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7월 31일 《우리 민족끼리》
1지망
며칠전 밤이였다.
TV방영시간도 다 끝나고 어느덧 23시를 가까이 하는데 그때까지도 딸애의 방에서는 불이 꺼질줄 몰랐다.
평양교원대학 졸업반 학생인 내딸 미향이는 요즘 학과경연준비로 몹시 바쁘다.
그래서인지 매일이다싶이 저녁늦게 집에 들어와서는 밥을 먹자마자 인차 잠자리에 눕기가 일쑤였다.
(그러던 애가 오늘은 어떻게 된걸가.)
미향이가 좋아하는 과일다반을 받쳐들고 방에 들어서니 딸애는 책상우에 엎드려 자고있는것이 아닌가.
(글쎄 그렇겠지.)
보매 무엇인가 책에 적다가 잠든 모양이였다.
호기심에 겨워 그애의 곁에 다가선 나는 미향이의 학습장을 살며시 집어들었다.
날자와 요일, 날씨가 적혀있는것으로 보아 일기를 쓰다가 잠든것이 분명했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참으로 잊을수 없는 날이다.
나는 오늘 지금껏 고민하며 생각하던 나의 희망과 꿈을 스스로 결정하였다.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TV에서 본 원아들의 모습이.
고운 춤동작을 펼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가.
정말 우리 원아들이야말로 복받은 아이들, 세상에 둘도 없는 행복동이들이다.
우리
이는 응당 우리 교원대학졸업생들의 시대적본분이라고 생각한다.
교양원?! 사실 지금껏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직업이다.
하지만 나는 결심했다. 결코 즉흥적인 생각으로 내린 결심이 아니다.
원아들을 미래의 역군으로 키우는 교양원보다 더 긍지높은 직업이 또 어디 있으랴.
이제부터 나의 1지망은 평양애육원의 교양원이 되는것이다.
그런데 결심이 서고보니 난감한 일도 없지 않다. 내 심정을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가.
어떻게? 어떻게?》
일기장의 글줄은 여기서 멎어섰다.
딸애의 책을 가슴에 품어안은 나의 생각은 깊어졌다.
1지망!
사회생활의 첫발을 떼는 청년들, 특히 고급중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게 되는 학생들은 응당 자기의 희망과 뜻을 지망란에 적는다.
하지만 본인의 혼자생각만이 곧 1지망으로 되는것은 아니다.
부모의 동의도 무시할수 없다. 세상에 부모만큼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기때문이다.
자식들의 지망란에 부모의 의중이 비중있게 자리잡는것도 바로 그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그래서 미향이가 일기의 마지막을 끝맺지 못했을것이다.
한순간 《호》하고 한숨이 나왔다. 실은 딸이 졸업하면 그애가 다니던 소학교에 갔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나의 눈앞에는 유치원시절 피아노를 잘 쳐서 TV에까지 나온 일이며 소학교시절 가야금을 치면서 노래를 잘 불러 동네사람들로부터 음악신동이로 불리우던 일, 평양학생소년궁전에서 타악기를 치며 만사람의 박수갈채를 받던 일 등 딸애의 성장과정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그러나 인츰 나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TV에서 보았던 평양애육원과 육아원을 찾으시여 원아들을 한품에 안아주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오시여서는 볼도 다독여주시고 몇살이냐, 아픈데는 없느냐, 무엇을 하며 놀았는가, 맛있는것을 먹었는가고 다정히 물어주시고 가시여서는 맛있는 과일과 당과류, 새옷들을 보내주신분, 원아들이 현대적으로 꾸려진 새집에서 생활하도록 대동강반에 멋진 아이들의 궁전을 지워주신
새해의 첫날에도 찾아오시여 밝은 앞날을 축복해주시고 노래, 춤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며 등도 두드려주시는
결코 원아들만이 받아안은 사랑이 아니였다.
《소나무》책가방, 《민들레》학습장, 《해바라기》학용품, 세계명작동화집, 철따라 받아안는 새 교복, 신선한 젖제품, 옥류아동병원…
진정
그 무한대한 사랑의 정과 열속에 우리 미향이도 무럭무럭 자라 소학교, 중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되였고 이제 몇달 안있어 대학교문을 나서게 된것 아니랴.
예로부터 사랑에는 보답이 따른다고 하였다.
우리 당의 품속에서 세상에 부러운것없이 자라난 새세대 청년들이기에 조국보위초소에서, 대건설장들에서, 과학탐구의 길에서 청춘의 힘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가고있는것이며 조국이 부르는 어렵고 힘든 초소로 용약 달려나가는것이리라.
그렇다. 딸애의 1지망, 정녕 그것은
(이젠 다 자랐구나!)
나는 잠든 딸애를 대견한 눈길로 바라보며 일기장에 이렇게 써놓았다.
《어머니는 승인한다.》
그리고 그려보았다.
내딸 미향이가 키워낼 재간둥이원아들을, 그애들이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어 우리
장 성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