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7월 4일 《우리 민족끼리》

 

《우리는 모두 한식솔입니다》

 

어느 집이나 다 그러하듯 우리 집 벽면에도 한상의 가족사진이 걸려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곁에서 오빠와 내가 행복에 겨워 밝게 웃고있는 모습이 은빛색의 윤기나는 액틀속에 소중히 담겨져있다.

바라볼수록 누구나 부러워할 화목한 우리 집, 혈연의 정과 사랑이 그득히 넘쳐나는 한식솔이라는 생각에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무한한 행복의 파도가 세차게 물결친다.

한식솔!

이 말을 되뇌여보느라니 이 땅 그 어디서나 매일과 같이 가슴울리며 전해지는 덕과 정의 미담들에 나의 뜨거운 추억이 실리여 잊지 못할 나날에로 노를 젓게 된다.

일찌기 부모를 잃은 우리 오누이에게 있어서 제일 그리운것은 부모님들의 사랑과 정이였다. 잠자리에 든 자식들의 머리맡에서 미래를 꿈꾸시며 웃음짓군 하던 아버지의 얼굴이며 남모르게 우리 곁에서 늘 맴돌던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늘 그리워하던 우리들이였다.

바로 이런 우리 오누이에게도 당의 따스한 사랑의 해빛은 속속들이 비쳐들었다. 오빠가 인민군대에 탄원하여나간 다음 나는 평양중등학원을 졸업하고 희망대로 김철주사범대학에 입학하여 배움의 꿈을 마음껏 펼치게 되였다.

그러던중 날과 달이 흘러 우리가 방학을 떠나는 날이 왔다. 그때 다른 학생들은 겨울방학을 떠난 직후였는데 어려서부터 학원에서 자란 나는 갈 곳이 없었던지라 기숙사에 홀로 남아있었다. 호실창밖으로 짙어진 어둠은 나의 외로움을 더해주었다.

바로 그때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출입문이 빠끔히 열리며 대학 수학부 학부장인 리한선생님이 들어서는것이였다. 놀라움에 찬 눈길로 바라보는 나에게 선생님은 혼자서 뭘하는가고, 어서 자기와 함께 집으로 가자고 하면서 손을 잡아 이끄는것이였다.

영문도 모르고 선생님을 따라 집에 들어선 나는 그만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갖가지 음식이 그득히 차려진 푸짐한 식탁도 그렇거니와 책상이며 새 콤퓨터와 TV, 포근한 침대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것이 일식으로 갖추어진 아담한 방…

의아해하는 나를 미소속에 바라보시던 선생님은 이제부터 이 집에서 함께 살자고 하는것이였다.

순간 나의 가슴속에는 격정이 북받쳐올랐다. 정이 넘치는 선생님부부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다정한 얼굴을 보았고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느꼈다.

이렇게 나는 스승의 딸이 되였다.

대학에서는 스승, 집에서는 자식이 된 꿈같은 나의 새 생활은 마음속에서 외로움을 깨끗이 가셔주며 행복속에 흘렀다.

친혈육과도 같이 정이 넘치는 극진한 보살핌속에 나는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수 있었고 박사원을 다니면서 지난해에는 석사학위를 수여받게 되였다. 나에게 있어서 엄격한 스승이였지만 자식의 성장을 두고 마음쓰는 아버지는 그날의 기쁨을 일기에 한자한자 적었다.

그러던 지난해 어느날 나에게 군대에 나간 오빠가 제대되여온다는 소식이 왔다. 순간 기쁨보다 근심이 앞섰다. 그것은 오빠가 오면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그것은 공연한 걱정이였다.

오빠가 도착하는 날 아침 출근준비를 서두르는 나에게 아버지가 다가와 다정히 이렇게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은선아, 오늘 네 오빠가 온다는데 우리 다같이 역에 마중가자.》

순간 나는 불시에 눈굽이 뜨거워났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하는 마음속웨침이 저도모르게 터져나왔다.

이렇게 되여 그날 온 가족이 평양역에 오빠를 마중가게 되였고 제대배낭을 이 집에 풀어놓게 되였다.

어찌 잊을수 있으랴. 오빠가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아안던 날 새옷에 새 구두도 마련해주고 맛있는 음식들도 해주며 그토록 기뻐하던 아버지, 어머니의 그 모습을

그날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오빠는 밝게 웃었다. 그 웃음은 그 어떤 꾸밈도 가식도 없는 행복한 웃음이였다.

얼굴에 웃음꽃을 활짝 피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오빠와 나.

우리들은 비록 한피줄을 이은 친혈육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사이를 뗄래야 뗄수없이 굳건히 이어주고있는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피보다 더 진한 사랑과 정이였다.

이런 뜨거운 사랑과 정이 그대로 애국이라는 한뜻으로 모아지고 그래서 더 아름답고 더더욱 굳세여지는 이 땅, 사회주의 내 조국이 아니랴.

나는 세상에 대고 소리높이 웨치고싶다.

위대한 태양의 빛발아래 한없이 아름다워지는 내 조국, 사랑과 정이 끝없이 넘쳐나는 나라, 사랑으로 아름답고 사랑으로 강대해지는 이 땅에서 사는 우리는 모두 한식솔이라고.

 

평양중등학원 교원 리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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