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6월 26일 《우리 민족끼리》

 

알수 없는 두 신분

 

며칠전 저녁 퇴근길에 오른 나는 오빠네집에 볼 일이 있어 무궤도전차정류소로 걸음을 옮기였다.

정류소에 이르러 전차를 기다리는데 조금 있어 한 젊은 사람이 걸그림을 게시하여놓고 사람들에게 방역사업과 관련한 위생상식들을 해설하는것이였다.

마스크착용과 손소독, 개체위생, 방역학적거리두기 등 이미 알고있던 비상방역규정들을 되새기며 그의 해설을 귀담아듣던 나의 귀전으로 손님들의 말소리들이 도간도간 들려왔다.

《젊은 사람이 해설을 참 잘하는군요.》

《책임성이 참으로 높은 의료일군이요. 매일 이맘때면 여기 나와 사람들에게 해설을 하군 한다오.》

그들의 말을 들으며 절로 호기심이 동한 나는 그 사람을 다시금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던 나는 그만 자기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분명 그였다. 지난 5월, 땀을 철철 흘리며 구역채과도매소를 비롯한 봉사단위 봉사자들과 함께 이동식밀차에 갖가지 남새와 소비품들을 싣고와서는 아빠트마다 다니며 늘 밝은 인상으로 주민들에게 안겨주고 가군 하던 그 사람이였다.

매일같이 문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면 집의 문앞에 놓여진 식량과 부식물, 생활필수품을 보며 헌신적인 그의 노력에 감동의 눈굽을 적시군 하였다.

나의 망막속에 깊이 새겨진 그 진정의 모습을 어찌 잊을수 있단말인가.

나의 머리속에는 의혹과 의문들이 가득 차올랐다.

(그는 대체 누구인가? 봉사일군인가, 의료일군인가…)

그때까지만 하여도 나는 그를 구역채과도매소나 구역인민위원회의 일군으로만 알고있었다.

도저히 알수 없는 두 신분을 가진 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풀길 없는 의혹과 함께 인상깊은 모습을 남긴 그에 대해 꼭 알아야 하겠다는 충동이 일어나는것을 나는 어쩔수 없었다.

다음날 나는 매일같이 동주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그를 분명 동사무소에서 알고있으리라는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그곳에 찾아갔다. 나는 그곳 일군을 통하여 그 의문스러운 사람에 대한 감동깊은 사실을 전해듣게 되였다.

…돌발적인 방역위기상황속에서 인민들에 대한 당과 국가의 온갖 사랑의 조치들이 취해지던 어느날이였다.

이동봉사대원들과 함께 부식물과 기초식품을 들고 뛰여다니는 그의 모습을 띄여본 동일군이 우리 구역의 이동봉사대에서 일하지 않는것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하고있는가고 물었다.

《매일 아침이면 우리 집 문앞에 놓여지는 남새와 부식물을 보면서 그냥 앉아있을수 없었습니다. 나라앞에 엄혹한 난관이 가로놓인 때에 바치는것이 없이 국가의 혜택을 앉아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그것이 무슨 인간으로서의 도리겠습니까.》

일군은 우리 사회에는 아름다운 인생관을 지닌 인간들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마냥 뜨거워났다.

이렇게 그는 순결한 공민적량심을 안고 이동봉사대원들과 함께 자기가 살고있는 아빠트뿐만이 아니라 동안의 아빠트들을 쉬임없이 돌며 주민들에게 부식물과 생활필수품을 날라다주었다.

그는 단순히 주민들에 대한 봉사활동만 진행하지 않았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정을 안고 주민들을 찾고 또 찾았다.

자기 인민반의 한 주민세대에서 온 가족이 모두 앓는다는것을 알고 가정에 보관하였던 상비약품도 아낌없이 주었다는 이야기, 자기가 부식물을 날라다주던 세대들중에 전쟁로병가정도 있다는것을 알고는 로병의 집에 찾아가 고려치료도 해주고 때로는 집안팎도 깨끗이 거두어주군 하느라 매일이다싶이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가군 하였다는 이야기…

땀젖은 얼굴로 부식물과 생활필수품을 안고와서 언제나 사람들을 위해주군 하던 그때의 헌신적인 모습과 사람들에게 비상방역규정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던 모습이 눈앞에 엇갈려 마음을 진정할수 없었다.

어제는 사람들의 생활상편의를 위한 봉사활동으로, 오늘은 위생선전활동으로.

그가 봉사자, 선전자가 되여 발휘한 아름다운 소행의 시간과 장소, 내용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인민들앞에 비낀 그의 모습은 조국이 겪는 시련을 가슴아프게 받아들일줄 아는 참된 인간의 모습, 어제나 오늘에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변심을 모르는 한모습이였다.

물론 나는 두 신분에 대한 의혹과 호기심이 감동과 흥분으로 뒤바뀌여진 오늘까지도 그 사람의 진짜 신분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구태여 알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의 모습속에 인민에 대한 열화같은 사랑과 정을 지니시고 위민헌신의 길을 끝없이 이어가시는 자애로운 어버이와 사상과 뜻, 발걸음을 함께 하며 나가는 이 나라 인민들의 순결한 넋과 의지, 덕과 정으로 온 나라가 화목한 대가정을 이룬 내 조국의 아름다운 모습이 다 비껴있기에.

나는 그 미덕의 주인공의 신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싶다.

그는 이 나라의 평범한 공민의 한 사람이라고.

려영경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