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7월 15일 《우리 민족끼리》
꺼질줄 모르는 불빛
집집의 창가마다에 흘러넘치던 불빛들도 하나, 둘 사라지고 삼라만상이 고요속에 잠기는 려명거리의 밤.
그러나 이 깊은 밤에도 꺼질줄 모르는 불빛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나의 모교인
그 불빛들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며칠전 취재길에서 돌아와 원고를 다 써놓느라 밤늦게야 퇴근길에 올랐던 나는 려명거리를 지나다가 뜻밖에도 동창생친구의 안해를 만나게 되였다.
내가 이 밤중에 어디 가는 길인가고 물으니 친구의 안해가 이런 말을 하는것이였다.
《우리 영희아버지가 요새 밤을 새우며 일을 한답니다. 그래서 밤참이라도 좀 갖다주려구 이렇게…》
《철호, 그 친구가 밤을 새운다구요? 거 박사학위론문이라도 쓰는건가? 나도 그 친구를 본지 오랜데 영희어머니와 같이 가서 만나봅시다.》
이렇게 되여 나는 생각지 않게 동창생이 교원생활을 하고있는
대학의 구내에 들어서니 교사들마다에서 쏟아져나오는 많은 불빛들이 나의 눈앞에 안겨들었다.
퇴근시간도 퍽 지난것같은데 많은 창가들에서 불빛이 흘러나오는것을 보며 나는 머리를 기웃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보매 대학의 많은 교원, 연구사들이 교사에 남아있는것같았다. 어째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밤깊도록 퇴근하지 않고있을가?
나의 의문은 물리학부가 있는 3호교사에서 친구를 만나서야 풀리게 되였다.
《지금이 어느때인가. 온 나라가 지금 당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부글부글 끓고있지 않나. 이번에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어찌 잊을수 있으랴.
대학창립 70돐때에는 몸소 력사적인 서한까지 보내주시며
후대들을 키우고 나라의 인재들을 육성하는데 한생을 바쳐가는 교원들을
어디 그뿐인가.
바로
교육은 당면한 가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전망적인 사업이며 교육에 대한 정확한 노력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하신
대학의 창가마다에 흐르는 그 불빛들에 다 어리여온다. 새 교수방법을 찾기 위해, 현실과 결부된 산 지식을 학생들에게 배워주기 위해 사색에 사색을 거듭하며 정열을 쏟아붓는
이런 생각을 하며 대학문을 나서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아직도 대학의 창가마다에서 뿜어져나오는 불빛들은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더 밝은 빛을 뿌리는것만 같았다. 언제나 보답의 일념으로 심장의 더운 피를 펄펄 끓이며 낮과 밤이 따로 없이 분투하는 대학의 교원, 연구사들의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과 우리 나라를 교육강국, 인재강국으로 빛내이는데 한몸 다바쳐 이바지하려는 그들의 신념이 비껴있어 저 불빛들이 그리도 밝은것이 아닌가.
꺼질줄 모르는 불빛! 정녕 그것은
어찌
그렇다. 작은 시내물들이 모여 대하를 이루듯 그 불빛들이 모이고모여 조국의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창조와 변혁의 위력한 추동력이 되는것 아니겠는가.
이밤 유난히도 밝은 저 교정의 불빛처럼…
조룡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