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회)

제 1 편

(5)

 

쓸쓸한 마음으로 설경성이 처소로 돌아오니 마당에서 서성대던 강윤소가 반색을 하는것이였다.

이번에 설경성은 서경에 함께 오면서 로상에서 강윤소의 해묵은 머리아픔을 고쳐주었다.

그것이 고맙다며 이렇게 만날 때마다 반겨주는 강윤소였다.

《이 사람, 어데 가있다가 이제야 오는건가. 눈이 빠지는가 했다니.》

중키에 몸이 비대한 강윤소에게서 볼썽사나운 두툼한 입술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설경성에게는 그가 아무리 친절히 대해주어도 정이 끌리지 않았다. 사람은 용모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고 보는 설경성은 대개 입술이 두툼한 사람은 꾀바르고 욕심자루가 터무니없이 크다고 생각하고있었다.

바로 그때문에 강윤소를 꺼리는것이였다.

강윤소가 덥석 제 손을 감싸는 바람에 설경성은 송충이 와닿기라도 한듯 흠칠 몸을 떨었다.

《가세, 자네의 손길을 기다리는 병자가 있네.》

막무가내로 잡아끄는 강윤소의 뚝심에 못이겨 설경성이 그를 따랐다.

《자, 여길세.》

강윤소가 떠미는 방에 들어선 설경성은 대번에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방안이 너무도 화려하기때문이였다.

벽을 꽃과 나비를 수놓은 불그스름한 비단을 둘렀는데 한켠에는 네 계절의 산수풍경을 떠옮긴 값진 병풍이 놓여있었다.

이런 방에는 재상이라야 들수 있는것이였다.

설경성은 곧 강윤소의 몸값이 결코 재상에 못지 않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끼였다.

강윤소는 인재라고 할만 했다. 왜나라말, 녀진말이며 한어든 몽골말이든 그 나라 사람들 못지 않게 구사하는 보기드문 말재주를 가지고있었다.

특히 몽골말은 그 나라 사람들도 감탄하는 정도였다.

눈치가 말할수없이 빠르고 교제술과 처세술이 뛰여나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사람들과도 잠간사이에 구면지기처럼 지냈다.

그 재주로 임금의 역관이 된것이고 몽골의 형편도 누구보다 잘 아는것으로 하여 그 나라와 관련한 국사에도 참여할수 있게 된 강윤소였다.

그때문에 강윤소는 몽골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이번에 강윤소는 수시로 고려의 지경을 범하고있는 몽골군의 침입을 담판을 통해 저지시킬 목적으로 압록강을 넘게 되는 사신단의 일과 길안내는 물론 숙식보장까지도 맡고있었다.

그러니 이런 방에 든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설경성이 새삼스러운 눈길로 방을 둘러보는데 키꼴의 젊은이가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전 조인규라 하오이다.》

강윤소가 얼른 조인규를 가리키며 설경성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보기드문 재사일세. 몽골말을 나보다 낫게 하거던. 내 후임감인데 몸이 약한게 탈이야. 이 사람 병을 잘 보아주게.》

설경성은 조인규가 초면인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였다.

강윤소의 후임감이면 그의 그림자나 같겠는데 왜 여기까지 오면서 보질 못했을가.

설경성의 의혹을 엿본 강윤소가 히벌쭉 웃으며 말했다.

《인규는 서경과 이웃한 고을의 사람일세. 그래서 부모님을 뵈옵고 오라고 내가 한걸음 먼저 떠나보냈던거네.》

남의 속을 곧잘 들여다보는 강윤소앞에 설경성은 더 할말이 없었다.

조인규와 마주앉은 설경성은 그의 얼굴부터 살피였다.

기이하게도 조인규를 가리켜 강윤소의 아들이라고 할만치 용모가 비슷했다.

눈꼬리가 우로 치째진 크지 않은 옴팍눈에 쌍까풀이 없는거며 납작코, 기름한 얼굴모양, 좁다란 이마 그리고 키며 몸집까지도 비슷했다.

