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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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군단들에 대한 료해사업으로 418련대에 도착한 다음날 로명욱상장은 동행한 총정치국 일군으로부터 정기휴가중지문제로 군단부참모장 안강조와 련대장사이에 언짢은 일이 있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로명욱은 관하대대에 내려간 부참모장을 부르게 한 다음 곧 련대장과 자리를 마주하고앉았다.

황명걸, 그에게는 타고난듯 한 군인의 모든 표징이 다 있는것 같았다. 체구는 장대하였지만 잘 다듬어놓은 체조선수같았고 큼직한 코방울이며 귀방울에 비해 작은 눈은 무서움이란 모를것 같다. 코잔등우에 난 흠집이 그의 만만치 않은 성격을 강조해주었다.

로명욱은 코잔등에 눈길을 주며 물었다.

《그 흠집은 어떻게 되여 생긴거요?》

코잔등우의 흠집이 순간적으로 씰룩거렸다.

《중학교때 도청소년팀에 망라되여 결승경기를 하다가 상대방 방어수의 호케이채에 맞았습니다. 하지만 의도적인 반칙은 아니였습니다.》

《큰일날번 했구만. 지금도 호케이생각에 손발이 근질거리지 않소?》

황명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 군인들이 받아들일수 있는 대중경기로는 적합치 않습니다.

그저 가끔 이 흠집을 볼 때마다 불쾌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다 없어졌습니다.》

로명욱은 그제야 본론에 들어갔다.

《정기휴가문제에 대한 동무의 솔직한 견해를 듣고싶소.》

황명걸은 약간 놀란 눈길로 로명욱을 쳐다보았다.

《그럼 그 문제가 인민무력부에까지 제기되였습니까?》

《군단부참모장을 비롯한 여러 일군들이 정식으로 제기해왔소.》

황명걸의 얼굴에는 저으기 심중한 표정이 떠올랐다.

《적들의 헛나발때문에 정기휴가를 중지한다는건 말도 되지 않습니다. 좋아할건 적들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정기휴가를 중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우리란 누구요? 물론 정치위원동무이겠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부참모장이 무엇때문에 기어코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하오?》

황명걸은 약간 얼굴을 찌프렸다.

《병사들을 믿을수 없다는겁니다. 부참모장동지에게도 병사시절이 있었고 련대장시절이 있었겠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충돌했겠구만!…》

황명걸은 피끗 눈길을 들었다. 그럼 이미 알고있었는가 하는 눈빛이였다. 그러나 곧 대답을 계속했다.

《부참모장동지는 나에게 정기휴가를 주장하기 전에 적들의 심리전에 대처할 방법론부터 내놓으라는것이였습니다. 이건 공정치 못합니다. 방법론에 대해 말한다면 정치부는 무얼합니까? 정치위원하고는 외교하고 아래일군에게는 책임을 떠미는 부참모장동지의 처사가 마음에 없어 충돌했습니다.》

로명욱은 잠시 침묵하였다. 련대장의 대답에 문제점이 있다는것을 직감했던것이다. 정치부는 무얼하는가고? 그럼 정치부가 있다고 해서 련대장한테는 방법론을 찾아야 할 책임이 없단 말인가?

《내 보기에는 동무가 쉽게 눌리울 사람같지 않아보이는데…》

《그것은 당에서 나에게 쥐여준 군사지휘권이 있기때문입니다.》

《군사지휘권? 그럼 뭐 부참모장이 평상시 련대장의 군사지휘권을 무시하기라도 했단 말이요?》

황명걸은 대답을 피하듯 입을 다물었다. 부참모장에 대하여 시시콜콜 고해바치는것처럼 생각되는 모양이였다.

로명욱은 재차 말을 이었다.

《당에서 쥐여준 군사지휘권을 쉽게 양보하지 말라는것은 우리의 최고사령관동지의 요구이시기도 하오. 그런데 부참모장이 무슨 리유로 동무의 군사지휘권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는지 난 꼭 알아야겠소.》

황명걸은 대답하기를 결심한듯 고개를 들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부참모장동지는 련대장시절에 한다하는 지휘관이였다고 합니다. 앞으로 사단장감이라는 말까지 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지로는 군사부사단장을 거쳐 군단부참모장이 되였습니다. 이런 심리가 하부지도에까지 나타나고있습니다. 참모부에 대한 관점이 틀렸다느니 부참모장을 우습게 본다느니 하면서 선입견을 가지고 자기 사업권능을 초월하고있습니다.

정기휴가문제도 같습니다. 사업권능이 어디까지인지 알수 없지만 부참모장이 무엇때문에 정기휴가중지라는 어마어마한 문제까지 직접 들고다닌단 말입니까?》

로명욱은 꺼내든 원주필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부참모장과의 담화가 뒤에 있는것만큼 그와는 이쯤해두기로 했다.

《정기휴가문제는 이미 최고사령관동지께서도 알고계시오. 그러나 매우 심중한 문제이기에 이번 료해과정을 통하여 그이께 다시 보고드리게 되여있소.

