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6월 27일 《통일신보》

 

단 상

나를 부르는 소리

 

얼마전 길을 걸어가는데 등뒤에서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머니!》

설마 날 찾으랴 하고 내처 걸었다.

《아주머니, 거기 좀 서십시오.》

뒤돌아보니 팔에 적십자완장을 두른 화선군의가 나를 향해 뛰여오고있었다. 요즘 시내의 약국들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이였다.

《절 찾았나요?》

《그렇습니다.》

급히 다가온 군의가 숨가쁘게 물었다.

《이자 저 약국에서 어린이해열진통물약을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하루에도 숱한 손님들을 대상하다보니 사람을 삭갈린 모양이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전 아니예요.》

《분명 그 아주머니 같은데…》

《잘못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세요?》

《얼마나 바쁜지 약품매대에서 항생제와 수액제를 사서 가방에 넣으면서 이 약을 떨구어놓고 갔단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군의의 눈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짙게 어려있었다.

《안됐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깍듯이 거수경례를 하고 그는 되돌아서는것이였다.

돌아서서 몇발자국 옮기는데 방금전 나를 불렀던 그 목소리가 또다시 울리는것이 아닌가.

《아주머니!》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 군의는 저쯤에서 또 다른 녀인을 멈춰세운채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얼마후 그 녀인도 도리머리를 젓고는 돌아섰다. 하지만 군의는 실망하지 않고 또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보느라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났다.

이름모를 녀성을 찾아 뒤쫓아온 군의.

그것이 어찌 그 한사람을 위한 걸음이겠는가.

불현듯 지난 5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특별명령을 받고 수도의 약국들에 일제히 전투좌지를 옮기던 화선군의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때로부터 오늘까지 그들은 변함없는 한모습으로 인민의 생명안전을 위한 복무의 길에 서있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인민들에게 가닿게 해야 한다.

이것이 그들모두의 가슴속에 끓어번지는 열망일것이다.

그 불같은 마음을 안고 앓는 전쟁로병을 위해 밤거리를 달리고 고열로 쓰러진 어린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뛰여가던 군의들.

그 걸음은 우리 집에도, 옆집에도, 아니 우리 인민모두에게 가닿고있다.

그 걸음과 더불어 군의들은 부른다. 《아주머니!》,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학생동무!》,

《얘야!》, 《반장어머니!》…

그 부름이 어찌 다른 사람을 찾는 목소리라고만 할수 있으랴. 그것은 힘들세라 어려울세라 따뜻이 보살펴주는 위대한 령도자의 따뜻한 손길, 자애로운 어버이의 뜨거운 인민사랑을 안고 나를 부르는 소리, 온 나라 인민을 찾고 부르는 소리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걷느라니 불밝은 수도의 밤거리가 더욱 유정하게 안겨들었다.

나는 가슴속에 그득히 차오르는 뜨거운것을 안고 걸음을 다그쳤다.

 

유 려 정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