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회)

제 1 장

4

 

박두성은 그때 일을 가슴에 새기고있다가 유진철이 비행군관학교에 가게 되였을 때 그의 고향근방을 지나는 기회에 진철의 집에 들려보았다.

진철의 아버지 유형욱은 참 무던하고 고지식하면서도 쾌활한 사람이였다. 나이에 비해 좀 겉늙어는 보였지만 노상 웃는 얼굴이였다.

아들부대에서 별을 많이 단 지휘관이 왔다고 리당에도 알리고 동네방네에 자랑을 해서 박두성은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아들의 안부를 전한 다음 사는 형편이나 알아보고 조용히 가자던 걸음이 유형욱이와 마을사람들에게 그리도 반가움과 기쁨을 주리라고는 생각 못하였다. 운전사를 시켜 차에 준비해 가지고갔던 목이 긴 병을 가져오게 했다.

시원시원한 유형욱은 술을 못한다고 손을 홰홰 내저으면서도 몇잔 들어가더니 실토리풀듯 저절로 말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났으니 그동안 속에 품고있던것을 다 쏟아놓고싶어하는것 같았다.

《주객이 바뀐다더니, 허허… 이거 인사가 꺼꾸로 됐소다. 오늘 우리 진철이 지휘관어른을 만나보니 자식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오다. 마음을 푹 놓겠수다. 우리 진철이 그 녀석이 일찍 어머니를 여의다보니 홀아비손에서 따뜻한 정을 모르고 자랐소다. 그 애가 제 에미가 없다는 말을 합디까?…》

《예. 알고있습니다.》

《용해빠진게 그래두 련대장어른한테 그 말을 다하구. 에미가 저애까지 두형제를 낳아놓구 철도 들기 전에 불치의 병에 걸려 덜컥 사망했수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의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 반동놈들이 쓸어넣은 생매장터에서 간신히 둘이 살아남은것이 연분이 돼서 가정을 이루었지요.… 원쑤놈들의 두눈이 휘딱 뒤집히게 락을 좀더 보다가 가도 가야 하는건데… 저승길이 뭐가 그리 급한지 날 고생시키자구 잡도릴 했지요.》

유형욱의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있었다. 박두성도 가슴이 찌르르해났다.

《그렇지만 웬걸요. 말이 그렇지 산 사람이야 무슨 고생이겠소. 나라에서 애들을 먹여주구 입혀주구 공부시켜주었소다. 구김살 하나 없이 자랐지요. 오늘은 그 애가 당당한 인민군대가 되지 않았소. 저 녀석도 비행사가 되겠다는데… 얘 진혁아, 너 인사했니? 형님부대에서 오신 지휘관어른이야.…》

아버지와 마주앉은 군관을 저만치 아래목에 앉아 빤히 쳐다보던 사내녀석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벌떡 일어서며 허리가 꺾어지게 꾸벅 인사를 했다.

박두성이 가까이 오라고 해서 팔도 잡아주고 머리도 쓸어주었다.

체격이 균형적인데다가 제 형의 신입병사때 모습처럼 몸전체가 다부지고 단단하게 생겼다. 상우에 사탕, 과자는 없는거고 안주감으로 올려놓았던 낙지 한마리와 락화생 한봉지를 집어주었다.

주저하다가 아버지가 어서 받으라고 해서야 공손히 손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도로 상옆에 고스란히 놓고 제자리에 가서 아까처럼 얌전하게 앉았다. 아버지한테서 비행사소리가 나오자 혹시나 해서인지 발씬발씬 웃으며 박두성을 자꾸 쳐다보았다.

《공부랑 잘하구 몸이랑 튼튼히 단련해라. 그러면 형네 지휘관어른이랑 힘을 써서 비행사로 보내줄지 아니?》

유형욱은 취중에 흥이 나서 박두성을 마주보며 앞장까지 쳤다.

이날 박두성은 진철의 아버지한테서 가정래력도 들었다.