이렇게 생긴 사람들은 대개 성미가 날카롭고 속통이 좁으며 일을 재빠르게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강윤소처럼 입술이 두엄지손가락을 맞대놓은듯 하지는 않아도 여느 사람들보다는 두툼한 그것이였다.

(이 사람도 욕심자루가 크겠군.)

지금은 그런걸 론할 때가 아닌지라 설경성은 그의 안색을 유심히 살피였다.

인차 조인규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수 있었다. 눈두덩이 부석부석하고 두눈아래에 반달모양의 주름살이 생긴것은 방광과 심이 나쁘기때문이였다.

그리고 입술둘레에 쌀알만 한 부스럼들이 나있었다. 방광이 병들면 그럴수 있었다.

(이 사람이 방광에 병이 있군. 무엇때문에?…)

그에 대한 대답도 그리 힘들지 않게 찾아낼수 있었다.

조인규의 두눈의 흰자위가 생기없이 뿌잇해보였다.

이런 눈으로는 앞을 환하게 볼수가 없다.

사람이 잠을 적게 자면서 무리하게 일하면 지친 몸은 눈의 기력을 떨어뜨려 결국 잠들게 함으로써 육체를 보존하려고 한다.

문진이나 맥을 보지 않고서도 조인규의 병을 꿰뚫은 설경성이 일어서며 말했다.

《잠간만 기다리시오이다.》

밖으로 나온 설경성은 터밭으로 다가갔다.

터밭에 한창 열매들이 크는 가지가 있었다.

설경성은 그중 대가 굵은 가지를 부여잡고 힘있게 잡아당기였다.

실한 뿌리가 뽑혀나왔다.

뿌리만을 잘라낸 설경성은 강윤소의 하인을 불러 가지뿌리를 달여오라고 분부했다.

하인은 군말없이 가지뿌리를 달여왔다.

가지뿌리달인물을 담은 그릇을 들고 돌아온 설경성이 조인규에게 말했다.

《그대는 림증(방광염에 해당되는 병)에 걸렸소. 오랜 기간 찬방에서 밤늦도록 책을 읽으면 반드시 한사가 침습하여 그런 병에 걸리게 되오. 림증은 대개 오줌눌 때 아프기도 하고 오줌도 잦고 아래배가 무직하면서 맥이 없소.

이 병을 제때에 손쓰지 않으면 신(신장)까지 나빠지니 그래서 골병에 드는거요.》

약그릇을 받아든 조인규는 얼굴만 보고서도 병을 고치려드는 설경성의 재주에 놀라 두눈을 꺼벅거렸다.

설경성이 약그릇을 가리켰다.

《세번에 나누어 마시되 한나절간격으로 마시면 되오.》

설경성이 약물을 마시고 얼굴을 찡그리는 조인규에게 말했다.

《하루에 가지를 한뿌리씩 달여마시되 이레동안 하면 효험이 있을거요. 림증에 약비방이 아주 많지만 지금은 그 비방이 그중 좋소.

서경에는 망둥이가 많이 나는데 끼마다 두세마리씩 죽을 끓여먹으면 더욱 좋소. 자, 그럼…》

설경성이 이들과 있고싶지 않아 일어서는데 강윤소가 그의 팔을 움켜잡았다.

《가지 말게, 아비같은 사람의 말을 거절하면 안되네.》

강윤소의 나이가 스무살쯤 우이니 아버지벌이 되고도 남는것이다.

하는수없이 설경성은 도로 주저앉고말았다.

히벌쭉 웃음을 지은 강윤소가 설경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같은 명의와 왜 진작 사귀지 못했는지… 내 이번 길에 자네를 만나 묵은 병을 고친것은 하늘이 준 복일세.》

설경성이 쓴입을 다시였다.

허- 남의 속은 알지도 못하면서…

설경성은 강윤소를 알게 된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있었다.