동무는 이런 실태를 알고 오늘의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는데서 련대정치위원과 합심하여 일을 잘해나가길 바라오.》

황명걸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뜻밖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듯 그는 거수경례를 붙이고도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상장동지, 알겠습니다.》

황명걸이 돌아가자 잠시후 부참모장 안강조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중년나이에 가까와보였는데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퍼그나 유해보이는 모습이였다. 그러나 옥다문듯 한 입술로 해선지 별로 고집스러워보이였다.

안강조는 지금 자기가 어떻게 되여 인민무력부 부부장의 호출을 받았는지 몹시 궁금해하는 표정이였다.

《동무가 제기했던 문제를 기탄없이 론의해보자고 이렇게 불렀소.》

로명욱은 책상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켜보이며 말했다.

《동문 오늘의 어려운 현실이 지속적일수 없다는데서부터 올해만이라도 정기휴가를 중지할것을 제기했다는거요?》

안강조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침착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의 어려운 현실이 지속적일수 있다는것을 생각 안해본건 아니였습니다. 문젠 거기에만 있지 않습니다. 다 아는 문제이지만 오늘 우리가 겪고있는 어려움을 악용하여 적들이 벌리고있는 심리전에는 미제의 최고급두뇌진이 동원되고있습니다. 그자들은 이미 동유럽을 붕괴시키고 그밖의 여러 나라들까지 파멸의 위기에 몰아넣은 전적이 있는 가장 집요하고도 교활한 심리전전문가들입니다. 우린 응당 이걸 인정하고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 지휘관들처럼 병사들이 적들의 헛나발을 믿지 않는다, 듣지 않는다 하며 방심하고있는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나는 이런 실태와 후방의 어려운 현실을 무관심할수 없어 정기휴가를 중지할것을 제기하게 되였습니다.》

로명욱은 부참모장이 한 말을 천천히 되뇌이였다.

《믿지 않는다, 듣지 않는다.…》

부참모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련대장의 경우에는 자기는 군사사업만 강하게 틀어쥐고 내밀테니 정치사업은 정치위원이 다 맡으라는 요구입니다. 그러니 정기휴가를 주장하는 리면에는 그로부터 산생되는 모든 문제를 정치위원이 책임지라는 립장도 있을겁니다.》

로명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해가지고야 어떻게 군정배합을 실현해나갈수 있겠소?》

《사실 군정배합이 잘 안됩니다.》

《잘 안된다?…》

안강조는 담화에 진지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성장해온 과정과도 련관이 있습니다.

련대장은 병사시절부터 민경에 있었고 적들과의 교전에서도 공로를 세운 지휘관입니다. 같은 급에서 자기보다 전연에 대해 좀더 아는 련대장이 있다 하면 매우 섭섭해할 사람입니다. 그러다나니 자기 주견이 강하고 포병구분대출신인 정치위원의 의견을 잘 받아들일리 만무합니다.

련대정치위원은 제가 대대장을 할 때 관하중대정치지도원을 했기에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있는데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로청중앙위원회가 주관하는 돌격대에 추천되였더랬습니다. 거기서 18살부터 중대장의 직위를 차지하고 자기보다 나이우인 소대장들을 다불러대는 정도였습니다.

남들보다 2년 늦게 군대에 입대했지만 그런 기질로 보아도 원래는 군사지휘관감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군사사업에 앞서 당정치사업을 선행시켜야 한다는 옳은 관점을 가지고있지만 군사과업실천상문제에서도 자기가 팔을 걷고 전면에 나서는 경향이 제기되고있습니다.

한마디로 둘 다 센편입니다. 이런것으로 하여 다른 련대들보다 뒤지지는 않지만 더 거둘수 있는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있습니다.》

《음…》

로명욱은 곧 본래의 화제로 되돌아갔다.

《동무는 적들의 심리전에 대처하여 련대지휘관들과 방법론을 의논해보았소?》

안강조는 뜻밖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작을 해보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부참모장이 이 문제를 파고드는것은 그들한테 지나친 간섭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 동무들의 직속상관으로는 사단장이나 사단정치위원이 있고 군단에는 군단장과 군단정치위원이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난 이미 뒤에서 돌아가는 말을 들었습니다.

좀 다른 문제이지만 지난 시기 하부지도에서도 나는 이런 경우를 종종 당하군 하였습니다. 련대장인 경우 부참모장이 행사하는 일부 사업권을 두고 자기 군사지휘권에 대한 침해라고 보고있습니다.

하지만 련대장의 군사지휘권도 우에서 아래로 하달되는 강한 명령지휘체계에 의거한 군사지휘권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나는 이런 사정으로 하여 정기휴가문제같은것도 객관적견지에서 제기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로명욱은 이 자리에서 구태여 흑백을 갈라주려 하지 않았다. 이번 출장길은 어디까지나 최고사령관동지의 지시에 따른 료해사업이였던것이다. 목적했던바대로 정기휴가문제를 두고 있은 부참모장과 련대장사이 충돌을 통하여 군사지휘권, 군정배합 등 여러 문제를 료해할수 있었다.

한편 총정치국 일군은 자기대로 련대정치위원과 담화를 하고있었다.

 

련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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