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11호에 실린 글

 

동 화

금붕어 보초병

전 충 일

(마지막회)

 

능글맞은 놀이감승냥이놈은 깜장금붕어의 비늘을 슬슬 긁어주었습니다. 품속에 늘 감추고다니던 잠약을 몰래 바르면서 말이예요.

그랬더니 잠시후 깜장금붕어는 눈시울이 스르르 내리감겨지고 온몸은 매시시해지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침내 깜장금붕어는 정신을 잃고말았습니다.

놀이감승냥이놈은 너털웃음을 치며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그동안 동굴안에서 몰래 조가비를 갈아만든 칼이였습니다.

(어리석은 놈, 그 주제에 뭐 고와지겠다구? 난 너의 비늘을 다 벗기고 네놈의 살고기로 생선회를 쳐먹어야겠다. 원기를 돋군담엔 다른 놈들도 몽땅 날창으로 찔러죽이고 이 어항동네를 타고앉아야지. 하긴 내가 이 물속에만 계속 있을수야 없지.)

놀이감승냥이놈은 어항밖 방안을 휘둘러보았습니다.

(흥, 내가 다 죽은줄 알았겠지. 이 승냥이는 쉽게 죽지 않아, 이제 어항에서 나가면 날 내쫓은 놀이감동산에 불을 지르고 몽땅 재가루로 만들어버릴테다, 으흐흐흐…)

놀이감승냥이놈은 송곳이를 빠극빠극 갈며 깜장금붕어의 몸에서 비늘을 뜯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또 하나…

깜장금붕어는 비늘을 벗기우는줄도 모르고 잠들어있었습니다.

이때였습니다.

이상한 기미를 챈 노란 금붕어가 가시창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이 흉악한 놈아, 우리 깜장금붕어를 다치지 못한다.》

놀이감승냥이놈은 제편에서 큰소리를 쳤습니다.

《어랍쇼, 노란 금붕어까지 제발로 찾아왔군. 날고기를 좋아하는 내 식성을 어쩌면 그렇게 잘 안담?》

그러던 놀이감승냥이놈은 노란 금붕어뒤에 우줄우줄 나타나는 금붕어떼를 보고 그만에야 입이 떡 얼어붙었습니다.

그놈은 성한 팔로 칼을 막 휘두르며 발악을 하였지만 물고기들이 사정없이 달려들어 가시창으로 찌르고 입으로 물어뜯는통에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놀이감승냥이놈은 물고기들앞에 무릎을 꿇고 쓰러지고말았습니다.

싸움이 끝났을 때 깜장금붕어가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너희들이 어떻게? 무슨 일이야?》

깜장금붕어가 자기둘레에 서있는 동무들에게 물었어요.

《이것봐, 네 비늘들이 어떻게 됐나.》

노란 금붕어가 어항바닥에 떨어진 비늘을 가리켰어요.

《이건 저… 사실 저놈이 나를 곱게 만들어준다고 해서…》

깜장금붕어는 동무들의 눈길을 피해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깜장금붕어야, 이놈은 너를 꼬여 잡아먹고 우리 어항동네까지도 감히 어째보려고 했어.》

《뭐라구?》

깜장금붕어는 깜짝 놀랐어요.

놀이감승냥이놈은 아직도 대가리를 어항바닥에 쾅쾅 쪼으며 마지막발악을 했습니다.

《아이고, 이놈들아, 내 네놈들을 잔가시 하나 남기지 않고 씹어먹고말테다.》

깜장금붕어는 그놈에게 속히운것이 분하여 가슴을 쳤어요.

《아, 네놈의 속심이 그렇게 검질긴줄은… 어항밖으로 나가게 도와달라는 네놈에게 넘어가 물풀약까지 주었던 내가 머저리였지, 머저리야.》

깜장금붕어는 가시창을 꼬나들고 놀이감승냥이놈의 아가리를 푹 들이찔렀습니다.

다른 물고기들도 왁 달라붙어 놀이감승냥이놈의 팔다리를 사정없이 물어뜯었습니다.

드디여 놀이감승냥이놈은 쪼박쪼박 흩어져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말았습니다.

깜장금붕어는 물고기들앞에 나서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변변치 못한 놀이감이라고 저놈을 허술히 보며 각성하지 못한탓에 온 동네가 큰 봉변을 당할번했어. 난 이번에 나쁜 놈을 동정하고 자비심을 베풀다가는 제가 그놈의 먹이가 되고만다는것을 똑똑히 깨달았어.》

다른 물고기들도 모두 깜장금붕어의 말이 옳다고 고개를 끄덕이였습니다.

놀이감승냥이놈이 없어진 이후로 어항동네에는 평온이 깃들었습니다.

하지만 깜장금붕어는 전날의 교훈을 한시도 잊지 않고 어항동네를 믿음직하게 지켜 보초를 서고있답니다.

이제 또 어떤 원쑤가 기여들지 않나 그 큰 눈을 위엄있게 번뜩이면서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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