여러 나라의 말에 막힘없는 재주로써 나라를 위하는것은 공대를 받을만 하지만 지나친 탐욕으로 백성들의 원망을 크게 사고있는 강윤소는 벌을 받아야 할 죄인이라고 할만 했다.

임금의 총애를 턱대고 백성들의 땅과 재물을 빼앗아 큰 부자가 된 강윤소와 같은 죄인과 사귀는것은 스스로 제 얼굴에 검댕이칠을 하는짓이 아닐수 없었다.

강윤소는 입이 함박만 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 보기엔 자네의 의술이 민방만 못하지 않겠네. 암, 그렇구말구.》

지나친 칭찬소리에 설경성이 쓴웃음을 지었다.

민방은 설경성이 고려제일의 명의라 공경하는 인물이였다.

민방은 타고난 앉은뱅이도 청맹과니도 고친 의술의 신이라 할수 있는 명의였다.

그러나 무서운 욕심자루를 차고있는 그때문에 사람축에 들지 못하는 민방이였다.

벼슬아치의 집에서 태여나 애젊어서부터 의원노릇을 하다가 벼슬길에 나선 민방은 외국사신들을 접대하고 주연을 차리는 일을 맡은 례빈성의 관리시절 천하가 불치라고 하는 병까지 고칠수 있는 비방이 적힌 의서를 얻게 되였다.

어느날 그에게 행운이 차례졌는데 그것은 옆집로파의 장례식에 돈을 꿔준 대가로 그 집에서 전해오는 옛 의서를, 아직은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신비한 비방들이 적힌 책을 앗아낸것이였다.

그 집사람들은 보배의서를 가보로 가지고있으면서도 가난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한탓에 그 가치조차 알지 못하였다.

워낙 의술이 높은 민방이 그런 책을 얻은것은 범에게 날개가 달린 격이였다.

탐욕스러운 민방은 그 비방으로 재상들부터 찾아다니며 병을 고쳐주었다.

그 덕에 례빈성의 우두머리인 경의 감투를 얻어쓴 민방은 관청의 재물을 망탕 제집으로 끌어들이였다.

큰 도적이 된 그때문에 민방은 파직을 면할수 없었다.

파직되여 집으로 쫓겨들어간 그는 오로지 돈을 바라고 부자들의 병을 고쳐주는것으로 만족해하는 소인배로 되여버렸다.

민방에게는 한가지 고약한 심보가 있었으니 그것은 제가 아는 의술을 절대로 남에게 배워주지 않는 그것이였다.

설경성이 여러번이나 의술을 배우고싶어 그를 찾아갔건만 자기는 제자를 두지 않는다며 문전거절을 하였다.

그래도 죽어가는 병자도 살려내는 재주를 가진 민방이기에 그를 의술이 으뜸가는 의원으로 여기는 설경성이였다.

《이번에 민방에게 병을 고치였다면 적어도 말 한필은 살수 있는 돈을 주어야 했을거네. 그런데 설경성 이 사람은 단돈 한잎 받지 않고 내병을 고쳐주었거던. 이런 사람이 있으니 난 백살도 문제없을거네.》

강윤소는 설경성과 사귄것을 살아있는 관세음보살이나 만난것처럼 기뻐했다.

지내 비만한탓에 강윤소는 늘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활랑이면서 울기가 뻗치여 기분이 좋은 날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설경성이 약과 침으로 기분이 상쾌해지도록 해주었으니 관음보살의 보살핌을 받은 심정이였다.

강윤소가 조인규를 가리켰다.

《내가 이 사람을 후임감으로 왜 택했는가 하면 세상에 보기드문 인재이기때문일세.

이 사람 모친의 말이 글쎄 자기의 배속으로 학이 날아들어오는 꿈을 꾸고 인규를 잉태했다는것일세. 이건 벌써 인규가 태여나기 전부터 인재였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일세.

이 사람은 세살때부터 글을 배웠다네.

그래서 이 사람도 십여년전에 외국어를 가르쳐주는 역어도감에 뽑혀왔네.