…진철이네 선친들은 원래 련포리에서가 아니라 거기에서 퍼그나 떨어진 동산리라는 곳에서 살았다.

앞에는 키넘게 자란 소나무숲이 펼쳐져있고 뒤에는 바다기슭까지 들쑹날쑹한 봉우리들을 거느린 산지맥이 둘러싸여있어 무척 아늑한 고장이였다.

마을은 사시절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봄이면 뒤산에 진달래, 철쭉꽃이 활짝 피여나 울긋불긋하였고 하늘중천에서는 종달새가 지저귀였다. 산기슭에서는 겨울에는 김이 몰몰 피여나고 무더운 한여름에는 한모금만 마셔도 대번에 땀발을 가시게 하는 시원한 샘물이 퐁퐁 솟구쳐올랐다. 가을에는 파랗게 높아진 하늘로 잠자리가 날고 집집의 고삭은 지붕이기는 하지만 그우에 둥그런 박이 얹히고 빨갛게 익은 고추가 널리군 하였다. 사람들이 근면하고 이웃간에 화목하였다.

그런 마을을 우리 나라를 강점한 일본놈들이 하루아침에 빼앗았다. 일제가 이곳에다 군용비행장을 건설한다면서 이 고장 사람들의 삶의 터전, 보금자리를 풍지박산냈던것이다.

그래서 옮겨온 곳이 지금의 련포리였다. 그것이 진철의 할아버지대였다.

정든 고향마을을 빼앗긴 그해 겨울에 눈은 왜 그리도 많이 쏟아지고 추위 또한 심했던지. 집 한간 없는 일가식솔들은 한지에서 거의 다 굶어죽고 얼어죽고 진철이 할아버지 외양쇠만이 홀로 남았다. 하늘중천을 떠다니는 새도 제 둥지가 있건만 나라를 빼앗긴 이 나라 백성에게는 찬바람을 막아줄 오두막조차 없었던것이다.

진철이 할아버지는 이름도 없고 유가라는 성만 알고있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불렀는지 누가 이름을 물으면 외양쇠라고 대답하였다.

다행히도 정착한 그 마을에 함흥쪽으로 헌 고무신짝이나 고철같은것을 모아가지고 가서 엿판대기같은것을 바꾸어다가 팔아 근근히 입에 풀칠이나 해가는 변가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가 외양쇠의 정상이 하도 불쌍하여 집안에 들여놓고 겨울을 나게 해주었다.

외양쇠는 그것이 눈물나도록 고마왔다. 주인을 도와 손을 호호 불어가며 파철을 주어왔고 무거운 짐을 지고 따라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그 집 살림도 넉넉하지 못하였다. 그 집에 자기와 동갑인 달근이라는 애가 있었는데 3대외독자라고 몹시 중해는 하면서도 변변히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하고있었다.

이것을 안 외양쇠는 어떻게 하든지 제손으로 입에 풀칠이라도 할수 있게 농사를 지어볼 땅을 얻어보려고 사방사처로 다녀보았다. 그러다가 산중에 들어가 노전 한잎만 한 새초밭을 찾아냈다.

너무 기뻐 거기다 초막을 짓고 밭을 일구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밤 모닥불을 피워놓은채 너무 피곤하여 그옆에서 노그라졌는데 일이 안되자고 불티가 튀여나 산불이 났다. 다행히 인차 깨여나 불을 꺼 나무 몇대밖에 태우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본놈들의 전쟁예비물자림지에 불을 놓았다는 죄를 쓰고 류치장에 들어가 반년나마 매질과 취조를 당하였다.

외양쇠는 그래도 단단한 체구와 황소같은 힘을 가진 덕에 그 마을의 지주 황택구의 눈에 들었다. 그놈은 생색을 내는것처럼 의지가지할데없는 외양쇠를 돌봐준다는 명목으로 끌어다가 머슴으로 삼았다.

먹은것은 다 뭐가 빼갔는지 두볼이 홀쪽하고 마른명태처럼 꼬장꼬장하게 여윈 지주놈은 얼마나 린색하고 깍쟁인지 머슴이 거처할 행랑방 한간 두지 않았다.

