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3월 14일 《우리 민족끼리》
해님을 따라 피는 꽃
봄기운이 짙어가는 3월의 첫 일요일 아침이였다. 봄이라면 누구에게나 마음에 아지랑이가 아물거리듯이 개선문광장을 찾은 나의 마음에도 남다른 추억의 아지랑이가 피여오른다.
따뜻한 해빛을 안고 봄물이 오르기 시작한 개선문광장주변의 나무들이 내뿜는 생기때문인지, 봄의 활력에 넘쳐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그 모습때문인지.
그보다는 어제 저녁 자기의 소원대로 평양화초연구소에 배치받았다는 조카가 여기 개선문광장에서 나와 만나자고 한 약속때문이리라.
나의 가슴에는 문득 봄물결같은 추억이 사품쳐 밀려온다.
… 철없던 시절 삼촌인 나의 손에 이끌려 여기 개선문광장을 찾았던 조카였다. 해방된 조국인민들앞에서 력사적인 개선연설을 하시는
《아이참, 저 아지민 얼마나 안타까울가!》
조카의 시선은 기념벽화에 형상된 한 처녀의 모습에 박혀있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군중들의 뒤에서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꽃다발을 들고 서있는 처녀,
아마 조카애가 나를 깜짝 놀래웠던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조카애는 그 아지미가 못드린 꽃다발을 자기가 드리겠다며 붉은넥타이시절부터 진주, 백합 등 곱다는 꽃모들을 가져다 자기의 방을 아예 자그마한 꽃방으로 만들어놓고 꽃을 키웠었다.
언젠가 창가에 서서 해빛에 따라 꽃화분을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굉장한 《발견》을 한듯 속살거리던 목소리가 지금도 귀전을 울린다.
《삼촌, 이제 보니 이 꽃들이 해님을 따라 꽃잎을 펼쳐요. 그늘에서 시들어가던 화분의 꽃이 창문가에서 해빛을 받으니 활짝 피여났어요. 꽃을 키우는데는 뭐니뭐니 해도 해빛이 제일이군요. …》
해님을 따라 피는 꽃!
철없는것의 그 목소리에서 나는 가슴을 치는 커다란 충동을 억제할수가 없었다.
조카애의 말을 듣노라니 못잊을 력사의 그날에 개선문광장에 차넘치던 환호와 흠모의 열광이 다시금 뜨겁게 안겨왔다.
항일의 불바다만리 혈전만리를 헤치시며 빼앗긴 나라를 찾아주신
그것은 그대로 참다운 삶의
그때로부터 70여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몇번이나 바뀌고 세대도 그 몇번 바뀌였다.
그러나
태양의 따사로운 해빛과도 같으신
지금도 이 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아버지, 어머니들은 자기의 손자, 손녀, 아들딸들에게 우리
그렇듯 인민의 심장속에 깊이깊이 새겨져 심장에서 심장에로, 마음에서 마음에로 년대와 년대를 이어 끝없이 전해지는 우리
세월을 넘어 끝없이 전해지고 전해지는 그 가슴뜨거운 이야기들에서 새 세대들은 우리 인민이 얼마나
문득 귀에 익은 목소리에 나는 생각에서 깨여났다. 돌아보니 70여년전 오매에도 그리던
겉모습도 마음도 한떨기 백합처럼 싱싱하고 청초하게 피여난 그 모습을 보느라니 품고 사는 뜻이 아름답고 소원이 아름다우면 사람도 그토록 아름답게 피여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봄기운이 완연한 이 땅의 해빛은 의연히 밝고 따사롭다.
저 하늘의 해님을 따라 꽃들이 만발하게 피여나듯이 대를 이어
그렇다.
여기 뜻깊은 개선문광장에서 눈부실듯 환하게 웃으시며 민족대단결의 힘으로 부강조국건설을 호소하시는
리 명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