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4월 10일 《우리 민족끼리》
4월의 봄비를 맞으며
얼마전 나는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퇴근길에 올랐다.
봄에 내리는 비여서 그런지 나로서는 봄비에 적셔지는 도로를 걷고싶은 충동을 금할수 없었다.
봄비,
예로부터 봄에 비가 자주 내리면 농사가 잘된다고 하여 봄비를 약비라고 불러왔다. 늙은이들은 떡비, 복비, 풍년비라고도 말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어린시절에는 봄에 비를 맞으면 키가 큰다고 하면서 비가 내리는 날 우정 비에 흠뻑 젖고 들어와 어머니의 꾸지람을 듣던 일도 있었다.
이렇게 봄비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은 류다르다.
봄비에 대한 여러 생각속에 잠겨 길을 걷느라니 문득 나의 머리에 하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수십년전 어느 봄날이였다.
그 해는 어찌된 일인지 우수가 퍽 지나고 4월에 이르러서도 비가 내리지 않아 농장들에서는 씨붙임때문에 적지 않은 애를 먹고있었으며 요행 돋아난 싹들도 시누렇게 되여갔다.
혹심한 왕가물때문에 누구보다도 농사걱정을 하시던
4월 15일 명절이 당장인데 이젠 떠나셨으면 하는 의향을 간절히 말씀드리는 일군들에게
그런데 뜻깊은 4월 15일 아침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하늘의 조화인듯 밤새 날씨가 돌변하였던것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그렇게 높고 파랗던 하늘에는 매지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비방울까지 후둑후둑 떨어졌다.
농사일때문에 비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정작
하지만 그 시각
그러시고는 봄비가 내린다고, 이런 비를 쌀비라고 한다시며 두손으로 내리는 비를 받아보시였고 시험포전의 흙이 얼마나 젖어들었는가도 가늠해보시였다.
옷이 다 젖는다고 간절히 아뢰는 일군들에게 동무들은 생일생일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생일선물이 어디 있겠는가고, 오늘 제일 기쁘게 생일을 쇤다고 하시던 우리
내리는 찬비도 달게 맞으시며 온 하루를 기쁘게 보내시던 우리
그 이야기와 더불어 가슴뜨겁게 안겨온다.
수수한 농립모를 쓰시고 험한 논두렁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걸으시였고 승용차에 호미와 물온도계를 늘 싣고 다니시던
생신날을 하루 앞둔 날 저녁까지도 협동벌들을 돌아보시며 관수대책도 세워주신 우리
인민을 더 잘살게 해주시려 한평생 눈비를 달게 맞으신
그렇다.
4월의 봄비는
우리
진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