외양쇠는 여름에는 소달구지밑에 마른 풀을 깔고누워 하늘의 별을 쳐다보다 잤고 추운 겨울에는 이름그대로 외양간에서 소의 배밑에 등을 들이밀어 짐승온기의 덕을 보며 새우잠을 잤다. 참으로 짐승보다 못한 인생이였다. 그는 나이 서른살이 넘어서야 그 지주집에서 부엌데기로 있던 불쌍한 처녀와 가정을 이루었다. 안해는 고맙게도 딸 하나에 아들 둘을 낳아주었다. 했으나 악착한 세상은 그 자식들에게 긴 명을 주지 않았다. 첫번째로 본 딸은 어느해인가 마을을 휩쓴 장티브스에 걸려 죽었고 그 다음에 본 아들은 흰쌀밥같은것은 구경도 못하고 능쟁이에 쌀겨를 버무려 빚은 떡아닌 떡을 먹다가 개껴 숨구멍이 막혀버렸다.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해보려고 안타깝게 입을 오물거리다가 눈을 감았다. 하늘도 무심한 세월이였다.

그후에 본 아들이 유형욱이였다.

그래도 외양쇠가 그 마을에 발길을 들여놓은 해 겨울 돌보아준 변가성을 가진 집과 가난하기는 하지만 마음 착한 이웃들이 있어 그는 근근히 목숨을 이어갈수 있었다.

나이가 외양쇠와 동갑인 변달근은 그후 장가를 가 자식을 보았는데 그 아들 또한 신통히 외양쇠의 아들 유형욱이와 동갑이여서 그들 둘은 소꿉시절부터 여간 다정하게 지내지 않았다. 외양쇠의 아들 유형욱이와 변달근의 아들 변부호가 7살되던 해에 나라가 해방되였다.

외양쇠는 해방덕에 3 750평이나 되는 논밭을 분여받아 난생처음으로 제땅을 가지게 되였다. 분여받은 땅에 이름표말을 박던 날 리일군들과 마을좌상들이 외양쇠라는 이름아닌 이름을 집어던지고 새 이름을 짓자고 했다. 해방덕에 소원을 성취했다는 의미를 담아 《성덕》이라고 하였다. 표말에다도 그 이름을 주먹같이 크게 써서 박았다. 그날 외양쇠는 그 표말을 어루쓸며 오래동안 목이 꺽꺽 메여 울었다.

까막눈이였던 성덕은 해방후 우리 글을 깨치고 신문도 좔좔 읽을수 있게 되였고 나라의 정사에 참가하는 주인으로, 당원으로까지 되였다.

땅을 분여받은 첫해에 외양쇠 유성덕은 농사를 입이 딱 벌어지게 잘 지었다. 집마당에 낟알섬을 작은 산처럼 쌓아놓았다. 1년내내 먹을 식량과 다음해에 쓸 종곡을 남겨놓고도 많은 량이 남아 그는 소방울을 왈랑절랑 울리며 그것을 달구지에 실어 애국미로 바쳤다.

그러던 성덕이 지난 조국해방전쟁의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 적들에게 체포되였다.

그때는 정말 준엄한 시기였다.

성덕이 사는 마을에까지 기여든 미제침략자들은 계급적원쑤들과 신념이 약하던 사람들로 《치안대》를 조직하고 무고한 인민들을 닥치는대로 잡아가두었다.

해방후 토지개혁이 있자 남조선으로 야밤도주했던 황택구놈이 미군의 차뒤꽁무니를 얻어타고 돌아와 피를 물고 날뛰였다.

량곡창고의 쌀가마니들을 소개하느라 후퇴가 늦어졌던 성덕이도 붙들렸다. 당원이고 나라에 현물세와 애국미를 선참으로 바친 애국자가정이라고 안주인과 어린 아들 유형욱이까지 잡혀들어갔다.