몇해 지나 이 사람은 자기의 재주가 특출하지 못하다면서 방문을 닫아걸고 밤낮으로 배워 여러 나라 말을 통달했네. 후생가외라고 이 사람이 나를 압도하니 그래서 보기드문 인재라고 하는거네.》

강윤소는 설경성과 조인규가 손을 마주잡게 하였다.

《내가 자네들이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건 꼭같이 정유년(1237)에 태여난 동갑이들이기때문일세. 이런게 연분일거네. 자네들 두사람은 다 제 맡은 학문에서 손꼽히는 인재들이니 친구를 맺는것은 응당하네.》

설경성은 조인규와 친구가 되는것이 싫지 않았다.

더없이 총명하여 나라에 쓸모있는 사람과 친구를 맺는것은 유익한 일이 아니겠는가.

조인규의 손을 잡은 설경성이 속을 터놓았다.

《난 자네와 좋은 친구가 되고싶네. 벗을 맺는 이 자리를 빌어 한마디 조언을 주어도 될가?》

조인규가 두눈을 깜빡이며 대꾸했다.

《하게.》

설경성은 조인규가 탐욕스러운 강윤소의 제자가 된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세상에 나쁜 사람을 스승으로 따르다가 나쁜 물이 들어 못쓰게 된 제자들이 어디 한둘인가.

그렇다고 강윤소를 멀리하라고 내놓고 말할수 없었지만 꼭 해주고싶은 조언을 묻어두고싶지는 않았다.

《남을 시기질투하지 않고 재물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자넨 반드시 명인이 될거네.》

한순간 눈살이 꼿꼿했던 조인규가 웃음을 지었다.

《자네의 조언을 평생 잊지 않겠네.》

설경성이 힘껏 조인규의 손을 그러쥐였다.

친구가 없는 사람은 날개없는 새와 같다는데 또 한명의 친구를 얻었으니 경사가 아니겠는가.

설경성은 조인규와 벗을 맺은 이날을 두고두고 원망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그것은 아직 후날에 겪게 될 일이였다.

강윤소가 설경성의 팔을 잡으며 화제를 바꾸었다.

《듣자하니 자네 몽골에 가려 한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아주 잘하는것일세. 머지않아 송나라도 몽골의 천하로 되는건 불보듯 뻔한거네. 대국이라 으시대던 금나라까지도 몽골에 먹히웠는데 송나라라고 별수가 있나.

난 몽골대신들을 거의다 알고있네. 그러니 몽골에 간다면 자네가 마음놓고 발붙일수 있도록 도와도 주고 벼슬아치들도 만날수 있도록 해주겠네. 몽골사람들과 친하면 나쁠게 없네. 몽골은 천하대국이라 볼것도 배울것도 많으니 리득이 클걸세.》

그 말에 설경성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강윤소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혹시 몽골을 할애비처럼 여기는 얼빠진 작자가 아닐가. 그렇지 않아도 일부 벼슬아치들이 몽골이라면 덮어놓고 두려워하고 굴복하려 한다는 말을 홍자번에게서 들은바 있는 설경성이였다.

내가 이웃나라에 가자고 하는건 우리가 모르는 의술의 비방이 있는가 알아보려는것이지 남의 강토를 강탈해가진 몽골인들과 친교를 맺자는게 아니다.

수십년전만 해도 북쪽땅의 어느 한구석에서 집짐승이나 치던 보잘것 없던 몽골인들이 남의 강토를 강탈하여 몸집이 커졌다고 문명에서도 제노라 할수 있는가.

비위가 상한 설경성이 고개를 흔들었다.

《몽골이 차지한 중원에는 옛적부터 그곳 사람들이 쓴 의서들이 적지 않소이다.

최초의 의서라고 할수 있는 책은 신농본초경이라는건데 우리가 수천년전부터 약으로 써본 마늘과 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소이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먼저 마늘과 쑥을 약으로 써왔다는것을 말해주고있소이다.

