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4월 4일 《우리 민족끼리》
교복
수도의 거리마다에 봄의 기운이 한껏 넘쳐흐르는 4월의 아침풍경은 참으로 이채롭다.
허나 출근길에 오른 나의 눈길을 더더욱 끈것은 당의 뜨거운 은정이 깃든 멋있고 맵시나는 새 교복을 차려입고 책가방을 달랑이며 학교로 달려가는 신입생들의 모습이였다.
활짝 피여난 꽃처럼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느라니 온 나라의 학교들이 개학을 하루앞두었던 며칠전 저녁의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
…
다음날이면 소학교학생이 되는 아들의 교복입은 모습을 보고싶어 드바삐 집에 들어서는 나에게로 아들애가 기다렸다는듯 안겨들었다.
《아버지, 내가 새 교복입은걸 좀 봐요. 꼭 맞지요?》
《그래, 몸에 착 붙는게 자로 잰것처럼 꼭 맞는구나. 보기도 좋고…》
나의 눈길은 어느새 방안에 그린듯이 앉아있는 안해에게로 미쳐갔다.
《아니, 여보. 뭘하고있소?》
《교복입은 애의 모습을 보느라니 생각이 많아져요. 정말이지 나라에서 우리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주었구나하고 생각하니…》
감격에 겨워 말끝을 잇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안해가 하는 말이였다.
순간 나에게는 학창시절 내가 국가로부터 받은 새 교복의 바지주름을 다려주면서 눈굽을 적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삼형제모두가 꼭같이 새 교복을 입고 개학식장으로 달려가던 모습을 보며 솟구치는 감격에 곱씹어외우던 어머니의 말이 되새겨졌다.
《나라에서 이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을 다 대신해주었구나. 우리
그날의 학생이였던 내가 오늘은 아버지가 되여 새 교복을 받아안은 아들의 모습을 보게 된것이다. 이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눈물지으며 자식들의 새 교복을 쓰다듬고있을것인가.
교복! 외워볼수록 내 가슴에 뜨겁게 안겨온다.
간고한 항일무장투쟁의 나날 고이 간직하셨던 어머님의 유산-돈 20원으로 헐벗은 마안산의 아동단원들에게 새옷을 해입혀주시고 그처럼 만족해하시던
교복! 불러볼수록 우리의 귀전에 뜨겁게 울려온다.
수백만에 달하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몸을 다 재여 부모들이 감탄할 정도로 옷을 만들어 해입히라고 이르시던
우리 아이들이 받아안은 새 교복!
정녕 그것은
생각할수록 가슴에 차고넘는 격정에 나는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을 열자 4월의 훈향이 가슴한가득 밀려들었다.
이제 새날이 밝으면 당의 은정어린 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거리로 물결쳐가리라.
문득 나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화폭으로 거연히 안겨왔다.
우리 당이 도안가가 되고 국가가 학부형이 되여 완성한 새 교복, 그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그늘없는 모습으로 더욱 밝아지고 젊어진 사회주의 내 조국,
그 화폭이야말로 자본주의가 흉내낼수도 가질수도 없는 오직 우리 조선에만 있는 사회주의명화가 아니겠는가!
나는 확신했다.
평양시 만경대구역인민위원회 부원 강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