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17일 《우리 민족끼리》

 

처녀의 청혼

 

처녀의 청혼?

사람들은 아마도 처녀가 총각에게 청혼한다는 말을 들으면 의아해할것이다. 흔히 청혼이라고 하면 총각이 처녀에게 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러면 한 처녀의 청혼에 대한 이야기, 이 세상 가장 고상하고 순결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에 대한 가슴뜨거운 이야기를 펼쳐보자.

얼마전 우리 사진관으로는 사진촬영을 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나는 주문봉사를 위해 평양시내의 어느한 결혼식장에 갔었다.

거기서 뜻밖에도 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한쌍의 청춘남녀의 결혼식을 렌즈에 담게 되였다.

사륜차에 앉아 밝은 웃음을 짓고있는 신랑의 모습도 그렇지만 수집음과 함께 미소를 띄우며 사륜차를 밀고 결혼식장으로 들어서는 신부를 보는 순간 나는 감동을 금할수 없었다.

결혼식에 참가한 사람들모두가 그러했지만 사진사인 나로서도 걷잡을수 없는 감동과 흥분으로 하여 눈앞이 흐려짐을 어쩔수 없었다.

더우기 결혼식장에 온 사람들로부터 영예군인총각과 처녀사이에 오고간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 이처럼 더없이 순결하고도 뜨거운 사랑관을 지닌 청년들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나는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처녀가 영예군인을 처음으로 알게 된것은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건설장에서부터였다고 한다. 공사장에 사륜차를 타고나와 노래를 부르며 돌격대원들을 고무해주는 한 영예군인의 모습에서 큰 감동과 뜨거운 충동을 받은 처녀는 그가 군사복무시절 임무수행중 뜻밖의 정황속에서 귀중한 전투기술기재를 구원하고 영예군인이 된 청년이라는것과 집에서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처녀는 나이 많은 어머니가 혼자서 영예군인인 아들의 뒤바라지를 하는 그의 가정에 일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영예군인청년의 가정을 성의껏 도와주기 시작하였다.…

이야기에 심취될수록 나의 마음속에는 감동과 감동이 덧쌓여졌다.

비록 두다리를 잃은 영예군인이지만 화성지구를 인민의 리상거리로 천지개벽시켜주는 당의 고마움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하려는 그의 보석같은 마음은 처녀를 더 자주 총각의 집으로 떠밀었으며 하루작업을 마친 저녁은 물론 짬만 있으면 총각의 집을 찾아가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고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날과 날이 흐르는 사이에 처녀의 가슴속에 저도 모르게 싹트기 시작한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영예군인총각에 대한 사랑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느끼는 순간 처녀는 자기도 모르게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두다리를 잃은 영예군인을 남편으로 삼았다가 앞으로 후회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남들처럼 사랑을 속삭이며 산보길도 함께 걸어볼수 없다는 생각, 자칫하면 자식까지도 볼수 없다는 생각…

괴로움에 모대기던 그에게 사랑의 불길을 지펴주고 용단을 내리게 해준것은 이 나라 청춘들 누구나 지니고있는 깨끗하고 순결한 량심이였다.

(사람들모두가 친형제가 되여 화목하게 사는 이 땅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주저하고있는가. 조국을 위해 서슴없이 두다리를 바치고도 오늘은 애국의 한마음을 바쳐가고있는 영예군인의 일생의 길동무는 내가 되여야 한다.)

이런 생각은 날로 깊어졌고 결국 처녀로서 지금까지 함부로 터치지 않았던 소중한 사랑의 고백을 스스럼없이 하게 되였다.

하지만 총각은 처녀의 짐이 되여 한생을 살고싶지 않다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청혼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두다리가 없는 자신의 처지로 해서 일생을 홀로 살면 살았지 다른 사람에게까지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총각의 마음이 옥처럼 맑고 깨끗하다면 총각에게서 랭대를 받으면서까지 변함없이 진심을 바치는 처녀의 진정은 얼마나 진실하고 뜨거운것인가.

설복과 거절이 끊길줄 모르고 이어지는 속에 그 처녀가 영예군인의 마음을 돌려세우는데는 거의 1년이라는 기간이 걸렸고 그의 뜨거운 진정은 끝내 총각의 심장의 문을 열어놓고야말았다. …

이렇게 맺어진 청춘남녀의 류다른 사랑이였기에 화성지구가 웅장화려한 자태를 드러낸 오늘날 그들의 결혼식은 만사람의 축복속에 뜻깊게 진행되게 된것이다.

언제인가 나는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람을 통하여 자기가 갔던 자본주의나라에서 20대초반의 미모가 뛰여난 한 처녀가 돈의 액수며 별장, 자가용승용차 등 결혼조건을 밝히며 나이가 몇십년우이건 관계없이 이 조건에 부합되는 남자에게 청혼한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네트에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이렇게 놓고볼 때 재산이나 명예의 높이가 아니라 애국심의 높이, 정신세계의 높이를 사랑의 기준으로 삼고있는 이 처녀의 청혼이야말로 얼마나 고상하고 순결하며 아름다운것인가.

이런 고상한 정신과 미덕의 소유자들, 애국청년들이 많고많아 이 땅에는 인간사랑의 향기가 짙게 넘치고 우리 조국이 그처럼 강대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한쌍의 신혼부부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기렌즈에 담고담았다.

 

려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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