《야, 외양쇠 이놈아. 내 땅에서 5년동안이나 농사를 공짜로 지어먹구 무사할줄 알았느냐. 이놈, 미국이 있는데 공화국이 오래갈줄 알았느냐 말이다.》

황택구는 그새 더 조글조글하게 늙고 이발까지 다 빠져 호물때기가 되였지만 눈에서는 살기가 번뜩이였다. 그놈은 해방전 자기앞에서 머리조차 변변히 들지 못했던 외양쇠가 머슴군다운데는 전혀 찾아볼수 없이 의젓해지고 당당한 다른 사람처럼 앉아있는것을 보자 눈에서 불이 일고 부아통이 터질것만 같았다. 두다리를 들어 콩당콩당 구르고 개화장으로 콩크리트바닥을 두드리다못해 수전이 온것처럼 손과 온몸을 와들와들 떨었다.

《황택구, 똑똑히 보구 듣거라!

내 이름은 유성덕이다. 해방전 악착하고 좀스럽던 너에게서 머슴살던 외양쇠가 아니라 일성장군님께서 나라를 해방시켜주신 덕에 이 세상에 다시 태여난 유성덕이란 말이다. 난 네놈의 땅에서 농사지은것이 아니라 우리 장군님께서 주신 내 땅에서 농사를 지었다.

난 우리 공화국의 품속에서 5년을 살았지만 비로소 사람답게 살고 행복이라는것을 알았다. 그게 얼마나 값높은것이고 소중한것인지 아느냐! 그건 목숨과도 바꿀수 없는거야. 네놈이 이제 이 귀중한것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앗아낼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이 늙다리놈아!》

그 기상과 서슬이 얼마나 당당하고 무서웠던지 황택구는 두눈을 뒤집으며 의자에서 뒤로 벌렁 나자빠지기까지 했다. 그놈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엉기엉기 일어나자 다른 놈들을 시켜 성덕이에게 뭇매질과 악착한 고문을 들이댔다. 그렇지만 항복은 고사하고 더 다른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였다.

그후 성덕이 일가는 놈들에게 끌려나가 생매장당하였다.

마지막순간에 성덕은 머리를 꿋꿋이 들고 《김일성장군 만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를 소리높이 웨쳤다.

그의 생매장터를 보아두었던 마을사람들이 밤에 몰래 달려와 구뎅이를 파헤쳤다. 성덕이 내외는 이미 숨지고 어린 유형욱이만은 가늘게 심장이 뛰였다.

그렇게 원한을 품고 간 할아버지였고 그렇게 살아난 아버지 유형욱이였다. 미국놈들과 계급적원쑤들을 기어이 복수하겠다는 독한 마음을 먹고 커서 군복은 입었지만 건강이 허락치 않아 하전사복무를 마치고는 제대됐다고 했다. 요행 두아들이 복수자로 커가는데 맏이 진철이는 이미 손에 총을 잡았고 오늘은 지휘관까지 찾아왔은즉 참 기쁘다면서 못 마신다는 술을 또 한잔 쭉 들이켰다.

《인민군대에 나간 우리 진철이가 신통히도 제 할아버지를 쏙 빼닮았소다.

진혁아, 할아버지사진 가져오너라. 오셨던김에 할아버지사진까지 좀 보고가시오다. 뭘해? 멍청히 앉아서할아버지사진 가져오라는데.》

저쯤 아래목에 앉았던 둘째는 아버지소리에 좀 의아해하며 쳐다보았다.

《거 사진첩 두번째장에 붙어있는것 있지 않냐? 할아버지가 자라던 시절에야 어디 사진찍는 일이 그리 쉬웠니? 그 변달근할아버지하고 같이 찍은 사진 말이야.…》

그제야 진혁은 웃방으로 올라가 당반우에 올려놓은 버들로 엮은 고리짝을 들어내려 열고는 뚜껑귀퉁이가 다스려지고 손때가 어지간히 오른 사진첩을 들고와서 아까처럼 공손히 아버지앞에 놓았다.