그 땅에서 마늘과 쑥을 처음으로 서술한 의서는 도홍경의 명의별록으로서 겨우 륙칠백년전에 나왔소이다.

거의 천년전에 나온 산해경이라는 책에는 조선사람들이 옹종(뽀두라지와 같은 화농성질병)을 돌침으로 고친다고 썼소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의서들에서 비방을 뽑아적은 천금요방이나 해상경험방같은 의서들은 썩 후에 나온것으로서 중원의 의원이라면 누구나 읽고있소이다.》

설경성의 달변에 입을 하 벌린 강윤소가 침방울을 튕기며 목청을 돋구었다.

《자넨 정말 모르는것이 없구만. 아, 그렇게까지 천하의 의서를 다 읽고 뜬금으로 외우면서 몽골을 찾아가겠다는건 뭔가?》

설경성이 심드렁해서 대꾸했다.

《그래도 혹시 그 나라에 우리가 모르는 의술의 비방들을 알고있는 명의들이 있는지 알겠소이까?》

강윤소는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몽골에는 자랑할만 한 명의가 없는것 같네. 난 겪어보았네. 이태전 태후의 속탈을 고칠수 있는 명의를 몽골에서 청해오라는 성상페하의 령을 받고 압록강을 건너갔었네.

몽골임금에게 청해서 그중 의술이 높다는 어의를 데려왔는데 태후의 병을 고치지 못하였네. 그런걸 새로 들어온 우리 어의가 고치였네.

그뿐이 아니네. 지난해 몽골에 가있던 나는 날마다 괴롭히는 머리아픔을 고쳐보려고 명의라는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돈만 썩였을뿐이네.

그런걸 자네는 쉽게 고쳐내질 않았나.》

실망해하는 설경성을 본 조인규가 말했다.

《그래도 몽골은 세상에서 제일 큰 나라인데 사부님이 모르는 명의가 혹시 있는지 알겠소이까?》

그 말에 강윤소는 아차 하고 혀를 찼다.

사실 강윤소가 설경성이 몽골에 가려 한다는 말을 듣고 기뻐한것은 그도 조인규처럼 자기의 세력에 끌어들이고싶었기때문이였다.

압록강을 넘나들던 나날 강윤소는 몽골을 할애비인듯 섬기는 친몽의 거두가 되였다.

하기에 그는 한명이라도 더 많이 끌어당겨가지고 친몽세력을 크게 늘인 다음 고려의 내정에 간섭하려드는 몽골을 등에 업고 조정의 실권을 차지하자는것이였다.

그 길에 권세도 부귀영화도 있다고 여기는 강윤소는 그런 흉심을 감추고 설경성을 유혹하려들었다.

《하긴 그래. 내가 우연히 경성이를 안듯 이번 걸음에 이 사람이 그런 명의를 만나게 될는지도 모르지. 나라가 크면 사람이 많고 사람이 많으면 신기한 의술을 가진 명의가 있기마련이니까. 그러니 우리 함께 몽골에 가세.》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여기에 내 친구 경성이 와있지 않소이까?》

설경성은 목소리의 임자가 홍자번임을 즉시 알아차렸다.

《나 여기에 있네.》

설경성이 대꾸하기 바쁘게 방문이 열리고 홍자번이 들어와 강윤소에게 일렀다.

《판병부사어른께서 설경성을 급히 부르오이다.》

판병부사란 리승휴가 은인으로 여기는 리장용을 말하는것이였다.

리장용은 중서시랑평장사에 군권을 쥔 판병부사를 겸하고있었으며 태부의 직도 맡고있었다.

고구려를 이은 고려는 천자국의 체모에 맞는 3사3공의 제도를 두고있었다.

태사, 태부, 태보를 3사로 태위, 사도, 사공을 3공이라고 하는데 이런 관직제도는 제후국들에서는 생각할수 없는것이였다.

이번 임금의 행차는 리장용의 주장으로 이루어진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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