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2(2023)년 제7호에 실린 글

 

동화

 꿈구슬

 김진주

 

제 1 회

꿈동이를 만난 제일이

 

파아란 잔디밭이 무연히 펼쳐진 등판에 개미들의 동산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제일이라고 부르는 어린 개미도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세다고 자기스스로가 지어붙인 이름이였습니다.

이제 며칠후면 형님들처럼 일터로 나가야 하는 제일이에게는 남다른 꿈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못하는 큰일을 하여 버섯광장에서 동산의 축하를 받으며 녀왕개미의 곁에 서보는것이였습니다. 그것은 개미동산에서 사는 개미라면 누구나 다 바라는것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산을 위해서 누구보다 일을 많이 하고 큰일을 해제낀 개미에게만 차례지는 영광이였습니다.

(무슨 일을 맡아해야 꿈을 이룰수 있을가?)

이렇게 생각한 제일이는 매일 형님개미들이 하는 일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창고와 집을 지키는 병사개미들의 일은 무척 한가해보였습니다. 주변에 동산을 노리는 나쁜 놈들이라고는 그림자도 얼씬하는것이 없으니 그런 일자리를 맡아가지고 언제 이름을 날릴지 가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굴을 뚫어 집을 짓고 동산을 꾸리는 일을 하는 일군개미들의 일은 무척 단조로와 보였습니다. 똑같은 흙짐을 지고 언제 한번 앞지르는 일이 없이 줄을 지어 다녀서야 언제 이름을 날리겠습니까?

제일이의 눈에 확 안겨드는것은 사냥개미들이였습니다. 언제나 날칼고운 집게창을 비껴들고 산과 들을 주름잡으며 다니는 사냥개미들은 정말 위엄있어보였습니다. 게다가 큼직한 먹이감을 잡아가지고 돌아오면 온 동산이 떨쳐나와 축하를 해주군 하였습니다.

(나도 사냥개미가 될테다! 제일 유명한 사냥개미가 되여 이름을 날리고 동산에서 제일가는 일군이 될테야.)

제일이는 두주먹을 꼭 부르쥐며 속다짐을 하였습니다.

이때였습니다.

제일이의 머리우로 무엇인가 깃털처럼 동동 날아와 그의 앞에 사뿐히 내려섰습니다.

보르르한 노란 옷을 입었기에 꿀벌인가 했는데 꿀벌도 아니고 하르르한 날개를 보고 나비인가 했는데 나비도 아니였습니다.

제일이는 의아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넌 누구냐?》

《난 꿈동이라고 한단다. 넌 큰일을 하여 동산에 이름을 날리려고 하지? 난 네가 꿈을 이룰수 있게 도와주려고 왔어.》

꿈동이는 제일이의 손에 하얀 구슬알을 쥐여주었습니다.

《이건 꿈구슬이란다. 네가 맡은 일을 잘하여 이 꿈구슬이 빛을 뿌리게 되면 너의 꿈이 이루어지게 된단다. 그럼 네가 꿈을 성취하는 날 다시 만나자.》

꿈동이는 제일이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하늘높이 날아올랐습니다.

제일이는 꼭 꿈을 꾸는것만 같아 꿈구슬을 만져보기도 하고 해빛에 비쳐보기도 하였습니다. 꿈은 아니였습니다.

(야! 그러니 이 꿈구슬이 내가 꿈을 이룰수 있게 도와준단 말이지. 정말 좋구나!)

제일이는 꿈구슬을 실에 꿰여 목에 걸고 속다짐하였습니다.

이제 사냥개미가 되여 본때를 보이고 꿈구슬이 빛을 뿌리게 하겠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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