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8월 23일 《우리 민족끼리》
폭우속의 처녀
대줄기같은 장마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어느날이였다.
사업상용무로 어느한 농촌을 찾아 길을 떠난 나는 승용차밖을 내다보다가 한곳에서 시선을 멈추었다. 차창너머로 애어린 처녀가 온몸이 물참봉이 된채 무슨 일엔가 열중하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길섶의 애어린 가로수 한대를 바로 세우느라 모지름을 쓰고있었다. 그가 쓰고있었을 우산이 비풍에 뒤집혀져 길가에 나딩굴고 옷은 온통 흙범벅이 된 상태였다.
차에서 내려 그 처녀의 일을 거들어준 내가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인가고 물었을 때였다.
《난 금방 공민증을 받고 오던 길이랍니다. 오다보니 이 나무가 금시 넘어질것만 같아 이렇게…》
쑥스러운듯 처녀는 말끝을 얼버무렸다.
그의 말은 평범했지만 무엇인가 나의 뇌리를 쿵 치는것이 있었다.
길가의 나무 한그루를 걱정하며 폭우속에 서슴없이 두팔걷고나선 처녀,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을 결코 큰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큰일은 아닐지라도 조국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아끼고 사랑하는것이 이 나라 공민의 깨끗한 량심이며 의무라고 여겼던것이다.
정녕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공민의 도리를 자각하고 사회와 집단을 위한 일을 스스로 찾아하는 이런 참된
후더워지는 마음을 안고 멀어져가는 그 처녀의 뒤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눈앞에 수많은 군상들이 밟혀왔다.
세대를 이어 지켜온 소중한 사회주의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세상에 보란듯이 훌륭하게 꾸려나갈 애국의 열망을 안고 성실한 피와 땀으로 조국의
최 병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