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8월 6일 《로동신문》

 

    실 화

고마운 스승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전체 인민들은 전승세대처럼 일신상의 모든 고락을 조국의 운명과 결부시키고 애국의 길에 충정을 다 바치는 정신으로 전진도상에 가로놓인 난관앞에 과감히 나서야 하며 불요불굴하는 의지로 사회주의건설에 분투하여야 할것입니다.》

속도계의 바늘은 백을 가까이하고있었다. 고속도로의 리정표들과 길옆의 가로수들이 빠른 속도로 차창가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함경남도출하도매소 소장 박윤희는 그 모든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며칠전 출장길을 떠날 때까지도 잘 갔다오라고 바래워주던 한태완로인이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은 박윤희의 마음을 불안하게 해주었다. 사업소의 명예종업원인 한태완로인은 그에게 언제나 힘을 주고 고무를 주는 로병이며 더우기 공화국영웅이였다.

전쟁로병, 그 말은 그에게 있어서 결코 전세대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였다. 사회와 집단을 위하고 남을 위해 사는 참된 공산주의적인간의 전형들이였다.

그의 눈앞에 잊을수 없는 추억들이 끝없이 밀물쳐왔다.

돌격대입대, 철길공사장, 병원침대…

앞으로는 걸을수도 없고 혹시 아이를 낳지 못할수도 있다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우연히 들은 그날부터 그는 인생의 모든것을 포기한듯 종일 가도 말이 없는 처녀로 변해버렸다.

하루는 그가 입원한 병원으로 낯모를 할머니들이 찾아왔다. 알고보니 바로 그들은 의식을 잃은채 기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여오는 자기를 곁에서 극진히 돌봐준 고마운 사람들이였다. 당의 뜻을 받들어 돌격대제복을 입은 기특한 처녀가 어떻게 하나 일어나야 한다며 병원에 찾아와 지성을 다하던 할머니들, 그들이 전화의 불길을 헤쳐온 전쟁로병들이라는것을 알게 되였을 때 그는 놀라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수 없었다.

친손녀마냥 머리를 어루쓰는 그 손길을 느끼며 그는 자기가 과연 로병들이 생각하는 그런 처녀였던가를 다시금 돌이켜보았다.

그는 그때부터 새로운 결심을 품고 그들처럼 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건강을 회복하고 새로운 일터에 첫 자욱을 찍게 되였을 때 그의 뇌리에 제일먼저 떠오른것은 조국 위한 보답의 길을 멈춤없이 이어가라고 손잡아주고 떠밀어주던 그날의 로병들의 모습이였다.

날이 갈수록 그렇듯 훌륭한 로병들을 위해 자신을 다 바치고싶은 그의 진정은 더 열렬해졌다. 이렇게 되여 그는 로병들을 위한 길을 걷게 되였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헐한 길이 아니였다.

가정살림을 시작해서부터 자기를 리해해주고 떠밀어주는 남편은 그렇다치고 철없는 자식들을 리해시킨다는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였다. 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고난의 시기여서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기도 힘들었지만 그는 로병들을 위하고 사회와 집단을 위한 헌신의 길을 멈추지 않았다.

언제인가 앓고있는 한 전쟁로병의 집에 갔다가 밤늦게야 돌아온 그는 문밖으로 새여나오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였다.

그날 학교에 갔던 맏아들 규하가 점심시간에 밥곽을 열어보다가 강냉이밥이 들어있는것을 보고는 다시 뚜껑을 덮어버렸다는것이였다. 분명 전날 저녁에 꽈배기랑 별식을 만들던 엄마를 보았는데 그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볼이 부어 씩씩대는 철부지자식들의 목소리에 그는 왈칵 눈물을 쏟고야말았다.

로병들을 위하는 엄마의 진정을 다 리해하기에는 너무도 어린 자식들이였다. 그는 문밖에서 자식들이 잠들 때까지 눈물로 옷깃을 적셨다.

그러나 그 무엇도 로병들을 위하는 그의 진정을 막을수는 없었다.

그 나날 그는 한태완로병과도 깊은 인연을 맺게 되였다. 사실 오래동안 한사업소에서 일했고 이제는 년로보장을 받은지도 수십년세월이 흘렀건만 그는 친부모를 찾아가듯 로병을 자주 찾아갔다. 로병은 언제나 그에게 힘이 되고 마음속지탱점이 되였던것이다.

언제인가 로병의 생일을 맞을 때에도 그랬다. 그는 한태완로병을 축하해주기 위해 종업원들과 함께 노래춤도 품들여 준비하고 많은 물자들도 마련하여 안겨주었다. 그날 저녁 퍼그나 시간이 흘러서야 축하모임이 끝났는데 사무실로 돌아온 박윤희의 얼굴에는 하루종일 로병을 만족하게 해주었다는 기쁨으로 하여 미소가 피여올랐다.

그런데 얼마후 집으로 간줄로만 알았던 한태완로병이 지함을 들고 방으로 들어서는것이 아닌가. 그는 저으기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바로 자기들이 준비했던 물자들이 들어있는 지함이였다.

《이보게, 소장. 자네들의 성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게 다 인민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야 할 물건들이 아닌가. 그러니 나보다도 어려운 세대들에 이걸 가져다주게. 그럼 난 더 바랄게 없겠네.》

지난 시기 도안의 인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한다고 은근히 자부해오던 그는 그날 로병의 모습에서 많은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그는 여러 군을 돌아다니며 직접 인민들의 수요를 장악하고 소비품공급을 따라세우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였다. 그 나날 그는 사업소자체의 힘으로 덩지큰 창고도 일떠세우고 인민생활향상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것으로 하여 사회주의애국공로자의 영예를 지닐수 있었다.

참으로 그에게 있어서 전쟁로병들은 인민을 위한 멸사복무의 길로 곧바르게 떠밀어준 혁명선배였고 자기 삶의 자욱자욱을 시시각각 비쳐보게 하는 거울이였으며 한생 곁에서 다잡아주고 이끌어준 고마운 스승이였다. …

며칠간의 치료를 받은 한태완로병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업소의 종업원들이 앞을 다투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꽃다발을 받아안은 로병의 얼굴에 더없이 밝은 웃음이 피여올랐다.

친혈육마냥 그를 둘러싸고 웃고떠드는 종업원들을 바라보며 박윤희는 다시금 굳은 결의를 가다듬었다.

(저렇듯 훌륭한 로병동지들을 더 잘 모시고 그들이 바라는대로 인민들을 위한 일을 더 많이 하리라.)

 

안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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