《해방후 우리 수령님께서 주신 땅에서 첫해농사를 얼마나 잘 지었는지 보시우다. 쌓아놓은 벼가마니가 집지붕보다 더 높이 올라갔수다. 너무 기뻐서 처마를 맞대고 살던 이웃집사람하고 그 산같이 쌓아놓은 벼가마니앞에서 사진을 찍었수다. 이 사진에 나도 있고 내 송아지친구 변부호도 있소다.》

박두성은 유형욱이 가리키는 사진을 보았다. 퍽 오래전 사진인지라 누렇게 퇴색되긴 했지만 그래도 초점을 잘 맞춰 찍어서 매 사람의 얼굴이 선명하였다.

유형욱의 말대로 유진철은 신통히 제 할아버지의 눈이며 이마를 그대로 가진것 같았다. 훤칠하면서도 도두룩한 이마, 설핏한 눈섭밑에서 꼬리가 약간 우로 치켜올라간 억실억실한 눈, 입은 다무느라고 애를 썼지만 난생처음 제땅에서 지은 그 많은 벼가마니앞에서 넘쳐나는 기쁨을 도저히 숨길수 없는지 한쪽입귀가 약간 벌어져있었다. 검정고무신을 맨발에 신고 무릎노리까지 껑충 올라간 잠뱅이를 입었지만 얼굴은 더없이 만족한 표정이였다.

그에 비하면 키가 반뽐이나 크고 눈이 버들잎같이 작게 생긴 변달근이라는 사람은 좀 거만스레 서있었다. 옷차림도 깨끗한 조선바지저고리에 조끼까지 덧입고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얼굴에도 웃음이 넘실거렸다.

《이 어린시절 모습이 진철이 아버진가요?》

《그렇소다. 내가 여덟살인가 아홉살인가 되던 때오다.》

《이 어린이는요?》

《내 방금 말하지 않았소다? 나와 동갑인 소꿉친구라구…》

《지금은 뭘하는가요?》

《어허 말두 마우다. 이쪽 조끼를 입은 키큰 사람이 우리 부친 딱친구였수다. 헌데 겉모양은 멀끔한이가 속대는 약하구 돈맛을 좀 알았소다.

지난 전쟁때 미국놈들이 퍼뜨린 원자탄바람에 겁을 집어먹구 달아나버렸수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된데는 해방전부터 나쁜 물을 먹은 5촌조카녀석의 못된짓이 크우다.

난 하루아침에 송아지친구를 잃구 외기러기가 됐지요. 이 변달근령감은 이 세상에 없을거구. 내 어릴적친구 변부호가 어데 가서 살아있다면 우리 진철이나 진혁이 또래의 자식이 있을거우다.

이 사진을 찍으러 읍에서 들어온 사진사는 해방덕에 사진관을 개업하고 마수거리가 좋아서 특별히 크게 잘 만들었으니 기념으로 건사해두라면서 두집에 꼭같이 한장씩 나누어주었수다. 그 사진사로인도 좋은 세월을 만나 장수하다가 여든살을 훨씬 넘기구 세상을 떠났수다. 이름이 뭐든지. 이젠 나도 총기가 그전같지 않아서…》

유형욱은 지나간 옛시절과 옛사람들이 그리운지 실눈을 짓고 그 사진을 처음 보는것처럼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유진철이 병사시절을 거쳐 비행군관학교를 나와 비행사가 되였을 때 박두성은 사단참모장으로 승급하였고 비행중대장, 대대장이 되였을 때는 장령별을 달고 사단장이 되였다.

유진철이 서경림이라는 영예군인처녀와 일생을 같이하는 문제가 제기되였을 때 박두성은 또 한번 그의 고향으로 걸음하지 않으면 안되였는데 그것은 첫번째로 찾아갔던 때로부터 10여년세월이 지난 뒤였다.

박두성은 그런 유진철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시절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지도와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여 오늘은 무슨 일이나 막힘없이 해제낀다는 생각에 마음이 밝아졌다.

 

련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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