어 한밤두밤 날을 세여보는 그리움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친혈육의 따뜻한 정으로 맑은 눈동자에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다시 비끼게 해준 인민군대아저씨들에 대한 고마움과 빨간별을 더 많이 타는것으로 군대아저씨들을 기쁘게 해주려는 딸애의 기특한 마음속진정이 아름답게 비껴있는것 아닌가.

후날 우리 려원이가 크거들랑 이렇게 이야기해주고싶다.

방역전쟁의 나날 우리 집에 찾아온 인민군대아저씨들은 너를 비롯한 모든 아이들이 무서운 병마를 이겨내도록 걱정해주고 보살펴주신 우리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가슴가득 안겨준 당중앙의 파견원들이였다고, 네가 빨간별을 많이 탄 자랑 안고 군대아저씨들을 기다리던 날들은 우리 원수님의 고마운 사랑에 보답하려는 려원이의 마음이 한뽐한뽐 커가는 나날이였다고…

려원이의 깨끗하고 티없는 마음이 온 우주에 비낀듯 밤하늘에서는 아기별들이 밝은 빛을 뿌리고있었다.

대성구역 룡흥3동 주민 김옥영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