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9월 26일 《통일신보》
수 필
지하철도역에서
례사로운 생활속에서 받게 되는 뜻밖의 충격은 그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법이다.
출근길에서 맞다들렸던 장애자, 조선장애자예술협회의 명가수청년의 모습을 나는 오늘도 잊을수 없다.
며칠전 지하철도 승리역에서 나는 우연히 두다리를 쓰지 못하는 청년이 안해와 함께 전동차를 기다리는것을 보게 되였다.
《아니, 장애자예술협회의 이름난 독창가수로구만.》, 《맞군요, 맞아요. 〈축복받은 나의 삶〉, 이 노래를 부른 동무지요?》라고 주변의 사람들이 반가워하는 소리에 그제서야 나는 그가 TV에서 자주 보아왔던 청년임을 알아차렸다.
어느새 청년의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축하와 행복을 바란다며 그의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려는 싱갱이로 《유쾌한 혼잡》이 일어났다.
기적소리를 울리며 전동차가 역구내에 들어서 정차하였지만 사람들은 오를념하지 않고 내린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무슨 영문인가 하여 모여들고…
그러다나니 전동차는 출발이 잠시 지체되였다.
장애자와 선뜻 떠나지 못하는 전동차!
순간 뇌리에는 장애자와 떠나지 못하는 전동차라는 이 말속에 비껴있는 또 하나의 화폭이 어느한 신문에 실렸던 글과 함께 문득 떠올랐다.
얼마전 서울의 지하철도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페련대》 회원들의 장애자권리예산보장을 요구하는 탑승시위가 벌어졌고 그로 하여 여러 로선의 운행이 지연되였다고 한다.
그들의 지하철도탑승시위는 무려 36번째.
호소나 청원도 해보고 가슴치는 절규도 터쳐보았으나 《정부》는 들으려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혐오와 차별, 싸늘한 랭대가 그들의 가슴을 아프게 긁어놓고있다. 장애자들이 기껏 할수 있는것은 전동차를 일시 멈춰세울수 있는것뿐 점점 더해만 가는 불우한 생활처지나 참기 어려운 고통을 멈춰세울 힘은 그들에게 없다.
땅밑에서의 불행한 모습들이 땅우라고 하여 결코 달라질수 있다던가.
선천적장애가 있는 6살아들과 함께 극단적선택을 한 녀성의 울분이 지금도 남조선의 불구자, 장애자들의 가슴을 허비고있고 발달장애로 고생하는 자식들의 처지를 더는 눈뜨고 볼수 없어 그들의 목숨을 다름아닌 부모란 사람들이 스스로 끊어야만 하는 비극적현실이 저 남조선땅 곳곳의 어제가 되고 오늘이 되고있다. 장애자도 사람이다. 그들에게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러나 남조선의 장애자들에게 권리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수시로 내뱉는 멸시를 마주해야 하는 권리, 배척과 차별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권리만이 있을뿐이다.
지어는 장애자자식을 둔 어머니에게 《맘충》(엄마와 곤충의 합성어)이라는 혐오스런 딱지를 아무 꺼리낌없이 붙이고있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따스함이 결여된 사회, 장애자들의 고독과 우울, 상실과 괴로움의 상처를 가셔줄 인간다운 정이 깡그리 말라버린 사회가 바로 남조선이다. 허나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에서 사는 장애자들을 보라.
그들의 눈가에 언제한번 서러움이 구슬프게 맺힌적 있으며 살길이 막막해 가슴을 쥐여뜯으며 생존의 몸부림을 쳐본적이 있었는가를.
아파하고 힘겨워하는 사람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사랑이 장애자들의 곁에 늘 머물러있다.
불편해하고 괴로워할세라 누구나 친형제, 친부모가 되여 그들의 운명을 보듬어주고 소질과 희망에 따라 재능을 꽃피워주는 품이 바로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이다.
남의 불행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며 도와주고 위해주는 미덕과 미풍이 차넘치는 사회와 남이야 어떻게 되든 지어 혈육도 안중에 없이 오직 일신의 안일과 향락만을 추구하는 사회-이 극적인 대조야말로 북과 남의 명암이 아닐수 없다.
깊어지는 생각을 깨며 전동차는 서서히 역구내를 떠났다.
사람들의 따뜻한 바래움과 축복의 손길에 떠밀려 장애자청년과 그의 안해는 전동차와 더불어 서서히 멀어져갔다.
봉화역, 영광역… 종착역은 어디인지 몰라도 이들은 그 어느 역에서나 사람들의 뜨거운 환대와 축복을 받으리라.
아니, 인생의 머나먼 종착점까지 그들은 어머니조국의 사랑, 만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속에 살리라.
바래움의 손길을 흔드는 나의 눈가엔 남조선땅의 장애자들의 불우한 모습, 역구내를 떠나지 못할 전동차의 음울한 동체가 어려왔다.
그렇다.
불행과 고통, 멸시와 혐오가 어지럽게 뒤섞인 남조선에서 생존권을 위해 탑승시위를 벌리는 장애자들로 인해 출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전동차에서 나는 각종 사회악으로 정체되고 파국에로 질주하는 남조선의 실상을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꿈과 희망, 끝없는 행복을 싣고 달리는 내 조국의 전동차에서 덕과 정으로 더 밝은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리는 사회주의의 참모습을 보았다.
김 태 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